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지금 이 순간, 지구에는 1500만 종의 생물이 살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지구에 살았던 모든 종의 99% 이상이 멸종했기 때문에 지구상에는 처음 생명이 등장한 이래로 지금까지 수십억 종이, 어쩌면 그보다 훨씬 많은 생물이 살았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저자 도널드 R. 프로세로 미국 녹스 대학 교수는 멸종된 수십억 종의 생물을 대표하는 25종의 화석을 선정해 진화의 과정을 보여준다.
얕은 조수 웅덩이의 상상도다. 35억년에서 5억 5000만년 전에는 생명 역사의 80% 이상이 이런 모습이었다. 눈에 보이는 생명 형태는 스트로마톨라이트라고 알려진 둥글둥글한 남세균 덩어리들뿐이었다.
육지거북 중에서 가장 오래됐다고 알려진 육지거북은 프로가노켈리스다. 이 거북의 기다란 목은 단단한 가시로 덮여 있어서 등딱지 속으로 숨길 수 없었다. 등딱지의 크기는 현생 거북보다 훨씬 넓었다. 기다란 꼬리는 단단한 가시로 둘러싸여 있었고 꼬리 끝에는 뭉툭한 곤봉이 달려 있었다. 입천장 상부에는 이빨이 있었다.
목이 긴 플레시오사우루스류는 빠르게 헤엄치지는 못했고 네 개의 지느러미발을 노처럼 저으면서 천천히 움직였을 것이다. 한정된 근육과 목뼈 움직임의 제약을 고려하면 목이 그렇게 유연하지도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뱀의 목보다는 낚싯대에 더 가까웠다는 것이다. 또 백조처럼 물 밖으로 목을 치켜들고 있을 수도 없었던 것이다.
중국의 랴오닝층에서 나온 깃털이 달린 날지 못하는 비조류 공룡이다. 깃털은 비행이 아닌 단열을 위해 진화했다가 훗날 날기 위한 구조로 변형됐을 가능성이 있다.
『진화의 산증인, 화석 25』
도널드 R. 프로세로 지음|김정은 옮김|뿌리와이파리 펴냄|512쪽|2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