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아인슈타인·최정우… 성공 비결은 '메모'
정약용·아인슈타인·최정우… 성공 비결은 '메모'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8.0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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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어설픈 메모가 완벽한 기억보다 낫다’ 

유배지에서 500여권에 달하는 책을 펼쳐낸 정약용 선생의 말이다. 인간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기억을 왜곡하고 망각하면서 사실과 다른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다. 분명 쌍방과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 잘못은 온데간데없고 상대의 잘못만 기억 속에 남는 경우처럼 말이다. 이처럼 기억은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많은 불안전한 저장 작용이다. 책 『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생물학지식 50』에 따르면 1974년 미국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Elizabeth F. Loftus)는 잘못된 정보를 통해 사람들에게 사실과 다른 기억을 심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두 자동차가 부딪치는 장면을 본 실험 참가자들 중 한 그룹에는 ‘충돌했다’고 말했고 또 다른 그룹에는 ‘박살났다’고 말한 뒤 “깨진 전조등을 봤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박살났다’고 들은 실험 참가자들이 ‘충돌했다’고 들은 실험 참가자들보다 깨진 전조등을 봤다고 대답한 비율이 높았다. ‘박살’이라는 말에 있지도 않은 ‘깨진 유리창’이라는 기억을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다. 

사실을 왜곡·망각하는 기억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많은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메모를 활용했다. 또한 메모는 정보의 유기적인 조합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책 『하루 1번 목표를 말하는 습관』에 따르면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는 데도 메모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학 졸업 후 특허청에 취직한 아인슈타인은 틈나는 대로 자신의 생각을 메모했고, 그 내용을 시각화해야만 위대한 발견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결국 그러한 믿음과 노력으로 그는 위대한 과학자가 될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90여년 전 아인슈타인이 남긴 “조용하고 겸손한 삶은 끊임없는 불안 속에 성공을 좇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을 준다”는 내용의 메모가 경매에서 18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탈리아 출신 유명 미술가·과학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Vinci)도 메모광으로 유명하다. 그는 생전에 3만여장에 달하는 메모를 남겼고, 2014년에는 이런 메모를 담은 책 『코덱스 해머』가 3100만달러(약 347억원)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에게 팔리기도 했다. 이 외에 “자신이 접하는 모든 정보를 기록하라”고 했던 발명왕 에디슨(Edison)과 모자에 항상 필기구를 지니고 다녔던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Abraham Lincoln) 등이 메모광으로 꼽힌다. 

메모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시발점이 되기도 하며, 자신이 지닌 열정을 타인에게 확인시켜주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지난달 27일 최정우 후보의 포스코 9대 회장 선임은 이 같은 사례 중 하나다. 포스코에 따르면 그는 앞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 측에 포스코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함께 다양한 아이디어가 담긴 메모노트 2권을 제출하며 청사진을 제시했다. 포스코에서 36년간 근무하면서 작성한 메모를 토대로 작성된 사업계획, 조직문화, 대북사업, 사회공헌 등 분야별 전략안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책 『메모의 기적』에 따르면 메모는 크게 정리메모(머릿속 생각정리), 생산메모(아이디어 조합 재창출), 전달메모(핵심 사항 전달)로 분류된다. 일상 속에서 나오는 갖가지 정보를 정리메모에 담아 저장하다가 이를 조합해 새로운 발상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이후에는 전달메모를 통해 아이디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편의에 따라 메모를 3종류로 분류하기는 했지만 알아보기 쉽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리하는 메모법은 동일하다. 

메모량이 방대하다면 도형을 사용해 중요정보를 표시하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중요한 내용에는 ‘O’을 표시해 이후 정보 검색에 소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생각을 두서없이 나열 했다면 ‘→’ 표시로 생각의 흐름을 표시하는 것이 이후 맥락 파악에 큰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옳고(o), 그름(x), 중요(☆), 대립(↔)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한눈에 내용 파악이 가능하다. 

책 『메모의 기적』 저자 고니시 도시유키는 메모를 통해 ▲업무 속도 증가(정리된 정보로 즉각적인 업무 착수 가능) ▲아이디어 재활용(과거 아이디어 불러오기) ▲아이디어 재창출(기존 아이디어로 새로운 발상 도출) 등의 효과를 얻어 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는 “매일 조금씩 메모 생활을 실천해 보자. 1.01과 0.99라는 ‘미묘한 차이’도 365제곱 하면 커다란 차이가 생겨나듯 아주 작은 것이라도 꾸준히 계속하면 큰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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