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미술관에서 만난 전쟁사’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사에서 셀 수 없이 벌어졌던 수많은 전쟁들의 흥미진진한 뒷이야기들을 미술작품들을 통해 풀어낸다.
빈 미술사 박물관에 있는 ‘벌꿀 도둑 큐피드’다. 그림에서 큐피드는 달려드는 벌에 쏘여 울면서 엄마 비너스에게 간다. 책은 이 그림과 함께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친 다양한 곤충들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알렉산더 대왕을 숨지게 하는 것은 모기가 옮긴 말라리아였다. 모기가 알렉산더 대왕을 물지 않았다면 당시 작은 도시 국가였던 로마는 함락됐을 가능성이 높다.
나팔소리만으로 성벽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여러 전투 중에서 가장 특이한 방식으로 이긴 전투는 단연 ‘여리고 성 공방전’이다. 나팔을 불며 고함을 질러 성을 무너뜨렸다는 이야기다. 어느 기록에는 일부 유대인들이 로마군이 주둔한 여리고 성을 일주일 동안 나팔을 불며 돌다가 로마군에 맞아 죽었다고도 적혀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현대 음파 무기의 효시로 이야기되곤 한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여왕 클레오파트라의 공식적인 명칭은 클레오파트라 7세다. 스물다섯 살 때 처음 안토니우스를 만나 빼어난 미모로 그를 사랑의 포로로 만든 클레오파트라는 옥타비아누스의 여동생과 이미 결혼한 안토니우스가 스스로 가정을 깨뜨리게 했다.
전쟁 성범죄는 전쟁사에서 결코 누락시켜서는 안 되는 참극이다. 이는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논의 자체를 금기시 해왔었다. 전쟁이란 남성이 주도해서 벌인 참극이다 보니 전쟁 성범죄의 가해자는 남성일 수밖에 없었고, 남성 중심의 역사관이 만연한 세상에서 이러한 성범죄는 끄집어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미술관에서 만난 전쟁사』
이현우 지음|어바웃어북 펴냄|328쪽|16,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