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아름답지만 치명적이다”… 예술에 담긴 페미니즘
[포토인북] “아름답지만 치명적이다”… 예술에 담긴 페미니즘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7.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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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의 『이미지 페미니즘』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예술에는 의미가 담겨있다. 근 몇 년간 화두인 페미니즘이 담긴 예술은 어떨까. 김영욱의 『이미지 페미니즘』은 문화연구의 방법론으로 여성의 인권을 논하는 예술들을 해설한다.

<사진출처= 미디어 일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탄생시켰던 독일에서 ‘미치다’는 어원적으로 ‘자리를 약간 이동하다’를 의미한다. 있으라고 한 자리, 혹은 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자리에서 조금 벗어난 자리에 있는 것, 이것이 바로 ‘미친’ 상태이다. 여성들이 특히 ‘미침’의 상태와 친숙한 것은, 여성들이 있다고 가정되는, 여성들에게 있으라고 사회와 규범이 지정해준 그 자리가 여성들에게는 맞지 않는, 자유롭지 못한 숨 막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들은 순간적으로, 혹은 오랜 시간 그 자리를 떠나 다른 곳에 머문다. 이 생각으로 탄생한 것이 박영숙 작가의 ‘미친년 프로젝트’다.

<사진출처= 미디어 일다>

정정엽은 민중작가다. 그녀는 일찍이 걸개그림을 만들며, 몸빼 바지를 입고 두 손 가득 검은 봉지에 찬거리를 사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여성을 그렸다. 그녀는 고집 세게 곡식과 밥과 나물의 존재론적 가치를 주장하는 화가다. 그중에서도 ‘봄날’의 나물과 ‘봄날’의 밥과 ‘봄날’의 어머니를 제일 사랑하는 여성이다.

<사진출처= 미디어 일다>

1970년대 후반부터 ‘기괴한’ 혹은 ‘기이한’ 몸을 그려왔던 정복수는 최근 매우 다른 몸을 그리고 있다. 보는 이들을 당혹하게 만들던 그의 저 ‘벌거숭이 신체’들은 매우 우아하고 아름다운 형태로 자족하고 있다. ‘보기에 좋구나, 더불어 노닐고 싶다’ 웅얼거릴 정도다. 부분기관으로 종횡무진 날아다니거나, 종으로서의 인간 증식을 위해 외롭고 숙명적인 계열체의 한 사슬로 존재하던 이 신체들은 이제 온전한 인간의 모습으로 뱀들과 교감하며 부드럽게 유영하고 있다. 그의 기관 없는 신체와 인간들은 즉물적이고 원초적인 동물성이나 최소한도로 축소된 사회성을 가리키기보다는 오히려 유기체로 이해되는 신체 ‘너머’, 그 신체를 특정 방식으로 조립하고 규정하는 이데올로기적 사유 ‘너머’의 해방과 자유를 증명한다.

<사진출처= 미디어 일다>

김상돈의 토템들은 동물이 아니다. ‘불광동 토템’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토템은 싸구려 플라스틱 의자에 원색적인 색채의 가짜 꽃들과 말린 마늘, 버섯, 포도 같은 음식들이 휘황찬란하게 장식돼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그는 버섯 등 다양한 물건들을 붙이고 늘어뜨려 토템을 만든다.


『이미지 페미니즘』
김영옥 지음|미디어 일다 펴냄|416쪽|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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