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추천 도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7월의 책, 『식물도 움직여』외 7권
[사서 추천 도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7월의 책, 『식물도 움직여』외 7권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7.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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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식물도 동물처럼 움직일 수 있을까? 식물의 줄기와 뿌리는 햇빛이나 땅속을 향해 쑥쑥 키가 커진다. 담쟁이처럼 벽을 타고 걷기도 하고 회전초처럼 바람에 구르기도 한다. 씨앗은 둥둥 떠다니거나 동물의 몸 속을 여행하다가 알맞은 장소를 발견하면 자리를 잡아 싹을 틔우고 잎을 펼친다. 모르는 사이에 식물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나름의 방법으로 씨앗을 퍼뜨리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동물 못지 않게 역동적인 식물의 생태를 아름답고 간결한 그림으로 정리한 책이다. 식물의 한살이는 어쩐지 딱딱하고 심심할 것이라고 여겨지지만 앞면지에 등장하는 민들레의 일생에서부터 그 예상은 깨진다. 화선지나 창호지처럼 결이 살아있고 투명하게 비치는 종이의 성질을 이용해 손으로 찢고 오려서 식물과 동물의 자연스러움을 표현했다. 빼쭉한 곰의 털을 콜라주한 장면, 모래사장의 농담을 종이 본래의 명암으로 나타낸 장면은 인상적이다. 자칫 지루하게 여겨지기 쉬운 식물의 삶에 새로운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책이다.

읽다보면 식물도 참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도 그만큼 적극적으로 살고 있는지 한번 돌아보자. 식물이 주인공인 책이지만 장을 넘길 때마다 동물이 숨어있다가 나타난다.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크다. 위스콘신 메디슨 대학의 식물학 박사인 레베카 E. 허쉬가 글을 썼다.


■ 식물도 움직여
레베카 E. 허쉬 지음|김경연 옮김|현암주니어 펴냄|38쪽|12,000원

주인공인 '나'에게는 아직 혼자 먹지도, 걷지도 못하는 어린 아기 동생이 있다. 나는 놓아두고 아기만 좋아하는 것 같아서 엄마, 아빠가 밉기만 하다. 아기가 태어난 뒤에 함께 눈사람을 만들자던 약속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질투심이 커지고 아기가 사라졌으면 하는 나쁜 마음까지 생긴다. 주인공은 어느 날 유모차에 아기를 태워 밖에 내다 버리기로 한다. 이 단호한 결심은 어떻게 과연 될까? 책 속에서 확인해보자.

혼자 남은 동생과 놀아주기도 하고 지켜주기도 하는 숲 속 동물들은 어쩌면 주인공의 속마음이기도 한다. 동생이 싫다고만 할 수는 없는 복잡한 마음이다. 외계인이 나타나 동생을 데려가고 싶어하는 장면에서 독자의 긴장은 최고로 높아진다.

손 아래 동생이 생긴 뒤 서운함을 느끼는 어린이들이 많다. 부모님의 사랑이 태어난 아기에게 온통 옮겨 가버린 것 같아 동생을 때린다거나, 아기처럼 기어다니는 등 퇴행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무엇이든 나눠야 하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어린이들의 자연스러운 심리를 이해하고 달래주는 판타지다. 현실적인 주제에 기발한 상상을 더하여 이 상황과 관련이 없는 독자들도 재미있게 빠져든다.

주인공의 표정과 시선, 붓 터치의 강약은 흥분된 감정 상태를 잘 표현해 그림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 속 앞면지에 등장한 그림일기 약속이 어떻게 지켜지지 않았고 뒷면지의 일기에서는 어떤 새로운 해결에 이르는지도 놓치지 말자.


■ 아기만 좋아해
이은경 지음|느림보 펴냄|36쪽|13,000원

비가 개인 어느 날, 한 아이는 새 옷을 입고 밖으로 놀러 나갈 준비를 한다. 비가 온 뒤여서 공기는 상쾌하지만 마을 곳곳에는 웅덩이가 많다. 아이는 웅덩이에 빠지면 양말과 구두가 젖을까봐 고민이다. 웅덩이를 무사히 건널 수 있는 아홉 가지 방법을 생각한다. 눈과 귀를 모두 가리고 피해 가는 방법, 웅덩이 지름을 어림짐작해서 건너는 컴퍼스 전략, 캥거루처럼 뜀뛰기 하는 방법, 널빤지를 외나무다리로 고정해서 건너는 방법 등 수학적 사고과 과학적 원리까지 동원해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낸다. 아이는 눈 앞에 놓인 수많은 웅덩이를 무사히 건너 보송보송하게 동네를 구경할 수 있을까?

이 그림책은 자기만의 유쾌하고 재치 있는 방법을 발견하여 웅덩이를 건너는 한 소녀의 이야기다. 첫 장에는 웅덩이와 외나무다리 등 마을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림이 있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연결 동작들을 한 면에 담아 영상을 보듯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채도가 낮은 불투명한 색채와 독특한 색감이 비 내린 뒤 더욱 선명한 마을 풍경을 잘 담아내어 어린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 한다. 생활 속에서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을 알려주어 아이들의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워주는 그림책이다.


■ 웅덩이를 건너는 가장 멋진 방법
수산나 이세른 지음|트리앤북 펴냄|40쪽|13,000원

작가는 책의 제목과 같은 "기억나니?"라는 문장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소녀와 소년은 가벼운 모험을 떠나지만 달려도 달려도 길이 끝나지 않아 길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길에는 새로운 인물들이 기다린다. 모자에 코르크 마개를 잔뜩 붙인, 별이 총총한 하늘 한 조각을 쓴 것 같은 난쟁이와 친구가 된다. 바위 위에서는 세 마리의 염소가 카드놀이를 하고 있다. 소나기를 피하러 나무 아래에 숨었다가 박하맛, 차가운 돌멩이 맛의 빗방울에 혀를 내밀어본다. 찻길에 쓰러진 여우를 돌보며 여우 친구들에게 유언장이기도 할 '매우 급한 편지'를 전달하겠다고 약속한다. 천둥처럼 발굽 소리를 울리며 달려오는 소떼와 마주쳐 아득한 두려움을 느껴보기도 한다.

어느새 달이 뜨고 어둑어둑 땅거미가 진다. 두 아이는 눈을 크게 깜박이며 별빛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찾는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코를 맞대고 누워서 오늘의 모험을 되돌아본다.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우리는 수많은 모험을 거치면서 어른이 되고 나이를 먹는다. 이 그림책의 장면마다 왼쪽 한 켠에 채색 없이 연필선만으로 조그맣게 그려진 노부부의 모습이 등장한다. 이들은 지난 추억을 회상하는 것 같다. 작품 속 소년소녀와 노부부는 어떤 관계일까 짐작해보자. 부드럽고 따스하게 서로 어우러진 장면들이 각별한 감동을 준다. 처음으로 모든 것을 경험하고 순수하게 바라봤던 시절로 돌아가게 해주는 책이다.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보면 좋겠다. 김경연님의 번역은 소리내어 읽고 싶을 정도로 문장마다 격조가 있다. 어른은 지난 추억에 젖어들고 어린이들은 마법같은 모험에 빠져들게 하는 특별한 그림책이다.


■ 기억나니?
조란 드르벤카르 지음|김경연 옮김|미디어창비 펴냄|36쪽|13,000원

1996년, 미국 브룩필드 동물원에서 세 살배기 아이가 고릴라 우리로 떨어진 사건이 있었다. 이때, 우리 안에 있던 고릴라 ‘빈티’는 기다란 팔로 아이를 안아서 출입문 앞까지 걸어가 다른 동물로부터 아이를 지켰다. 사육사가 나타나자 아이를 살며시 바닥에 내려놓고 자리를 떠났다. 물론 아이는 무사히 구출됐다. 고릴라가 어린이를 구한 것은 빈티가 처음이 아니다. 영국의 저지 동물원에서도 고릴라 사육장으로 떨어진 5세 아이를 고릴라 ‘잠보’가 지켜 주었다. 빈티와 잠보의 이야기는 고릴라가 무서운 맹수이며, 공격성이 강한 짐승일 것이라는 생각이 잘못된 고정 관념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고릴라는 다른 동물을 함부로 습격하지 않으며 싸움을 싫어한다.

이 책은 위의 사건을 비롯해서 고릴라의 생태에 대한 여러 정보를 담고 있다. 진화생물학, 과학사와 인류학을 넘나들며 한 생명체로서 고릴라들의 행동양식을 풍부하게 설명한다. 고릴라에 대한 오해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그 오해를 풀기까지 왜 100년이나 걸렸으며, 유인원 중에서도 특별히 고릴라를 연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들려준다.


■ 고릴라에게서 평화를 배우다
김황 글·김은주 그림|논장 펴냄|136쪽|12,000원

열세 살의 주인공 빛나의 일상에 원인불명의 바이러스가 침투해 들어오고 그 후로 인생에서 가장 긴 한 달을 맞이하게 된다. 그 경험 덕분에 다른 사람의 아픔을 들여다보고 이전까지의 관계를 한발 떨어져 바라볼 수 있을 만큼의 몸도 마음도 성장한다. 이 책은 성장과정에서 겪는 고통을 마법의 시간에 빗대어 섬세하게 그려낸 장편동화다. 빛나는 키 크고 패션 감각 좋은 친구들과 비교되는 것이 싫어서 하루 빨리 똑같은 교복 입는 중학생이 되고 싶다. 초등학교 졸업 전에 주목받는 신작 코너로 데뷔하는 스타 작가를 꿈꾸며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 '좋아요'는 두 개 뿐이다. 그 앞에 미스터리한 전학생 구재겸이 등장한다. 빛나는 쌍둥이 누나 구재인과 비밀스러운 추억을 만들면서 우연히 마주 친 무섭고 외로운 시간을 이겨낸다.


■ 우리들의 빛나는
박현정 지음|북멘토 펴냄|160쪽|11,000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꿈이라면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연설에서 말한 「내겐 꿈이 있습니다」가 떠오른다. 그만큼 원대한 꿈은 아닐지라도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소년들의 모습은 아름답다. 그러나 “네 꿈이 뭐니?” 라는 질문에 우리 청소년들이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본다. 아마도 아직은 미래를 계획 중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꿈을 아직 세우지 못한 것 보다 청소년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은 시도의 과정에서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할 때마다 찾아오는 자기 능력에 대한 좌절과 미래에 관한 의심이 아닐까 싶다.

“울고 화내고 멍 때려라”는 옛 선인들의 삶의 다양한 경험들을 소개함으로 좌절된 꿈이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지, 그 다음에 기다리는 희망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이계집에 소개된 홍양호와 의원 조광일의 일화는 청소년 독자에게 직업의 가치와 윤리에 대해서 일러줄 것이다. 탄만집의 이용휴가 들려주는 것은 “지금 오늘 이 시간의 삶에 충실하라”는 일깨움이다. 저자 설흔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고전을 새롭게 들려주는 좋은 저작들을 써왔다. 이 책에서는 고전 속 일화에서 꿈의 가능성을 찾고 풀어나간다. 정확한 해설 덕분에 독자들은 원전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 울고 화내고 멍때려라
설흔 글·신병흔 그림|나무를심는사람들 펴냄|192쪽|12,000원

중학생인 담이는 유명한 작가이며 학자인 정인후 교수의 기념관에 견학을 갔다가 우연히 그녀의 비서가 된다. 고령으로 더 이상 펜을 쥘 힘이 없는 정교수가 말하는 이야기를 받아 적는 임무를 맡게 된 것이다. 기념관은 교수의 자택이기도 한데, 고풍스러운 외관에 수 십 개의 방이 미로처럼 얽혀있는 곳이었다. 담이는 신비로운 비밀을 간직한 것 같은 이 장소에 점점 매료된다. 그동안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지내던 정교수가 몇 년만에 집에서 여름 모임을 열기로 하면서 여러 사람들이 정교수의 집으로 모이게 된다. 담이는 그 과정에서 감춰졌던 비밀스러운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담이는 어릴 적부터 선택적 함구증으로 진단 받았다. 집에서는 아무렇지 않은데도 유치원이나 학교에서는 입이 떨어지지 않아 힘들게 지냈다. 하지만 정교수의 집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따뜻함을 느끼며 편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동갑내기 유주와는 정교수의 이야기 속 단어를 함께 유추해가며 집에 대한 비밀과 사건의 실마리를 조금씩 풀어간다.


■ 귀를 기울이는 집
김혜진 지음|다른 펴냄|232쪽|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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