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한국인의 65.4%는 주 1회 이상 집에서 이것을 먹는다. 2017년 한국인은 1인당 14.58kg(약 15마리)의 이것을 먹었다.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한 기간에 이것의 소비 감소율은 6.4%에 불과했다. 2016년 1가구당 13만1,485원어치의 이것을 사 먹었다.
여기서 ‘이것’이 무엇일지 대충 감이 올 것이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해도 무방한 닭요리, 바로 ‘치킨’이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주문 서비스 배달의민족은 치킨에 일가견이 있는 치믈리에(치킨+소믈리에의 합성어로 치킨 감별사라는 뜻) 118명과 대한민국 치킨에 대한 정보를 집대성한 책을 펴냈다. 바로 『치슐랭 가이드』다.
치믈리에들이 뽑은 가장 맛있는 치킨 1위는 BBQ의 황금올리브 치킨이었다. 황금빛 파우더의 바삭함과 육즙이 가득한 부드러운 속살이 이유로 꼽혔다. 2위는 교촌치킨 교촌허니오리지널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며 튀김옷에 발라져 있는 달콤한 꿀이 매력이다. 3위는 BHC 뿌링클이다. 블루치즈, 체더치즈, 양파, 마늘이 함유된 시즈닝이 일품이다.
치킨을 숫자로 표현하면 어떨까. 1973은 치킨의 맛을 풍부하게 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기름, 바로 해표식용유가 대량생산되기 시작한 해다. 프라이드 치킨 한 마리의 열량은 1,700kcal에서 1,800kcal다. 양념치킨은 여기에 1,000kcal가 추가된다. 2002년 월드컵은 치맥의 시작이었다. ‘축구 국가대표 경기=치맥’이라는 공식이 생겨났고, ‘월드컵 특수’라는 말이 치킨 업계에 등장했다. “눈 오는 날에는 치맥이 짱인데”라는 말로 치킨 한류를 불러일으킨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2016년에 4,500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인천 월미도에서 동시에 치맥을 즐기게 했다.
치킨 무는 어떻게 먹어야 할까. 유형별로 다르다. 재력가 유형은 치킨을 시키면 꼭 추가로 치킨 무를 시킨다. 응용력 고수 유형은 치킨 무와 함께 집에 있는 피클이나 쌈무 등도 함께 즐긴다. 밸런스 유형은 치킨 두 입에 치킨 무 하나를 먹는 스타일이다. 고독한 인내가 유형은 치킨에 오롯이 집중한 후 느끼함이 차오를 때 비로소 치킨 무 한 조각을 집어 먹는다.
이 외에도 책은 ▲치믈리에가 사랑한 치킨집 ▲닭다리 사수하는 법 ▲남은 치킨 활용하는 법 ▲편의점 치킨의 세계 ▲치킨맛 과자의 세계 ▲치킨 여행 코스 ▲치킨 종류별로 어울리는 음료 등에 대한 정보를 담았다. 이 책의 뒷면에 적힌 문구처럼 매일 먹고 싶은 치킨, 알고 먹으면 더 맛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치슐랭 가이드』
배달의민족 지음|북스톤 펴냄|236쪽|12,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