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제4노조’ 체제 돌입... ‘상생의 자세’ 필요한 때
대한항공 ‘제4노조’ 체제 돌입... ‘상생의 자세’ 필요한 때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8.0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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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대한항공 제4노조(대한항공직원연대)의 임원단이 지난 6일 선출되면서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 대한항공직원연대의 노조지부장에는 ‘땅콩회항’ 사건으로 피해를 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93.05%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부지부장에는 유은정 객실승무원, 송민섭 정비사가 당선됐다. 

현재 대한항공에는 기존의 객실·운송·정비 등 각 분야 노동자들이 속한 일반노조(한국노총·1만1,000여명)와 조종사 노조(민주노총·2,000여명), 조종사 새 노조(1,000여명)가 존재한다.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측은 기존 노조가 노동자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어용(御用)노조라고 주장하면서 직원연대노조 가입을 촉구하고 있다. 다만 대한항공 직원들이 중심이 된 독자 조직이 아닌 민주노총 산하 조직이라는 정체성이 발목을 잡으면서 가입자는 1,000명대에 정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은정 부지부장(객실승무원)은 “사측의 탄압, 와해작전, 인사 불이익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행동에 저항하기 위해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 노조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며 “민주노총은 빨갱이 색을 입은 집단이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조합원 추가 유입은 주춤한 상태다. 

복수노조는 2010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이 개정되면서 2011년부터 우리나라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한 사업장 내에 한 개의 노조만이 허락되면서 기존 노조에 불만이 있어도 대안이 없었다. 하지만 복수노조 설립이 가능해지면서 회사 내 이해집단의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되기 시작했다. 

복수노조는 다양한 이해집단의 권리 주장과 이익 추구를 대변하는 창구 기능을 하는 이점도 있지만 사측과 협상력을 떨어뜨리고 노노(勞勞)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노동자의 힘이 분산되면서 사측과 벌이는 협상의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노조 간 알력으로 사내 갈등을 조장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대한항공 내 일반노조와 직원연대노조는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반노조를 어용노조로 규정했다는 이유로 노조에서 제명된 박 전 사무장이 지난 5월 25일 새로운 노조(직원연대) 설립의사를 밝히자 이날 일반노조는 “직원연대에 민주노총을 비롯한 외부세력이 개입하고 있다”면서 “일반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일반노조는 성명서 내용을 사측과 상의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어용노조’라는 비판이 거세지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도 노노갈등은 극심하게 일고 있다. 직장 내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정부가 내세운 공공부문 전환 계획에 따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말부터 전체 9,800여명의 비정규직원 가운데 1,100여명을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채용했으며, 나머지 8,700여명의 정규직 전환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공항공사 직원 1000여명이 가입된 정규직 노조는 이들의 일괄적인 정규직 전환에 반발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 바꿔치기, 친·인척 끼워넣기 등 채용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정규직 노조는 “정규직 전환에 포함시키기 위해 일부 직원을 일부러 계약직으로 옮기거나, 정규직 전환 대상 직원을 다른 지역을 발령 내고 특정 직원을 그 자리에 앉히는 등 채용비리가 접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의 내막에는 정규직 대상이 늘어날 경우 기존 정규직의 처우가 나빠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정규직 노조인 민주노총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채용비리가 확실한 사람을 보호할 생각이 없으며, 지금까지 인천공항 명예에 먹칠 한 비리 대부분이 정규직 임직원에서 나왔다”고 맞서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과거 사내 갈등이 사측과 노조 측의 갈등에 그쳤다면 복수노조가 들어선 이후로는 노노갈등까지 더해지면서 복잡한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제는 노사뿐만 아니라 노노간에도 집단 이기주의를 버리고 좋은 근로환경에서 더불어 일할 수 있는 상생의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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