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책의해] '우리 고전 다시 쓰기 백일장' 수상작… '묘사와 세태 풍자의 진수'
[2018 책의해] '우리 고전 다시 쓰기 백일장' 수상작… '묘사와 세태 풍자의 진수'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7.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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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책의 해' 홈패이지>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책의 해’ 조직위원회가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책의 해'를 맞아 주최한 ‘우리 고전 다시 쓰기 백일장’의 수상작과 심사평이 공개됐다. 

‘책의 해’ 조직위원회의 10일 발표에 따르면, 운문 부문에서는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한용운의 「사랑」, 윤동주의 「서시」가 패러디 대상으로 참가자들에게 많은 선택을 받았다. 운문 부문 입선작 중에서는 「서시」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를 “월급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사무실 선풍기 바람에도 나는 야근을 했다”로 현대 직장인들의 애환을 반영한 패러디로 풀어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나와 곱창과 흰 쌈무」라는 제목 아래 “살찐 내가 맛있는 곱창을 사랑해서 오늘밤은 침이 촉촉 고인다”로 패러디되어 심사위원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용운의 「사랑」은 “다슬기 옹알거리는 괴산군 냇물보다 깊으리라 / 당신의 손 마디마디 새겨진 인내보다 굳으리라 / 할미의 손녀딸 사랑 / 묻는 이 있거든 이대로만 말하리”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운문 부문 백일장에서는 세태 묘사와 풍자가 도드라졌다. 장원을 받은 김수진 씨는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패러디해 원래의 시와는 전혀 다른 울분과 세상을 향한 날선 정서를 담아냈다. “취하는 것은 겁먹고 발버둥치는 것이 아니다 / 세상이 같잖기에 기꺼이 울어주는 것이다”라며 세상을 향한 분노를 형상화했다. 

산문 부문에서는 주요섭의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결말 부분을 바꾸어 쓴 참가자가 가장 많았다. 소설 속 화자인 옥희가 마흔 여섯이 되어 어머니와의 지난날을 추억하며 어릴 땐 몰랐던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는 내용으로 바뀌기도 했고, 원작과 같이 어린 옥희의 시점으로 사랑방 아저씨의 고해를 들으며 아저씨가 왜 우는지도 모른 채 그저 아저씨를 달래는 옥희의 모습을 그려내기도 했다. 김유정의 「봄봄」 또한 결말이 완전히 바뀌었다. 순식간에 소설 속 풍경과 시대가 바뀌며 점순이네 머슴 봉필이는 S기업 계약직원 정봉필이 되어 계약직의 애환이 묘사되는가 하면, 점순이가 실은 봉필과 혼인을 하고 싶어 봉필을 쫓아내지 않기 위해 장인 장모의 편을 들었더라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등장했다.

운문 부문 심사를 맡은 오은 시인은 심사평에서 “패러디는 원작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시선이 있어야 한다”라고 심사 기준을 밝히며, “부동산, 월급날, 청년 실업 등 다양한 패러디 시가 있었다. 소중히 기억하겠다”라고 격려했다. 산문 부문 심사를 맡은 손홍규 소설가는 “글쓰기는 자기 안에 있는 것, 아무리 어둡고 아픈 것일지라도 환하고 밝은 이 세상에 내놓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다”라며 “개성적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보여준 모든 참가자에게 감사한다”는 심사평을 전했다. 

백일장 시상은 산문과 운문 부문별로 장원(총 2명)에게 각 100만원, 차상(총 4명)에게 각 30만원, 차하(총 6명)에게 각 20만원, 입선(총 10명) 수상자에게 각 5만원 등 모두 22명에게 총액  49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수상자>

◇ 장원
▲ 운문 부문 = 김수진 ▲ 산문 부문 = 정진희 

◇ 차상
▲ 운문 부문 = 고은빈, 김승일 ▲ 산문 부문 = 윤혜준, 김진경

◇ 차하 
▲ 운문 부문 = 김지은, 이정화, 박은영 ▲ 산문 부문 = 임상희, 임영신, 이수현

◇ 입선
▲ 운문 부문 = 김동은, 이건호, 이지영, 김성욱, 박정윤 ▲ 산문 부문 = 이지민, 박소영, 서민선, 하경숙, 백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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