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병역거부는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 모두의 싸움이다
[책 속 명문장] 병역거부는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 모두의 싸움이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6.2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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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병역거부 운동은 흔히 "만약 전쟁이 났는데 아무도 전쟁터에 나가지 않는다면?"이라는 오랜 문구에서 영감을 받아왔다. 조만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어쩌면 버튼 하나로 수천명의 군인을 죽일 수 있게 돼 아무도 전쟁터에 '나갈' 필요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병역거부 운동은 특히 20세기의 이른바 '세계 대전' 같은 '총력전'에 필요한 군사 동원을 방해하는 걸림돌로서 군국주의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다. 대규모 군인을 필요로 하는 '지상군 중심'의 사고방식이 갈수록 전문화되는 군대와 로봇에 의해 대체될수록, 우리는 더욱 새롭고 유연한 방식의 병역거부 운동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27쪽> 

남성들은 아직도 병역거부 운동에서 여성의 역할을 남성 병역거부자의 부인이나 여동생, 누나, 어머니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으며, 그런 견해를 예사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설사 여성에게 그런 관계가 없다 하더라도 그들은 "여성의 가까운 친구 중에 남성 병역거부자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성의 병역거부 운동 참여에 대한 이와 같은 이유들은, 여성을 필연적으로 남성에 의존적인 존재로 규정한다. 따라서 우리의 선언은 우리가 이 투쟁에 참여하는 이유를 우리 자신의 언어로 설명하는 게 핵심이었다.<38쪽> 

양심적 병역거부권은 국제법상 두개의 지역 인권 기준에서만 비교적 최근에야 명시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권리로, 그 중 하나는 유럽 연합 기본권 헌장이고, 다른 하나는 이베로-아메리카 청년협약이다. 하지만 이전의 국제 및 지역 인권 조약, 특히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과 유럽인권협약 역시도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포함하는 것으로 근래 들어 재해석되고 있으며, 다양한 유엔 인권 기구와 기제들도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이 국제 인권 체계를 이해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특정 사례에 어떤 절차가 적용 가능하고, 유엔 체계들 중에서나 유엔과 지역 체계 가운데 어느 절차를 택하는 것이 유리한지 판단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이런 체계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아예 그것을 이용할 생각조차 못 하거나, 각각의 장단점을 알았을 때보다 불리한 선택을 하기 쉽다. <130쪽> 

『병역거부』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WRI) 지음 | 여지우·최정민 옮김 | 경계 펴냄|308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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