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솔릭’이 위험한 진짜 이유는?
태풍 ‘솔릭’이 위험한 진짜 이유는?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8.2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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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세를 불리고 있는 제19호 태풍 ‘솔릭’이 심상찮다. 한반도를 관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차치하고도 그 상륙 지점이 남부지역으로 예상돼 더욱 문제다. 역대 남부지역에 상륙한 태풍들은 대부분 큰 피해를 낳았다.

태풍 ‘솔릭’은 지난 16일 괌 북북서쪽 약 1,300km 부근 해상에서 생성돼 북서진하고 있다. 경로를 서쪽으로 튼다는 예상도 있지만, 대체로 22일 제주 서귀포 남쪽 약 270km 부근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23일에는 한반도 남해안에 상륙, 23일에서 24일 사이 한반도를 관통해 속초 부근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솔릭’은 그 강도가 계속해서 세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낮 12시 ‘솔릭’은 강한 중형 태풍(중심기압 960hPa, 최고 풍속 39m/s)이나 그 세를 더욱 불리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28도 안팎의 고수온 해역을 따라 이동해 세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강한 비바람을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반도를 관통한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은 더 커진다. 한반도를 관통하는 태풍은 2012년 9월 발생한 태풍 ‘산바’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산바’는 역대 태풍으로 인한 국내 재산피해액 7위에 해당하는 극심한 피해를 낳았다. 9월 18일과 19일 양일간 한반도를 관통한 ‘산바’의 초속 40m/s에 달하는 강풍은 대형 해상 크레인도 전복시켰다. 도로유실, 수목접촉 등으로 전선이 단선되는 등 전국 53만 가구의 대규모 정전을 발생시키기도 했다. 태풍이 지나가고 전 국민이 총 3,657억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2000년부터 2014년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 내습 시 평균적으로 903.96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과 비교할 때 이번 ‘솔릭’ 역시 한반도를 관통한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위협적이다.

국립기상과학원 이승욱, 안숙희, 임병환 연구원과 최광용 제주대 지리교육과 부교수는 논문 「우리나라 태풍 내습 유형별 극한기후현상 강도와 피해 규모의 연관성」에서 “태풍 내습 유형별 재산 피해는 대체적으로 남부지역 상륙형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며 “2000년부터 2014년까지 남부지역 상륙형 태풍의 평균 피해액은 약 1조6,863억원으로, 동해 북상형 태풍으로 인한 피해액 56억원에 비해 300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라고 말했다. 2002년의 역사상 최대의 재산피해(51,479억원)를 낳은 태풍 ‘루사’와 두 번째로 큰 피해를 발생시킨 2003년 태풍 ‘매미’(42,225억원), 10위에 해당하는 재산피해를 낳은 태풍 ‘메기’(2,508억원) 역시 남부지역 상륙형 태풍이었다.

남부지역에 상륙한 태풍은 보통 큰 인명피해를 초래하기도 했다. 21세기에 가장 큰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루사는 246명의 사망·실종자를 발생시켰다. 2000년에서 2014년까지 태풍 내습 시 평균적으로 19명 이상의 사망자 및 47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남부지역 상륙형 태풍의 경우 평균 44.6명의 사망자와 109.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렇듯 이번 태풍이 남부지역에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할 것이라는 점에서 그 위험성을 간과하면 안 된다. 특히 남부지역에 상륙하는 태풍은 강풍에 의한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 다른 지역에서 상륙하는 태풍은 호우현상에 따른 피해가 강풍에 의한 피해보다 크지만, 남부지역 상륙형은 호후보다 강풍에 의한 피해가 더 컸기 때문이다. 아파트 등 고층 건물에 거주한다면 규격에 맞지 않거나 낡은 창틀은 미리 교체하고, 창틀에 테이프를 붙이는 것이 좋다. 바람이 세게 불면 창틀과 유리 사이가 벌어져 창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보통 테이프를 창에 엑스자로 붙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큰 효과가 없다. 창문에 젖은 신문지를 붙이는 방법은 신문지가 마르지 않도록 계속 물을 뿌려줘야 하므로 번거롭다. 또한, 떨어지거나 날아갈 위험이 있는 건물의 간판 및 위험시설물 주변으로 다가가지 말아야 하며, 바람에 날아갈 물건이 집 주변에 있다면 미리 제거해야 한다. 고층건물의 옥상, 지하실 및 하수도의 맨홀에도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농촌지역에서는 비닐하우스 등을 단단히 묶고, 논둑을 미리 점검해야 한다. 해안가는 피하고 바닷가 저지대 주민들은 안전한 지역으로 미리 대피해야 한다.

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 역시 대비해야 한다. 침수 시 전기, 가스, 수도시설에는 손대지 말고 전문 업체에 연락해 안전을 검증받은 뒤 사용해야 한다. 파손된 상하수도나 도로가 있다면 시·군·구청이나 읍·면·동사무소에 연락해야 하며, 전선 주변에는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수돗물이나 저장식수는 오염 여부를 반드시 조사해야 하고, 홍수로 밀려온 물에 몸이 젖었을 때는 비누를 이용해 깨끗이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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