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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폼장] 당신의 친절이 속마음과 다른 진짜 이유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어느 가정이나 그렇듯 우리 집에도 가끔은 싸움이나 불화가 있었다. 각자 문을 쾅 닫고 방에 틀어박혀 있거나 두 시간, 아니 며칠이 지나도록 서로 삐쳐서 말을 안 하기도 했다. 나는 그런 분위기에 유별나게 민감한 아이였고, 이런 의문이 들었다. '왜 우리 식구는 어떨 때는 서로 죽고 못 살고, 어떨 때는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할까? 그렇게나 서로 아껴주고 배려해주다가 왜 이따금 뻔한 습관과 자동적인 패턴에 빠져서 어김없이 으르렁댈까?' 나중에 비폭력대화를 배우면서 그 뻔한 습관과 자동적인 패턴이 주로 어떤 것들인지 알게 됐다. ▲상처를 주는 판단 ▲폐쇄적인 신념과 편견 ▲매사를 대립적으로 보는 이원적 사고: '이것도 있고 저것도 있다'라기 보다는 '이것 아니면 저것' ▲ 꽉 막힌 생각: '~해야만 해', '~는 의무야', '선택의 여지는 없어' <26쪽> 

당시 나는 심리치료가 뭔지도 몰랐다. 심리치료는 심각한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나 받는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심리치료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작업이라는 것을 몰랐다. 하지만 심리치료는 내면의 평화를 도모하고 자기답게 살고자 하는 열정의 가닥을 잡아준다. 이 열정이 우리의 가장 좋은 부분을 만인에게 도움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준다. 나는 머지않아 갈등의 근간에는 대개 오해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오해는 표현의 실패와 경청의 실패가 맞물린 결과라는 것을 깨달았다. <28-29쪽> 

마약, 범죄, 성매매에 빠진 젊은이들을 관찰하면서 나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자기가 슬프고 외롭다는 것을 모르면,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면 남에게 화살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 "넌 이기주의자야! 넌 너밖에 모르지!'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상대의 관심이나 도움을 끌어내기에 적합지 않다. 상대는 그냥 달아나든가, 똑같은 화법으로 맞받아칠 것이다. "이기주의자는 너거든? 네가 나한테 어떻게 말했는지 몰라서 그래?"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분별하고 표현할 수만 있다면 매사가 훨씬 더 순조롭고 원활할 것이다. "난 외로워서 이러는 거야. 도움이 좀 필요한 것 같아. 네가 날 도와주겠니?" <36쪽> 

『친절은 넣어둬, 마음은 다를 테니까』
토마 당상부르 글·알렉시 누아이아 그림 | 이세진 옮김 | 두시의나무 펴냄 | 151쪽 | 13,000원

* 지대폼장은 지적 대화를 위한 폼나는 문장이라는 뜻으로 책 내용 중 재미있거나 유익한 문장을 골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서믿음 기자  dseo@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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