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음란물·성폭력... 우리자녀 성교육 어떻게 할까요?
자위·음란물·성폭력... 우리자녀 성교육 어떻게 할까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8.2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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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아이들이 성을 인식하는 시기가 빨라지는 한편 최근 성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올바른 성교육의 필요성이 주목을 받는다. 

성을 상세하게 적나라하게 교육하는 북유럽 국가들은 성교육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북유럽 국가들은 개방적인 성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오히려 10대 임신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이런 성교육 때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북유럽 국가 중 핀란드는 1970년부터 성교육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연간 40-50시간을 성교육에 할애하고 있다. ‘자위는 몸에 해롭지 않다’, ‘첫 성경험 후 오르가슴을 느끼기까지는 2-3년이 걸린다’, ‘남자의 성기가 크다고 해서 섹스를 더 잘하는 것은 아니다’ 등 한국 정서에 비추면 부끄러울 정도로 상세하고 적나라한 내용을 가르치면서 ‘성은 자연스럽고 즐거운 것이며 상대를 배려하는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연간 10시간의 성교육을 시행하도록 했으나 입시교육에 밀려 실제 교육시간은 연평균 5.3시간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성교육은 성적 호기심이 왕성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주로 이뤄지지만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6세부터 학교와 가정에서 성교육을 시작한다. 유네스코도 2009년 발간한 책 『국제 성교육 지침서』에서 “5세부터 성교육을 시작하라”고 권면한 바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성폭력 예방을 위한 가정 내 조기 성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은 책 『우리 아이의 행복을 위한 성교육』에서 “부모는 아이들이 각종 유혹과 욕망을 다스리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건전한 성교육으로 부정적인 사랑 경험을 줄이고,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삶의 길로 나아갈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고 충고한다. 

결혼 3년 차인 A씨는 온종일 자위행위에 열중하는 2살배기 아이 때문에 고민이다. 민망한 마음에 말려도 보지만 소용이 없다. 결국 A씨는 아이를 데리고 소아정신과를 찾았다. 이처럼 자위행위는 유아기에서도 이뤄진다. 호기심으로 생식기를 만졌다가 자극을 느끼고 자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부모는 아이에게 “자꾸 만지면 고추 떨어진다”라고 겁을 주기 마련인데 오히려 아이의 불안감만 키울 뿐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아의 자위는 자기 몸을 탐색하는 시도이기 때문에 내버려 두면 곧 흥미를 잃는 경우가 많다. 간혹 상당 기간 계속되거나 정도가 심해질 경우 “그런 놀이는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주고 아이의 심리상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이가 자위에 몰두하는 것은 스스로 외롭다고 느끼거나 걱정과 긴장되는 일이 있는데,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협박이나 벌을 주어 불안한 마음이나 죄책감을 심어주지 말고 충분과 관심과 애정을 쏟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음란물 중독을 예방하는 성교육도 필요하다. 최근 미디어를 접하는 연령이 낮아지고 빈도수가 높아지면서 음란물에 노출돼 중독에까지 이르는 아이들이 많다. 보통 호기심으로 음란물을 접했다가 그런 행위가 지속되면서 내성이 생겨 좀 더 자극적인 영상을 탐닉하게 되고 이후에는 자극적 행위가 익숙해져 모방을 시도하는 단계까지 이르는 것이다. 음란물에 묘사된 내용은 대부분 ‘가짜 성’이지만 분별력이 없는 아이들은 과장된 신음과 무리한 동작을 정상적인 성으로 받아들이는 왜곡 현상을 겪게 된다. 또 음란물 속 여배우의 연기를 실제로 착각해 혐오적인 행동을 여성이 좋아한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부모는 음란물은 과장된 허구이며 장시간 노출될 경우 성충동이 커져 성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또 가정 내 컴퓨터를 여러 사람이 있는 공간으로 옮기고, 음란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 인터넷 사용 수칙을 정하는 것이 좋다. 또 자녀가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어떤 콘텐츠를 이용하는지 지켜보는 자세도 필요하다. 

최근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는 ‘사이버 섹스’에 대한 대처도 필요하다. 사이버 섹스란 온라인상에서 음란한 말을 주고받거나 외설적인 사진, 영상을 주고받는 행위를 말한다. 온라인상에서 낯선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거친 언어와 충동적인 행동을 강요받기도 하고 때로는 실제 성매매로 이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경우 부모는 아이가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함께 적절한 취미를 찾고 아이가 부모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좋다. 만일 아이의 이상 행동이 계속된다면 성중독(비정상적으로 성에 집착하는 상태)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폭행 예방과 사후 대처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에게 성은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아름다운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만일 내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성을 위협받을 경우에는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절의 대상에는 친인척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주디스 허먼 하버드 외과대학 정신과 교수는 책 『트라우마로부터의 치유』에서 “성폭행 가해자의 60-70%가 가족이나 이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세기 영국 모더니즘 문학을 창시한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집을 비울 때마다 의붓오빠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그는 성인이 돼 결혼한 후에도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시달리다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남편에게 남긴 유서에 어릴 적에 당한 성추행을 언급한 것에서 그것이 평생의 상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극복하고 성공한 오프라 윈프리도 친인척에 의한 성폭행 피해자다.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9살 때 같은 집에 살던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외삼촌과 이웃집 아저씨에게도 같은 일을 당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부모는 자녀에게 형제자매, 친인척이라 할지라도 성적 행위를 허락해서는 안 되며 그럴 경우 바로 알리도록 교육해야 한다. 물론 애초에 아이를 홀로 두지 않는 등 성적 피해를 볼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만일 어느 때부터 아이가 악몽을 꾸거나 야뇨증에 시달리거나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한다면 성폭력 피해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성폭력을 당한 아이는 충격에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자신이 입은 피해가 정확히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깨닫지 못한 채 막연히 수치스러운 비밀이라고 생각하고 자책하기 쉽기 때문에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위로가 필요하다. 만일 적절한 감정치료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이는 성장하면서 우울증과 불안감, 소외감으로 인한 술·약물중독에 빠지기 쉽고 심할 경우 자해나 자살 충동을 느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인지했다면 가능한 한 빨리 경찰이나 여성긴급상담소에 신고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 임신 방지를 위한 응급 피임 처방을 받고, 성병 검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으며 증거 보전을 위해 씻거나 샤워를 하지 말아야 한다. 혹 키스나 구강성교를 당했다면 음식이나 물을 마시지 말아야 증거 채취가 가능하며 피해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증거는 종이봉투에 담아 잘 보존하고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피해 장소와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적어놓아야 한다. 

성폭력을 당했을 경우 피해자는 수치심에 휩싸이기 마련인데 이때 부모 역시 부끄럽게 생각하고 피해 사실을 감추려고 한다면 아이는 평생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로 불행한 인생을 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올바른 성교육으로 피해를 예방하고 그래도 피해가 발생했다면 반드시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자. 김영화 원장은 “성폭력 피해 대처 방법을 잘 숙지했다가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성폭행 피해를 확실하게 줄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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