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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유시민의 세상
방재홍 발행인

이 정도면 종횡무진이다. 토크면 토크, 잡학이면 잡학 할 것 없이 TV 프로그램을 휩쓴다. 그것도 높은 시청률을 이끌어가면서. 인기 연예인 못지않다. 거기에 책도 냈다 하면 베스트셀러다.

역사를 두루 섭렵하는가 하면 글쓰기 안내서도 전업 작가들을 무색하게 하면서 날개가 돋쳤다. (어떤 출판 전문가는 그의 책 내용이 ‘짜깁기’ 경계에서 아슬아슬하다 라는 말도 했지만 귀담아듣는 사람 없고 믿고 싶지도 않다) 국회의원과 장관을 지낸 인물로 이만한 스타가 있는가.

‘알쓸신잡’ 지식으로 무장한 이 시대의 ‘미디어 스페셜’이다.
이쯤 되면 천하무적이다.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을 ‘혁신가’로 일컬으며 우리나라 기업인 중 이만한 사람이 있냐고 일갈한다. 우리나라 세금의 몇 %를 부담하는 재벌 2, 3세들은 모두 참으로 민망하기 짝이 없다. 재벌 2, 3세들을 비판하려고 한 발언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정은 찬양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거침없는 발언, 혹은 여과되지 않은 발언, 막을 자가 없다.

유시민 작가 얘기다. 그의 논리는 명쾌하다. 머뭇거림 없는 쾌속질주형 발언은 듣는 이가 반박할 논리를 제때 찾지 못할 정도로 현란하다. 그의 다양한 지식과 정치 경험 그리고 폭넓은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보기 드문 재능임은 틀림없다. 그의 ‘말빨’과 ‘글빨’, 요즘 대세다.

그는 당연한 얘기이지만 이른바 진보정권이 탄생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그의 대학 시절부터 이어진 민주화 투쟁과 반독재 정치 역정이 그의 단단한 하드웨어를 만들었고 독서와 글쓰기로 단련된 다방면의 지식은 깊은 소프트웨어를 이루면서 그는 경험과 지식이 결합된 ‘좌파 완전체’에 이르게 된다. 거기에 정치 환경이 그의 손을 붙잡아 준다. 속되게 말해 물 만났다.
그의 발언을 짚어보면 마치 재야 청와대 대변인 같다. 문재인 대통령으로선 든든한 우군이다.

더구나 그는 정치에 뜻이 없다고 했기에 청와대나 여당 쪽에선 부담도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좌로 치우친 발언은 그의 재기를 깎아 먹는다. 김정은 찬양 발언도 지나치다는 비판이 있고 사사건건 친문 발언 탓에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그의 입은 졸지에 ‘주둥이’로 격하되기도 한다.

좌우 형평 관점에서 문제는 보수에도 이런 인물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적당한 정치 경력과 박학다식에 현란한 세 치의 혀를 가진 인물이 있는가. ‘유시민 대항마’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보수진영으로선 불운하다. 보수의 궤멸은 여기에서도 나타난다. 유시민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속절없는 완패다.

그런데 최근 한 전문기관 여론조사는 좀 이상징후를 보여주고 있다. 김정은 호감도를 물어본 결과 20대에서는 다른 나이대에 비해 크게 낮았다. 친정부 성향이 강한 네티즌들의 상당 부분을 이루는 20대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건 의외라는 분석이다. 일자리가 부족한 젊은 층에선 정부가 북한에 퍼주기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과 북한을 촌스럽게 보는 인식이 겹치면서 김정은과 거리를 두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시민 지지세력은 예상외로 폭넓다. 문제의 김정은 발언이 있던 현장에서도 기업인들이 서로 악수를 청했다는 목격담도 있다. 젊은 층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유시민의 김정은과 20대의 김정은은 꼭짓점이 없어 보인다. ‘찬양’과 ‘거리 두기’만큼 거리가 있어 보인다. 보수에겐 힌트가 될 수 있다. ‘신보수’ 출현이라고 호들갑 떨지 말고 눈여겨 봐야 한다.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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