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리가 몰랐던 프랑스의 속사정 『잡학다식한 경제학자의 프랑스 탐방기』
[리뷰] 우리가 몰랐던 프랑스의 속사정 『잡학다식한 경제학자의 프랑스 탐방기』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6.1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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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유럽 여행을 다녀온다고 해서 유럽에 대해 완전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궁금증만 생길 수가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직장을 관두고 호기심 넘치는 중학교 2학년 아들과 프랑스 여행을 다녀왔지만, 여행 도중에 아들의 끝없는 질문을 말끔히 해소해주지 못했다. 가령,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 마을은 왜 산속에 위치하는지, 미셸린 가이드에 실리는 맛집들이 왜 그곳에 존재하는지, 퐁 뒤가르(프로방스에 남아 있는 거대한 로마시대 수도교 유적)은 어떤 목적으로 또 언제 지어졌는지, 파리 명품 가게의 유리창을 닦는 사람은 왜 전부 유색인종인지 등의 질문이었다.

당시에 만족스럽게 설명하지 못했던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저자는 수십권의 역사책을 읽고 조사한 덕에 이 책을 쓸 수 있었다.

왜 파리에는 에펠탑 말고 높은 건물이 없을까. 에드워드 글레이저 교수의 『도시의 승리』에 따르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조카인 나폴레옹 3세 때 이뤄진 대규모 도시 계획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당시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높은 건물의 경우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에 낮은 건물이 많을 수밖에 없었고, 높은 건물의 꼭대기 층은 가격이 싸서 배고픈 예술가 등 가난한 사람이 살아야 했다.

파리의 인구가 19세기 말 이후 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주택 공급 부족’이다. 19세기 나폴레옹 3세 시절에 결정된 고도제한(19m)으로 주택 공급이 늘지 않았고 결국 파리는 점점 일부 사람만 살 수 있는 곳으로 변했다. 파리 중심부에 신규 주택이 부족해지면서 소형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100만 달러를 넘어선 지 오래됐고, 파리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는 데 500달러 이상이 드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베르사유 궁전이 그렇게나 화려한 이유는 무엇일까. 백성들의 고혈로 만들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당시 프랑스는 유럽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는 축복받은 땅이었다. 물산이 풍부하고 인구도 많았다. 프랑스 동부 샹파뉴 지방에는 매년 큰 시장이 열려 일찍부터 상업이 크게 발달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장점이었다.

이 외에도 저자는 ▲과거 프랑스에서 시계공이 해외로 유출된 이유 ▲베르사유 궁전에 유독 전쟁 그림이 많은 이유 ▲산업혁명이 프랑스가 아닌 영국에서 시작된 이유 ▲도시마다 아름다운 성당이 지어진 이유 등에 관해 설명했다.

『잡학다식한 경제학자의 프랑스 탐방기』
홍춘욱 지음|에이지 펴냄|239쪽|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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