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오지환·박해민’ 아시안게임 참가선수들에게 ‘은메달’은…
‘손흥민·오지환·박해민’ 아시안게임 참가선수들에게 ‘은메달’은…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8.2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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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지난 18일 인도네시아에서 개막했다. 내달 2일까지 45개국, 40개 종목, 465개 경기가 펼쳐진다. 아무래도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비교해 아시아 지역만의 행사이기에 국민의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하게 대중의 관심을 끄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2등’이다.
 

2등이 아쉬운 대한민국

한국은 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다섯 개 대회 연속 줄곧 2등을 차지했다. 중국에 1위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22일 초반 메달 레이스에서 3등으로 뒤지고 있어 2등도 아쉽다. 폐막식까지 2등을 빼앗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일본은 그동안 아시안 게임 일부 종목에 1.5에서 2진급 선수를 파견해왔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최정예 선수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대강의 등수를 예측해볼 방법은 없을까. 이장영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논문 「어떤 나라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나?」에서 통계적으로 대회 참가자 수와 메달 수가 비례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1인당 GNP는 메달 획득 수와 상관관계가 미미해 국가의 경제력은 메달 획득 정도와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 교수는 “경제력보다는 메달획득에 관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나라는 ‘엘리트 스포츠 정책’ 등으로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함으로써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나라보다 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9월 2일까지 이어지는 경기에서 메달 순위가 어떻게 될지도 대강 예상해볼 수 있다. 총 46개국 중 선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인도네시아(965명)이며, 중국(889명), 대한민국(811명), 일본(801명), 인도(710명)가 그 뒤를 잇는다. 22일 메달 순위를 보면 중국이 1위, 일본이 2위, 대한민국이 3위, 인도네시아가 4위이니 참가자 수와 메달과의 상관관계가 얼추 맞는다. 한국은 일본에 순위가 뒤지고 있지만, 선수는 일본보다 8명이 더 많으니, 이 순위가 폐막식까지 그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겠다. 한편, 다른 나라에 비해 참가자 수가 많지 않은 북한(168명)이 초반에 6위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엘리트 스포츠 정책의 성공으로 볼 수 있다.
 

2등이 서러운 선수들

다른 의미이지만, 일부 선수들도 2등이 아쉽다. 금메달을 따면 군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부 남성 선수들이다. 3위 안에만 들면 되는 올림픽과 달리 아시안게임에서는 오직 금메달을 따야만 군 면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손흥민 선수는 이번에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군 복무를 해야 해서 일부 팬들은 우려하고 있다. ‘손흥민 선수의 군 복무를 면제시켜 주세요’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할 정도다. 만약 금메달을 따지 못한다면 2019년 7월이 손흥민 선수가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프로야구 LG 유격수 오지환과 삼성 외야수 박해민도 금메달이 절박하다. 둘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뽑기도 전인 지난해 경찰 야구단과 국군체육부대(상무)의 마지막 지원기회를 포기해 일부 팬들의 원성을 샀다. 그들이 금메달을 따지 못한다면 야구 선수로서 군 복무는 하지 못하며, 일부 팬들의 원성은 더 커질 것이다.

한편, 따지고 보면 대다수의 은메달리스트들은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이 서럽다. 많은 선수들이 은메달을 따고도 운다. 미국 코넬대학교의 토마스 길로비치와 빅토리아 메드백 교수의 1995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선수들이 은메달을 따고 감정이 상하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길로비치와 메드백은 메달리스트들의 시상식에서 표정을 분석한 결과, 은메달을 딴 선수는 금메달이나 동메달을 딴 사람보다 표정이 좋지 않았다. 금메달리스트들은 1등을 해서, 동메달을 딴 선수들은 자칫했으면 메달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만족감이 크지만 은메달을 딴 선수들은 찰나의 실수로 목표했던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망한다는 것이다.
 

2등이 ‘죄송한’ 선수들

은메달을 땄다는 사실만으로도 실망감을 넘어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미안함을 표하는 선수들도 있다. 문화심리학자 한민은 그의 책 『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들이 줄곧 ‘죄송합니다’라고 하는 이유를 “국민의 세금으로 훈련을 받고 지원을 받은 선수들이 표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설명했다. 한국 체육은 국가가 주도해 체육인을 관리하는 이른바 ‘엘리트 체육’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림픽 같은 세계적인 경기보다 메달이 많이 나오는 아시안게임에서 더 그렇다. 한민은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는 한, ‘해준 게 없다’는 말도 옳지 않지만, 내가 해 줬으니 너는 금메달로 보답하라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렇듯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선수든 국가든 ‘2등’이 문제가 된다. 수많은 게임 중에서 누군가는 금메달보다는 은메달을 딸 것이고, 대한민국도 2등을 수성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1등을 못 해서 가장 아쉬운 것은 당연히 선수들일 것이고, 선수들이 흘린 땀은 잘하든 못하든 1등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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