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는 연예인병?... ‘불안의 시대’ 고통 받는 현대인들
공황장애는 연예인병?... ‘불안의 시대’ 고통 받는 현대인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6.1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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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이경규, 김구라, 정찬우, 김장훈, 이상민, 이병헌, 기안84...’

공황장애를 겪었거나 겪고 있는 연예인들이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으로 몇 해 전까지 생소한 병이었지만, 2014년 방송인 김구라가 공황장애로 방송 녹화에 불참한 일이 전해지면서 크게 알려졌다. 한때 인기를 먹고 사는 데 부담감을 느끼는 연예인들이 주로 걸리는 병으로 통했지만, 최근에는 사회가 각박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중적인 병으로 자리 잡았다.

공황장애는 심장이 터지도록 빨리 뛰거나 가슴이 답답해 죽을 것 같은 극도의 불안 증상을 말한다. 공황장애의 원인으로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부족 또는 과다, 사회심리학적인 측면, 경험을 기반으로 현재의 정보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인지행동적인 부분이 지목된다. 또 유전적 요소의 영향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완 다나을한의원 원장은 책 『괜찮아, 공황장애』에서 “불안이나 우울과 관련해 유전적으로 타고난 소인이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며 “공황장애 환자의 경우 공황장애를 앓는 친척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공황장애 진단을 받으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극심한 공포와 고통이 발생하는 공황발작을 겪은 후 ▲호흡이 가빠지거나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 ▲어지럽고 졸도할 것 같은 느낌 ▲땀이 나고 손발이나 몸이 떨림 ▲누군가 목을 조르는 듯 질식할 것 같은 느낌 ▲미칠 것 같은 극단적인 느낌에 자신을 통제할 수 없게 될 것 같은 두려움에 빠지는 증상 중 한 가지가 1개월간 지속할 경우 공황장애로 진단된다.

공황장애는 정신과적인 문제로 신체검사에서는 이상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40대 초반 직장인 남성 A씨는 두 달 전쯤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현기증이 나면서 숨쉬기가 힘든 증상과 함께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이 몰려왔다. 그로부터 한 달 뒤에는 퇴근길에 집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호흡이 가빠지면서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후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했으나 심장이나 폐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불편한 느낌은 계속됐고 뒤늦게 찾아간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공황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 자신이 느끼는 불안감과 공포감을 인정하고 여러 신체 증상을 경험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이상 신체 증상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민감도, 내가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방법으로는 명상과 호흡법이 주목을 받는다.

임상심리학자이자 불교 명상가인 타라브랙은 명상하는 방법을 'RAIN(Recognize, Allow, Investigate, Non-identification)'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지금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받아들이며, 지금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 내 주변에 있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고, 나와 감정을 동일시하는 것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뜻한다. 그는 “명상을 하면 뇌 훈련을 통해 알파파(정서적으로 편안할 때 나오는 뇌파)를 활성화하고 세로토닌(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분자) 수치를 향상해 마음의 평화를 얻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호흡법도 불안을 떨치는 주효한 방법으로 꼽힌다. 불안으로 인한 공황이 발생할 때, 혹은 불안이 심할 때 우리 몸은 생체리듬이 급격하게 빨라지면서 신경이 흥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불안정한 생체리듬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일정한 호흡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숨을 4초간 세면서 천천히 들이쉬었다가 7초간 천천히 내쉰다. 숨을 들이쉬거나 내쉴 때 숫자를 천천히 세며 정신을 집중한다. 억지로 복식호흡을 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갑자기 과호흡 상태가 되는 급박한 상황에서는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떨어지면서 숨이 가빠지고 현기증이 나타난다. 이때는 비닐봉지 입구에 입을 대고 내가 내뱉은 이산화탄소를 빠르게 다시 흡입하는 호흡을 반복하면 체내의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서 어지러운 증상이 빠르게 회복된다. 과호흡이나 공황발작을 자주 일으키는 경우 꼭 알아둬야 할 대처법이다.

마음의 병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불안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불안의 시대’를 사는 이때, 내 마음 속에 똬리 튼 두려움의 근원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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