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묵의 3분 지식] 왜 매몰비용의 함정에서 빠져 나오기 어려울까?
[조환묵의 3분 지식] 왜 매몰비용의 함정에서 빠져 나오기 어려울까?
  • 조환묵 작가
  • 승인 2018.07.0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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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비용 효과와 합리적 의사결정

[독서신문] 1969년 영국과 프랑스는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를 공동으로 개발해 1976년 상업 비행을 시작했다. 콩코드는 당시 미국의 보잉 여객기보다 2배 이상 빨라 파리 뉴욕 간 비행시간을 종전 7시간에서 3시간대로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하지만 막대한 개발 비용과 높은 생산 비용에 기체 결함, 소음문제까지 겹쳐 사업 전망은 매우 어두웠다. 이미 많은 돈을 투입했다는 이유로 사업을 계속 진행시켰지만, 총 190억 달러를 쏟아 부은 끝에 2003년에서야 운행을 중지했다. 워낙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서 콩코드 여객기의 운임을 일반항공기보다 몇 배 높게 책정해 탑승고객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엄청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초음속 여객기사업은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었다. 이 실패 사례를 두고 콩코드 효과(Concorde Effect)라고 부른다. 

이처럼 손실로 이어질 것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그때까지 했던 투자가 아까워서 도중에 그만두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가리켜 매몰비용 효과(Sunk Cost Effect)라고 한다. 매몰비용(Sunk Cost)이란 일단 지출한 후에는 어떤 선택을 하든지 회수할 수 없는 돈을 말한다.

만일 매몰비용에 집착해 조금이라도 적게 손해 보기 위해 더 많이 투자하면 매몰비용보다 더 큰 손실을 입게 된다. 이를 에스컬레이션 효과(Escalation Effect)라고 한다. 이제까지 쓴 돈이 아까워서 중간에 포기하지 못하는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주식이 하락하면 평균단가를 낮추기 위해서 계속 주식을 사들이는 물타기 전략이 대표적 사례다. 주식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추가로 투자하지만, 주식이 더 떨어지면 쪽박 차게 된다.

경제학에서는 매몰비용을 고려한다면 합리적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매몰비용을 염두에 두지 말고 현재와 미래의 비용과 이익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합리적 결정을 할 수 있다.

영산강 승촌보 <사진출처= 연합뉴스>

과거 이명박 정부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여 4대강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 처음부터 극심한 반대 여론에 부딪쳤으나 공사를 강행했고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 때마다 정부는 공사를 중단하기에는 늦었다며 매몰비용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공사가 끝났어도 수질은 점점 악화되고, 가뭄에도 물 공급을 못 하고 있다. 게다가 매년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이미 투입된 수조 원의 공사비를 포기하더라도 중도에 공사를 중단했으면 더 많은 세금이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낙동강 함안보 <사진출처= 연합뉴스>

다행히 문재인 정부 들어 4대강 보의 일부 수문을 열어 물길을 만들어줬더니 죽어가던 강의 생태계가 다시 살아나고 수질도 깨끗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최근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 경제성과 사업성이 없는데도 총 사업비 31조원이 투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홍수 피해 예방, 수질 개선, 물 이용, 수력 발전 등을 위한 치수사업이라고 국민을 속이고 혈세를 퍼부어 환경을 파괴했다.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매몰비용의 함정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때 경영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미래 연구 성과가 불투명한데도 불구하고 이미 수년 동안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추가로 더 많은 금액을 쏟아 붓는 사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또 신규 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했지만,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환경과 조건이 바뀌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지는 일을 자주 경험한다. 주식가격이 연일 하락해 팔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 못할 때, 담보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내 집 마련을 했는데 집값이 계속 떨어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업무 실수를 인정하고 과감하게 계획을 변경할지 말지를 고민할 때 등이 그렇다.

영화 '타짜'의 한 장면 <사진출처= 싸이더스>

하지만 무엇보다 매몰비용 효과의 대표 사례는 도박일 것이다. 재미 삼아 시작한 도박에 빠져 많은 돈을 잃고 본전을 찾기 위해 더 큰 돈을 투입했다가 결국 빈털터리 신세가 되는 과정은 매몰비용의 함정에서 빠져 나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증명하고 있다.

 (출처: 『직장인 3분 지식』)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HR컨설턴트.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실용적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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