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이후 시단의 주목을 받으며 꾸준히 창작활동을 해온 임경섭 시인의 시집이다. 임경섭의 시는 반 박자 혹은 한 박자 느린 걸음으로 서서히 다가온다. 또 기존의 언어가 품고 있는 은유와 문장이 지니는 실효성을 찬찬히 의심하면서 자신의 삶 속에서 유유히 흘러가 사라져버리는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포도는 건포도가 될 수 있지만 건포도는 포도가 될 수 없다"는 시인의 말은 "삶은 언어화될 수 있지만, 언어는 곧 삶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임경섭의 시를 읽는 것은 고즈넉하고 단정한 여행을 함께하는 느낌을 선사한다.
■ 우리는 살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
임경섭 지음 | 창비 펴냄│160쪽│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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