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보양식과 디저트, 삼계탕과 팥빙수가 지겹다면...
폭염 속 보양식과 디저트, 삼계탕과 팥빙수가 지겹다면...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7.21 09: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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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여름철 무더위에 떨어진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보양식을 찾는 사람이 많다. 특히 삼복(초복·중복·말복)에는 유명 삼계탕 집마다 길게 줄이 늘어선 풍경이 연출된다. 여름 디저트로는 시원한 팥빙수가 인기를 끌어 적지 않은 금액에도 그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는 추세다. 과연 외국에서는 어떤 음식과 디저트로 더위를 이겨낼까. 

한국과 같이 삼복이 존재하는 중국에서는 시기별로 다른 음식으로 더위를 물리친다. 초복에는 더위로 떨어진 식욕을 돋우기 위해 지아오즈(餃子·소가 든 만두)를 먹으며 중복에는 뜨거운 면 요리로 땀을 낸다. 이런 풍습은 오랜 전통을 지녔는데 중국 동진시대(317-419)의 역사서인 『위씨춘추(魏氏春秋)』에는 “복날에 탕국을 먹을 때, 손수건으로 땀을 닦고, 안색은 밝아진다”라는 대목에서 그 기원을 추측할 수 있다. 더위가 서서히 물러가는 말복에는 달걀로 부친 밀전병으로 영양을 보충한다. 

사실 중국의 유명한 보양식은 따로 있다. ‘스님도 담을 뛰어 넘어 맛본 요리’라는 의미의 ‘불도장(佛跳牆)’이 대표적이다. 책 『음식잡학사전』에 따르면 불도장은 닭고기, 오리고기, 전복, 오리발, 상어지느러미, 해삼 등 30종의 음식 재료를 넣고 중국 명주인 사오싱주(紹興酒)를 넣고 요리한 음식이다. 청나라 황실의 호화 연회인 만한취엔시(滿漢全席)에 오른 고급 요리로서 중국을 방문하는 해외 국가원수의 식탁에 오르기도 한다. 1972년 미·중 수교를 체결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 불도장을 맛보고 찬사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에서는 7월 하순 ‘도요노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우리나라의 복날)에 ‘우나기’(うなぎ·뱀장어)를 먹는다.  도요노우시노히는 12간지 중 ‘소(丑)’에 해당하는 날이기 때문에 예로부터 ‘우’ 발음이 들어간 말고기, 소고기, 토끼고기, 장어고기 등을 먹었으나 현재는 장어가 대표적인 음식으로 여겨진다. 책 『제철 음식 제대로 먹자』에 따르면 장어에는 양질의 단백질, 비타민A와 E, 정력을 증강시키는 뮤신과 무기질이 풍부해 세계적인 보양식으로 여겨진다. 독일에서는 장어 스프인 ‘알주페(aalsuppe)’, 덴마크는 ‘장어 찜 샌드위치’, 영국은 ‘장어 젤리’ 등을 즐겨 먹는다. 

태국에서는 세계 3대 수프로 꼽히는 ‘톰얌쿵(tom yam kung)’으로 기력을 보충한다. 톰양쿵은 ‘새우를 새콤하게 끓이다’라는 뜻으로 새우에 레몬그라스(레몬향 허브)와 고추, 라임 등의 향신료를 뿌려 매운맛·단맛·신맛·짠맛이 골고루 느껴지는 보양식이다. 새우 대신 생선을 넣은‘톰양플라(tom yam pla)’도 있다. 책 『글로벌 시대의 음식과 문화』에 따르면 태국 요리는 다양한 향신료가 첨가돼 독특한 향미가 있고 더운 날씨에 힘을 얻을 수 있는 음식 위주로 발전해 왔다. 또 살생을 금지하는 불교의 영향으로 수산물을 이용한 음식이 많고 중국의 영향을 받아 중국식 냄비에 각종 야채와 면을 넣고 끓여 먹는 요리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여름철 디저트로는 팥빙수가 큰 인기를 누린다. 현재 대부분의 카페, 빵집, 분식집 등에서 쉽게 팥빙수를 맛 볼 수 있으며, 몇 해 전부터는 ‘설빙’, ‘호밀밭’같은 팥빙수 전문 판매점도 등장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의 팥빙수와 같이 이탈리아에서는 그라니따(granita)와 젤라또(gelato)가 유명하다. 그라니따는 더위가 심한 시칠리아 섬 사람들이 과일에 설탕과 와인을 섞고 얼려 만든 셔벗 (sherbet)으로 신맛과 톡 쏘는 맛이 특징이다. 라틴어로 ‘얼었다’는 뜻의 젤라또는 과일과 우유, 설탕, 커피 등을 섞어 만든 이탈리아 아이스크림이다. 다만 한국젤라또협회가 펴낸 『젤라또&젤라띠에레』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젤라또가 자신들의 고유문화임을 알리고 미국의 아이스크림과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아이스크림’ 보다는 ‘젤라또’로 불리기를 원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젤라또로 불리고 있다. 젤라또는 일반 아이스크림에 비해 지방 함량은 낮지만 진하고 부드러운 맛을 자랑해 큰 사랑을 받는다. 이탈리아 유명 요리책 『주방에서의 과학과 잘 먹는 것의 예술』의 저자 아르투시 펠레그리노(Artusi Pellegrino)는 “살면서 때때로 젤라또를 먹는 기쁨을 누리지 않는 것은 죄를 짓는 것과 같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일본에는 우리나라의 슬러시(slush)와 비슷한 카키고리(kakigori)가 더위를 몰아낸다. 카키고리는 얼음을 곱게 갈아 시럽을 뿌려 먹는 빙과류로 일본의 전통적인 디저트다. 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1185)의 여류작가 세이 쇼나곤(Sei Shonagon)이 저술한 『마쿠라노소시(枕草子)』에 “얼음을 곱게 깎아 고대로부터 천연 감미료로 이용된 수액을 졸여 만든 시럽을 뿌려 먹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볼 때 헤이안 시대 이전부터 카키고리를 먹어왔던 것으로 추측된다. 곱게 간 얼음에 메론, 레몬 시럽 등을 뿌리고 그 위에 귤, 파인애플, 팥 등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며, 일본에서 열리는 여름 축제에 장소에서는 카키고리를 판매하는 노점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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