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서른넷에 중국에서 중간고사 보다
[책 속 명문장] 서른넷에 중국에서 중간고사 보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8.2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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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불꽃놀이가 시작된다. 우리나라였다면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 궁금해했겠지만 여긴 중국이니까 결혼이든 개업이든 으레 그러려니 한다. 그래도 하늘에 퍼지는 둥글고 긴, 알록달록한 불꽃은 언제 봐도 황홀하다.

뜬금없이 터지는 불꽃이 있다. 그 불꽃으로 나는 지금 중국에 있다. 아주 가끔, 어쩌다 한 번씩 터지는 불꽃은 신기하고 설렌다. 매일 그러면 감당이 안 될 테지만. <51쪽>

린란이 단오절에 집에 다녀오면서 종쯔를 가져다주었다. 단오절 전통 음식인 종쯔는 전국시대 초나라의 굴원을 추모하기 위해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찹쌀에 팥, 대추, 돼지고기, 계란 노른자 등의 소를 넣고 종려나무 잎이나 대나무 잎으로 감싸 찐 음식인데 집집마다 재료의 특색이 있다. <85쪽>

커피를 마시다 이곳의 특별함이 카페 유리창 너머 풍경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카페 앞 광장에서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가로 세로로 줄을 맞춰 광장 춤을 추고 있었다. 쇼핑몰이 밀집돼 있어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데 춤을 추는 사람들은 주변 상황을 아랑곳하지 않고 일제히 같은 동작을 했다. 간단한 동작이라 운동이 될까 싶은데 따라하는 사람들은 열심이다.

광장 춤은 지나던 사람 아무나 출 수 있는 게 아니다. 맨 앞에서 단독으로 안무를 지휘하는 선생님에게 강사료를 지금하고 동일한 옷이나 장갑을 구입해 동료임을 입증해야 한다. 아직 직접 피해를 본 적은 없지만 광장 춤의 음악소리 때문에 민원이 심각하고, 곳곳에서 다툼도 자주 일어난다고 했다. 그래도 어두워지기만 하면 광장에는 인파가 몰려든다. 아마도 이 문화가 사라지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하다. <139쪽>
 

『서른과 마흔 사이, 41번째 중간고사는 중국에서』
강혜선 지음|더블엔 펴냄|248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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