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이것만 알면 ‘뽀송뽀송’ 지낸다
장마철, 이것만 알면 ‘뽀송뽀송’ 지낸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6.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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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매년 맞이하는 ‘장마’에 대해 우리는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여름철에 긴 기간 내리는 비’ 정도로만 알고 있다면 굉장히 조금 아는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장마의 어원은 ‘긴’, ‘오랜’이란 뜻의 한자어 ‘長(길장)’과 물의 옛말인 ‘마라’의 준말 ‘마’의 합성어다. 국립국어원이 편찬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 또는 그 비’라고 적혀있다.

기상청의 정의는 조금 다르다. 1995년과 2011년에 기상청에서 발간한 장마백서에는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비가 오는 것이 기상학적 장마’라고 설명돼있다. 장마전선은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에 뚜렷한 전선이 생기고, 북태평양 고기압으로부터 불어오는 남서기류와 상층의 북서기류 사이에 수렴대(한데 모이는 영역)이 생겨 형성된다. 이 전선과 수렴대는 많은 비를 만들어 낸다.

‘전선’이라는 단어 때문이었을까. 우리나라에서 장마는 예술의 소재로도 자주 쓰였다. 대표적으로 한국전쟁으로 인한 갈등과 비극을 그린 윤흥길의 중편 소설 『장마』가 있다. 통상 6월 말에 시작되는 장마는 6월 말에 발발한 6·25전쟁에 대한 비유다. 언제 그칠지 모르는 장마처럼 분단된 민족의 전쟁은 끝날 줄을 모른다. 윤흥길은 이 소설에서 장맛비가 ‘두려움의 결정체’이며 ‘침묵의 밤을 물걸레처럼 적신다’고 표현했다.

‘수도가 막히고 개천 밑에서 비를 피하던 거지들이 황급히 나오고, 이어서 동네 사람들이 개천에 떠내려가는 것을 건지는 일종의 스포츠가 시작된다.’

그칠 줄 모르고 쏟아지는 비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구보’라는 필명을 썼던 소설가 박태원의 소설 『천변풍경』의 제23절은 ‘장마풍경’이다. 청계천에 살던 사람들을 묘사한 이 소설에서 장마가 오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허둥지둥한다.

오늘날은 이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장마는 대비하지 않으면 생각지 못한 피해를 볼 수 있다.

가장 걱정해야 할 것은 침수다. 아파트에 살더라도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하수구를 통해 물이 역류해 들어와 곤욕을 치르게 된다. 장마철이 아닌데도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곳이 있다면 관리를 해줘야 한다. 화장실이나 욕실 등 물이 잘 빠지지 않는 배수구는 긴 철사를 넣어 물의 흐름을 좋게 해두고 뚜껑을 열어 오물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천정이나 벽, 창틀 등에 균열이 생기면 비가 샐 가능성이 있다. 롤러나 붓으로 실리콘 방수제를 발라 틈을 메워야 한다. 틈이 없는 곳이라도 방수처리가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벽이나 바닥에 습기가 찰 수 있다. 습기가 심한 곳을 살펴보고 실리콘 방수제를 덧발라줘야 한다. 창틀의 경우 비가 많이 오면 부식될 수 있으므로 양초를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

만약 예상치 못하게 집이 침수됐다면 절대 전기제품 근처에 가지 말아야 한다. 바로 배전반의 전원 스위치를 꺼야 하며, 전선이 끊어졌거나 피복이 벗겨졌을 때는 절대 만지지 말고 한국전력공사에 전기고장 신고를 해야 한다.

온도와 습도가 높은 장마철은 식중독균 등 세균이 번식하기 알맞은 시기다. 비누를 사용해 손등, 손톱 밑 등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수돗물은 반드시 끓여 먹고, 가열 조리 식품은 중심부가 85℃ 이상이 되도록 1분 이상 가열해 익혀 먹어야 한다. 도마, 행주 등을 소독·살균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습기를 없애기 위해 보일러를 튼다면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게 좋다. 창문을 닫고 보일러를 틀면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빨래가 제대로 마르지 않는다면 빨래 사이사이에 신문지를 걸어놓으면 된다. 비가 와서 젖은 신발을 말리는 데도 효과 있다. 냉장고나 주방에 굵은 소금을 그릇에 담아 두면 습기 제거에 도움이 된다. 눅눅해지기 쉬운 조미료는 통 안에 이쑤시개를 넣어두면 좋다.

마지막으로, 매일 아침 일기예보를 확인해 우산과 우비, 장화를 챙기자. 우산이나 비옷은 눈에 잘 띄는 밝고 화려한 색으로 구입해 교통사고 등 위험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비옷은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정도의 길이가 활동하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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