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해외 작가의 경우 ‘옮긴이의 말’로 갈음할 수도 있다. <편집자 주> |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코트라 입사동기, 홍보부 서무, 경동고 36회 총무, BBC(경제경영서 저자모임)등에서 총무를 했다. 총무 일이라는 게 보통 모임의 온갖 궃은 일을 도맡아하면서도 별로 표시도 안 나게 마련이다. 결코 화려해 보이는 일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나는 '총무 일'이 참으로 빛나는 일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총무인 내가 없으면 모임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내가 모임의 중심이 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줄 뿐 아니라, 나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모임에 와서 편하고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총무는 말 그대로 복받은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일임이 분명하다. 그 이유를 세 가지 말해보자.
첫째, 내 인생이 즐거워진다. 총무를 하니 우선 친구가 많아져서 사는게 따분하지 않고 마음이 늘 풍족하다. 게다가 같이 산이고 들이고 다닐 기회가 많으니 건강도 좋아진다. 노후에 치매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조건 중 1위가 친구 많은 사람이라고 하는데, 모르긴 몰라도 그 목록 맨 위에는 '총무를 해봤던 사람'이 올라 있을 것이다.
둘째, 친구들의 인생이 즐거워진다. 내 조그만 노력이 수십명, 수백명의 친구의 수고로움을 덜어준다. 그냥 이메일이나 문자를 받고 모임에 나오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그러면 무엇을 할 것인지는 이미 준비돼 있으니 맡은 일을 하고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일상의 귀차니즘들이 사라진다.
셋째, 삶이 알차게 된다. 굳이 비즈니스를 위해서나 어떤 이득을 보기 위해 모이는 것은 아니지만, 일이라는 게 보통 사람을 통해서 하는 것이다 보니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는 사람이 도움이 되게 마련이다. 총무는 그 많은 사람 가운데에서 서로를 연결하는 중추역할을 한다. 인간관계가 잘 작동되도록 스위치를 켜는, 즉 아날로그적 인간관계를 디지털 시대에 맞춰 뻗어나가게 해주는 '네트워크형 인간'이 바로 총무다.
남들은 '홍 총무, 고마워'라고 말하지만, 나는 "총무 시켜줘서 고마워"라고 말하고 싶다. 인생이 우울하고, 힘들고, 주변 사람들과 갈등하고, 소심하고, 성격이 안 좋아서 세상에 적응하기가 어려운 분들이 있다면 총무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인생이 즐겁고 신나서 주변 사람들과 더 자주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도 총무를 권한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회원들과 보다 행복하고 즐겁고 유익한 만남을 위해 콧노래를 부르며 열심히 뛰고 있는 대한민국 4백여만 총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 총무와 팔로워 리더십
홍재화 지음|좋은책만들기 펴냄|304쪽|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