일상이 된 ‘혼밥’, 건강 해친다면…
일상이 된 ‘혼밥’, 건강 해친다면…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8.30 16: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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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2015년부터 나오기 시작한 ‘혼밥’ 관련 서적은 올해 유난히 많이 출간됐다. 『백종원의 혼밥 메뉴』, 『맛있는 혼밥-한사람을 위한 한 끼 식사』, 『혼밥 한달 생존기: 기본편』…. 서점마다 한켠에 ‘혼밥(혼자 먹는 식사)’ 서대를 마련해놓은 것이 눈에 띈다.

‘혼밥’이라는 용어가 대중의 입에 오르내린 것은 2016년 즈음이다. 1인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혼자 밥 먹는 사람도 늘어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1인가구 비율은 56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8.6%였다. 1인가구는 2015년부터 전체 가구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3년 연속 그 비중과 수가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70세 이상이 18%로 가장 높았으며 30대(17.2%), 20대(17.1%), 60대(14.3%)가 뒤를 이었다. 혼자 사는 사람이 증가하니 자연스레 혼자 밥을 먹는 사람도 많아지고 눈에 띄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인스턴트 음식으로 대표되는 1인가구의 ‘혼밥’ 식단은 비만을 유발하는 등 건강에 나쁘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1인가구 중 ‘혼자 식사 시 대충 식사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5.8%였으며 ‘인스턴트 식품을 주로 먹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19.2%였다. 한 영양사는 “인스턴트 음식, 대표적으로 편의점 도시락은 열량이 높고, 육가공 음식이 많다”라며 “햄이나 소시지 등 가공된 육류는 몸에 안 좋은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다”고 지적했다. 다른 영양사도 “편의점 도시락을 먹어보면 굉장히 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높은 염분은 고혈압과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정부 역시 1인가구의 증가와 ‘혼밥’ 문화의 확산 등이 비만 등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해 ‘비만 관리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도비만 인구 비율은 2016년 5.3%에서 2030년 9.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2006년 4조8,000억원에서 2015년 9조2,000억원으로 최근 10년간 약 2배 증가했다. 식품시장의 저성장 국면에서도 1인가구의 영향으로 컵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시장은 성장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1인가구의 증가로 인해 편의점주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하니 1인가구의 건강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인가구는 먼 미래에 나타날 건강 악화보다 지금 막상 닥칠 귀찮음이 싫다. “힘들게 일하고 들어오면 요리할 엄두가 안 나서 인스턴트 도시락 사 먹거나 시켜 먹어요.” “혼자 살면서 장보고 요리해 먹을 수가 없어요.” “귀찮아서 요리를 안 하다 보니 해 먹으려면 어렵기도 하고 맛도 없어요.” 그들은 집에 가사 일을 전담으로 하는 사람도 없고, 혼자 음식을 하고 재료를 보관하기도 힘드니, 현실적으로 요리해 먹기 어렵다는 고충을 토로한다.

『백종원의 혼밥 메뉴』, 『맛있는 혼밥-한사람을 위한 한 끼 식사』, 『혼밥 한달 생존기: 기본편』 등 최근 ‘혼밥’을 내세워 출간된 책들은 혼자 요리해 먹기가 귀찮고 힘들지만 그래도 건강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고 싶은 1인가구의 숨은 욕망을 건드린다. 이 책들에 담긴 내용을 살펴보면 1인분의 식사를 요리하는 일은 그리 귀찮지 않다.

백종원의 『백종원의 혼밥 메뉴』는 혼자 사는 사람이 꼭 갖춰야 할 10여 가지 양념과 재료들, 계량법을 책 앞부분에 배치했다. 이 양념과 요리 재료들을 갖추고 계량법을 알고 있으면 뒷부분의 40여가지 음식들을 쉽게 만들 수 있다. 한두 장 정도로 간단하게 소개된 요리들은 ‘귀찮아서 요리 못해먹는다’는 말이 나올 수 없게 한다.

『맛있는 혼밥-한사람을 위한 한 끼 식사』는 앞부분에서 1인분 요리를 해먹기 위해 장보는 방법부터 재료를 신선하게 보관하는 방법, 식품 보존 기간을 늘리는 방법을 소개한다. 1인가구는 요리를 하려 해도 딱 1인분의 재료만은 팔지 않아 재료를 관리하기 어려운 것을 감안했다.

일본의 만화가 오즈마리코의 『혼밥 한달 생존기: 기본편』은 줄글로 된 요리책조차 읽기 귀찮은 일부 1인가구를 위해 식재료 장보는 법부터 요리하는 법까지 만화로 소개한다. 서울에서 혼자 사는 한 독자는 “요리책은 사놓고 읽지 않아 먼지가 쌓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만화로 돼 있고,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담겨있어 하루 만에 다 읽었다”며 “벌써 해보고 싶은 ‘혼밥’ 요리가 많다”고 말했다.

상반기에는 유독 ‘위로’ 관련 서적이 많았고 인기를 끌었다. 올해 출간된 ‘혼밥’ 관련 서적도 어떻게 보면 외롭게 혼자 밥을 대충 때우는 1인가구에게 ‘혼자 먹어도 맛있고 건강하게 먹자’라는 위로가 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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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 2018-08-31 11:40:12
혼밥이 건강을 해치는 게 아니라 인스턴트 식품이 건강을 해치는거죠; 왜 책임을 이상한데로 돌린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