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작은 마을을 통해 들여다본 중국 사회의 자화상
『석류나무에 앵두가 열리듯』은 중국에서 뛰어난 사실주의적 작가로 인정받는 리얼의 장편소설이다. 리얼은 언제나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닌 바로 지금 우리의 현실에 주목해왔으며, 당연히 그가 그려낸 이미지 속에는 현대 중국이 당면한 철학적 문제가 날카롭게 벼려져 있다. 소설의 제목에도 그 자체로 풍자적 의미가 담겨 있다. ‘석류나무에 앵두가 열린다’라는 말은 유희적인 민간 속담이다. 이도 저도 아니고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다는 뜻으로, 이상과 현실이 엇물리며 빚어낸 뜻밖의 결과를 말한다. 소설은 이 속담을 제목으로 선택해 색다른 현실적 풍자미를 보여준다.
그의 소설이 세계적으로 매력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강렬한 흡입력이다. 『석류나무에 앵두가 열리듯』이 독일 등 유럽에서 번역 출간되었을 때 역시 “세계적으로 알려진 중국 작가의 작품 가운데 이 정도로 흡입력 있는 작품은 찾아보기 어렵다”라는 문단의 평가를 받은 바 있다. 2008년 말에는 독일 메르켈 총리가 중국에 방문했을 때 이 책의 독일어판을 중국 원자바오 총리에게 선물로 주었고, 이 일이 화제가 되어 중국 매체에 여러 차례 대서특필됐다.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2013년에는 중국에서 동명의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 석류나무에 앵두가 열리듯
리얼 지음│자음과모음 펴냄│480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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