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피서는 역시 ‘독서’… 국립중앙도서관 8월 사서추천도서
가장 좋은 피서는 역시 ‘독서’… 국립중앙도서관 8월 사서추천도서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8.0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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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7월에 시작된 폭염이 8월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가 많다. 무더위를 피할 방법을 찾아 해외여행을 계획해보지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각종 무더위를 피하는 방법을 찾아보지만 움직이면 땀만 난다.

이럴 때는 에어컨이 빵빵한 실내에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이 최고다. 가만히 앉아 책을 읽다 보면 더위는 자연스레 사라진다. 해외여행도 필요치 않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다양한 나라로 들어가 그 나라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신문>이 인터뷰한 많은 유명인은 책을 ‘사고와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는 행위는 더위 탈출은 물론, 지혜를 축적하는데도 제격이다. 일거양득, ‘꿩 먹고 알 먹고’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번 8월에도 책에 일가견이 있는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한 도서를 참고해보자.


■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지구의 과학
신규진 지음|생각의길 펴냄|244쪽|15,000원

우리의 일상 속에 과학은 늘 존재한다. 하지만 그림자, 날씨, 지진, 조류, 공기순환 등 일상 생활에 밀접 되어 있는 과학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렵게 생각하거나 무관심하다. 이 책은 고등학교 과학교사인 저자가 교과서 밖 지구의 22가지 신비한 과학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재미있게 소개한다. 지진보다 긴급재난문자가 먼저 올 수도 있는지, 우리나라에는 왜 5층 건물이 많은지, 안마당에 나무를 왜 심지 않는 것인지, 영양가 높은 바다가 따로 있는지, 그 이유들에 대해 과학적 근거로 친절히 답해주고 있다. 또한 지구 자석, 진도, 조석 등 과학적 기본 개념에 대해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어렵게만 느꼈던 과학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을 것이다. 이제껏 과학을 복잡하고 지루한 학문이라고만 생각했다면 이 책을 통해 과학에 흥미를 느끼고 새삼 재미있는 학문임을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책 속 한 문장

“흥겹고 즐거운 파티와도 같은 생각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쏟아질 때 우리는 평화로운 관찰자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235쪽>

■ 오늘 뭐 먹지?
권여선 지음|한겨레출판 펴냄|248쪽|13,800원

사람마다 각자 좋아하는 음식이 있고 특정 음식에 대해 자기만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소설가 권여선의 첫 산문집으로, 소설에서는 다 하지 못했던 음식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풀어내고 있다.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4개의 계절과 환절기로 구분돼 저자가 각 계절에 생각나는 음식을 자신의 추억과 함께 소개한다. 어린 시절 편식이 심했던 저자가 대학생일 때 처음 맛본 순대를 잘 먹게 되고, 김밥을 썰지 않고 통으로 들고 먹는 것을 좋아하게 된 이야기, 꼬막조림이 저자의 소울푸드가 된 이유 등 음식에 숨어있는 일화뿐만 아니라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하는 저자만의 음식요리법도 엿볼 수 있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문득 내가 먹었던 음식을 이야기로 풀어낸다면 어떤 이야기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오늘 한 끼의 메뉴를 이 책에 나온 음식으로 정해 보는 건 어떨까?

책 속 한 문장

모든 음식의 맛 속에는 사람과 기억이 숨어 있다. 맛 속에 숨은 첫 사람은 어머니이고, 기억의 첫 단추는 유년이다. <191쪽>


■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
마누시 조모로디 지음|김유미 옮김|와이즈베리 펴냄|304쪽|15,000원

우리는 횡단보도의 신호를 기다리면서,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친구들과 만나고 있으면서도 각자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현대인들은 하루 종일 테크놀로지에 연결돼 있으면서 일에 몰입하는 반면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열혈 워킹 우먼으로 바쁘게 살아가던 저자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몇 주 동안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하며 놀라운 변화를 겪게 된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주일 동안 전자기기를 차단하는 ‘지루함과 기발함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동할 때는 기기를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둬라’, ‘하루 동안 사진을 찍지 말라’ 등의 단계별 도전으로 이루어진다.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과 멀어지면서 느끼는 지루한 시간에 뇌를 쉬게 하고 창의성을 자극할 수 있다. 또 ‘마음 방황’이라고 하는 과정 속에서 여유를 발견할 수도 있다.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루함을 허용하는 작은 도전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책 속 한 문장

“일과 삶의 통합! 이것은 과학기술이 추구하는 목표였다. 그러나 이메일과 인스턴트 메시지에 답변하는 것보다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을 하려면 일과 삶은 반드시 분리되어야 한다.” <190쪽>


■ 뇌 이야기
딘 버넷 지음|임수미 옮김|미래의창 펴냄|311쪽|18,000원

‘가만, 내가 거실에 뭘 가지러 왔더라?’ 이런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한두 번도 아니고 왜 자꾸 그럴까 속상해하는 우리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저자는 뇌와 관련된 우리의 궁금증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영국에서 낮에는 정신의학 분야 교수와 연구원으로 일하며, 밤에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약하는 저자는 재미있는 신경학자로, 다소 딱딱할 수 있는 뇌 이야기를 우리생활과 밀접한 사례를 통해 재미있게 풀어낸다.

공포영화는 무섭지만 왜 계속 보게 되는 것인지, 기억한 내용이 왜 시간이 지나면 왜 변하는지, 어떤 사람인지는 기억나지만 왜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지, 사소해보이지만 살면서 한 번은 궁금해 봤을 주제들은 이 책을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도와준다. 전문 용어인 ‘뉴런’, ‘전두엽’, ‘옥시토신’과 같은 생소한 단어도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뇌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론과 실험들은 미지의 세계였던 나의 뇌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인간의 기억은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충분히 훌륭하다.” <118쪽>

■ 산수의 감각
조지 셰프너 지음|김수경 옮김|바다출판사 펴냄|248쪽|15,000원

당신은 일상생활에서 수학을 얼마나 활용하는가? 특정 직업군이 아니고서야 간단한 사칙연산조차 계산기를 두드려 해결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많은 이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복잡한 수학은 더 이상 쓸데없다고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한 산수만으로 복잡한 세상사를 명쾌하게 설명해낸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당신이 세 개의 오디오 모델 중에 선택을 못해서 구매를 망설이고 있을 때 도움이 될 만한 방법, 그리고 혹여 구매 결과가 실패에 가깝더라도 낙심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조언해 준다. 또 쌓인 업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방식과, 동료들과 협동하지 않았을 때 벌어지는 불이익 등 일터에서 우리가 부딪히는 상황에 대해서도 간단한 숫자 몇 가지와 연산으로 시원스럽게 풀어낸다.

물론 실제 우리가 맞닥뜨리는 문제는 그렇게까지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해결 방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종종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경우의 수와 불확실성 때문에 한 걸음조차 내딛지 못할 때가 많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숫자의 세계는 그런 이들의 등을 밀어줄 수 있을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모든 소우주 안에는, 물론 숫자의 소우주도 그중 하나인데, 엄청나게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218쪽>


■ 인공지능 시대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리처드 왓슨 지음|방진이 옮김|원더박스 펴냄|368쪽|17,000원

자동화로 전 세계 일자리의 반이 사라진다면? 현금이 사라지고 디지털화폐로만 거래하게 된다면? 우리는 앞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에 얼마나 침투할 것이며 인공지능을 어떤 자세로 받아들여야 할지 끊임없이 예측하고 고민해야 한다.

영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리처드 왓슨은 이 책을 통해 인간과 인공지능이 함께 하는 미래를 10개의 주제로 나누어 그려 보았다. 가상의 아이를 돌보기 위하여 현실의 아이를 죽게 한 젊은 부부의 사건처럼 실제 우리가 경험하거나 신문기사에서 읽어 봄직한 사례들을 들며 과도한 디지털 기술이 만연한 비인간적인 사회에 대한 경고를 덧붙이기도 했다.

조지 다이슨은 미래를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 중의 하나를 인간이라고 했으며, 저자는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로봇이 일상이 되는 미래에서 단 하나의 일관된 메시지를 던진다. 기술의 주인은 인간이며, 미래의 주인도 바로 인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인공지능 시대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이 책은 앞으로 인간인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고 어떤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할지에 대해 좋은 지침서가 되어 줄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우리에게는 지식뿐 아니라 지혜도 필요하고 컴퓨터 규칙뿐 아니라 도덕규범도 필요하다” <26쪽>


■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
함돈균 지음·마이자 그림|세종서적 펴냄|284쪽|16,000원

이 책의 표지는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소설 『어린왕자』 중 모자와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무엇처럼 보이냐고 묻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우리가 사물의 표면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사물의 표면 너머를 보며 사물의 존재의 깊이에 닿길 바라는데,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물들을 가지고 저자만의 철학적 통찰력을 잘 나타냈다. 예를 들면, 단추는 지퍼처럼 모든 것을 단시간에 완전히 잠가 차단하지 않고 옷 사이에 숨구멍을 만들기에 인간적이라고 비유한다. 단추를 잠그는 행위에 시간이 필요한 점, 첫 단추를 잘 꿰지 않으면 다른 단추를 잘 꿰었더라도 완전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 등 단추로부터 새로운 질문과 답을 찾아낸다. 또한 계단을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의 도구로 보고 이별하기 위해 만나는 사물이자 한 지점과 다른 지점을 잇는 연결 통로에 빗댄다. 우리가 계단에 오르는 게 어려운 이유를 똑같은 높이와 모양을 가진 계단에 반복적인 동작으로 올라가야 하는 ‘권태’ 때문이라고도 생각해본다. 끊기지 않는 끝말잇기처럼 사물 하나하나에 대한 저자의 끝없는 사고의 확장은 모두가 상투적으로 떠올리는 사물의 이미지를 넘어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보아뱀 속의 코끼리를 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우리 주변의 사물들은 외양 그대로의 것이 아니라 실은 ‘코끼리를 삼킨(숨기고 있는) 어떤 것들’임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면 참 좋겠다.”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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