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과 워너원의 노랫말 속엔 ‘xx'가 있다
방탄소년단과 워너원의 노랫말 속엔 ‘xx'가 있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7.07 08:0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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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고려 시대 대중들이 불렀다고 추정되는 고려가요 ‘청산별곡’에는 각종 전쟁으로부터 도망치며 살아야 했던 당시 고려인의 ‘운명에 대한 체념’, ‘소박한 삶에 대한 꿈’ 등이 담겨있듯이 민중이 널리 부르는 노래는 그 민중의 삶과, 추구하는 희망 등을 담고 있다.

지금의 우리가 ‘청산별곡’을 공부해 당시 사회를 추측하듯, 먼 미래에는 학생들이 방탄소년단과 워너원의 노래를 통해 2018년의 시대상과 국민들의 정서를 분석해내지 않을까. 그 미래를 박지원 작가의 책 『아이돌을 인문하다』에서 미리 만나볼 수 있다.

방탄소년단이 2016년 발표한 앨범 ‘WINGS’의 타이틀 곡 ‘피 땀 눈물’은 ‘진정 자기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사 자체만 봤을 때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WINGS’의 앨범 커버와 ‘피 땀 눈물’의 뮤직비디오가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의 컨셉을 차용했다는 점에서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 『데미안』에는 ‘나는 오직 내 마음속에서 절로 우러나오는 삶을 살려 했을 뿐이다. 그것이 왜 그리 어려웠을까?’, ‘아아, 이제는 잘 안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을 가는 것보다 더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이 세상에 결코 없다는 사실을’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들에는 사회가 정해준 길을 가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데미안’의 삶을 추구하려다 어려움을 겪는 ‘싱클레어’의 심정이 담겨있다. 이런 ‘싱클레어’의 심정과 ‘피 땀 눈물’의 가사를 연결해보면, ‘내 피 땀 눈물 내 마지막 춤을 다 가져가’라는 후렴구와 ‘알면서도 삼켜버린 독이 든 성배’, ‘이건 날 벌 받게 할 주문’, ‘아파도 돼 어서 날 조여줘’라는 가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다. 자신의 꿈을 추구하기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가 너무나 어려운 현 세태가 담겨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앨범 ‘화양연화’의 타이틀 곡 ‘불타오르네’는 타인과 사회에게서 받은 상처와 그 상처를 극복하는 법을 말한다. ‘넌 뭔 수저길래, 수저 수저 거려 난 사람인데(So what)’, ’When I wake up in my room 난 뭣도 없지 해가 지고 난 후 비틀대며 걷지’라는 전반부는 돈이 없고 배경이 없으면 불안한 인생을 살 수밖에 없는 사회상을 말한다. 그러나 후반부에서는 ‘겁 많은 자여 여기로, 괴로운 자여 여기로, 맨주먹을 들고 All night long’, ‘애쓰지 좀 말어 져도 괜찮아’, ‘싹 다 불태워라’는 가사로 청중을 위로한다.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라기보다 흐트러지려는 나를 나 자신이 거둬들이는 일이 아닌가 싶다”라는 법정 스님의 말이 생각나는 가사다.

‘네 맘을 훔칠 사람 나야 나. 나야 나. 마지막 단 한 사람 나야 나. 나야 나.’ 워너원의 노래 ‘나야 나’는 잊고 있던 자기애의 감각을 자극한다. 바로 ‘나르시시즘’이다. 이 노래가 인기 있는 이유는 절대다수의 사람이 남에게 미움 받을 것이 두려워 자신을 억눌러서 자존감이 낮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책 『미움받을 용기』가 스테디셀러가 된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어떤 이든 ‘나야 나’의 가사를 읊조리면 자신감이 샘솟는다. 무엇보다 먼저 돌봐야 할 것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인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결핍을 채워주는 음악이다. 워너원의 멤버들이 관중에게 “Pick me”라고 말할 때 관중들은 워너원의 ‘빛나는 환상 속의 그대’가 되지만, 관중들이 노래를 따라 부를 때 어느새 자신을 어필하고 있는 ‘나야 나’의 화자가 되는 것이다.

‘너와 나의 입술이 점점 느껴지는 이 순간 속에 뜨거운 공기, 온몸에 전율이 와. 이제 너와 내가 써 내릴 story.’ 워너원의 노래 ‘에너제틱’은 ‘동물적인 몸’, ‘동물적인 행위’로서의 애로스적인 교감을 표현한다. 이 노래가 인기 있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이런 부류의 욕망을 경시하는 데 대한 반발심 때문이다. 워너원이 노래하는 인간의 정렬적인 사랑을 우리 사회는 기껏해야 젊은이들이 즐기는 한때의 불장난 정도로만 바라본다. 이런 사사로운 욕망을 억누른 채,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동하고, 목표를 향해 달릴 것을 촉구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일원이었던 마르쿠제가 그의 책 『에로스와 문명』에서 인간의 에로스적인 본능이 가진 힘을 역설하며 ‘에로스의 가치를 되살리는 일만이 인간에게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할 수 있다’라고 했듯, 이 노래는 에로스적인 사랑으로 다가가며 더 나은 미래, 더 행복한 인간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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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팬 2018-07-07 09:00:54
방탄을 알고나서 작사작곡에 놀랐고 그내용이 너무나 위로와 공감과 감동 행복을 주는 가사인데 멤버가 직접다 작사작곡 하는걸알고 너무 놀랐으며 아 얘네는 그냥 아이돌이 아니고 아티스트구나라고 느끼며 팬이될수밖에 없었다 개다가 바닥부터 설움을 딛고 세계정상을 정복하다니 애국자이며 너무 자랑스럽고 격한 칼군무도 소화해내고 멤버들 팀웍 인성은 워낙 알아주고 ... 이나이에 노래를 가수를 게다가 보이그룹을 아티스트로 영접할줄 몰랐다 나도 ㅠ 그치만 존경받아마땅하다 나이를떠나서... 방탄소년단 항상 응원하고 사랑합니다

mhnoo 2018-07-07 11:29:25
워너원은 써준 노래 부른것 밖에 없는데 bts와 같이 묶는거는 아닌것 같네요. 나르시스 가사하면 2ne1 내가 제일 잘나가 이게 최고죠. ㅋ 암튼 워너원 폄하할려고 하는게 아니라 bts와 음악하는 세계관이 달라요. bts는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그룹이고 워너원은 팬덤이 큰 아이돌로 아티스트 되기는 어렵죠.

장아브라함 2018-07-07 11:27:26
조작의 나라 각 기관 사법들을 처벌 하여야 하는데 누가 할까! 할 수 있을까! 아직도https://blog.naver.com/cctvim거짓모략의 꼼수를 못 버리고 죄 없는 자들 범죄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들 사그리 끄집어내 처분해야한다! 너나 할 것 없이 조작으로 국민을 조롱하고 매도하는 국과수경찰판검사일반공무원을 처벌하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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