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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직장 내 무매너’... 상사 물음에 “왜?”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구청 사무관으로 근무하는 김(56)모씨는 최근 부하 직원의 하소연을 접했다. 해당 구청은 지금껏 지역이름이 들어간 ‘OO신문’을 관행적으로 구독했으나 최근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신입직원이 ‘OO신문’ 구독을 끊어버렸다는 것이다. “지역 이름으로 나가는 신문인데 구독해주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상급자의 권유에 해당 직원은 “제가 이정도 사안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나요”라고 차갑게 따져 물었다. 가볍게 건넨 말이 반격으로 돌아오자 상급자는 무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모 지방법원에서 근무하는 정모씨는 복도에서 마주친 해당 부서 신입 공무원에게 “밥은 먹었나”라고 인사를 건넸지만 “왜 그러시죠”라는 대답을 듣고 크게 당황했다. 인사차 건넨 말에 예상치 못한 반응을 얻으면서 이후 신입 직원 대하기가 어렵게만 느껴졌다. 신입 사원이 상사나 선임의 마음에 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과거의 직장 모습과는 달리 오히려 상사가 부하직원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학창시절부터 경쟁과 인간관계에 피로를 느끼며 ‘개인주의’에 빠진 젊은 세대의 풍조가 직장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구인구직사이트 ‘사람인’이 지난달 직장인 9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내 개인주의 문화에 대한 반응’ 설문조사에서 743명(82.5%)이 ‘사내 개인주의 문화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사내 개인주의를 체감한다는 응답은 사원급 75.7%, 대리급 86.5%, 과장급 89.7%, 부장급 92.4%, 임원급 95.5%로 직급이 높을수록 체감수준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주의를 우려하는 이유로는 ‘동료 의식 부재’, ‘조직 내 이기주의로 변질’, ‘회사보다 개인 삶만 우선’, ‘잦은 이직과 퇴사’ 등이 꼽혔다. 

개인주의 성향은 때로는 이기주의로 변질되기도 한다. 이른바 ‘알바 갑질’이 그 사례 중 하나다. 서울 동작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최모씨는 지난 2년간 4명의 아르바이트 직원에게서 노동청 신고를 당했다. 편의점 카운터 업무를 보면서 음식물을 섭취하고 상품이 비어도 진열대를 채우지 않는 등 불성실한 업무태도에 주의를 줬다가 아르바이트생이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노동청에 신고를 했다. 또 아르바이트생의 계산 실수로 발생한 손실을 임금에서 공제했다가 신고를 당하기도 했다. 현 노동법에 따르면 일단 노동청에 신고가 들어가면 고용주가 소명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해명을 내놓아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고용주가 배상책임을 져야한다. 설령 소명이 받아들여진다 해도 그 과정에서 노동청에 출석하고 소명자료를 작성하는 등 시간 소비와 정신적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젊은 세대 직장인에게 비즈니스 심리학자인 나이토 요시히토(Naito Yoshihito)는 “상사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기보다 최소한 미움 받지 않도록 노력해라”라고 충고한다. 그는 책 『직장의 고수』에서 “호불호는 상대방이 얼마나 좋은 일을 했는지 보다는 얼마나 싫어하는 일을 했는지에 의해 결정된다”며 “좋아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좋지만 미움 받지 않도록 수비를 제대로 하는 자세가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열한 경쟁과 인간관계에 지친 젊은 세대의 처지는 이해하지만 최소한 불편한 사람으로 인식돼서는 안 된다는 말로 풀이된다. 

한편으로 상사 역시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직원의 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신입 사원은 조직이 굴러가는 맥락을 파악하지 못해 단편적인 업무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어 위축되고 쉽게 피로해지기 마련이다. 또 대단히 어려운 일도 아니지만 복사기 사용법, 문서 작성 규칙 등 기본적인 업무 방법마저 일일이 물어서 처리해야 하는 신입 사원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다. 

이에 대해 요시히토는 “상사에게는 미움 받지 않고 지시를 내리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부하 직원에게) 호감의 기운이 전해지도록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분 좋은 미소는 밝은 기운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감정 감염 효과’를 일으키므로 부하 직원이 질문하고, 대하기 어렵지 않은 상사가 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주목을 받는다. 지난달 구직사이트 ‘잡코리아’가 성인 남녀 2,92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 중 1,724명(58.9%)가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일터’를 좋을 일자리로 꼽은 데서도 현대인의 ‘워라밸’ 사랑이 확인된다. ‘인간다운 더 나은 삶’을 위한 일과 삶의 균형 못지않게 ‘개인주의’와 ‘공동체 의식’의 균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서믿음 기자  dseo@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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