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이슈 기획
직장인 분노 폭발, 원인을 알자... 분노조절의 심리학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태어나서 화를 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분노라는 감정은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파괴력이 커져 언젠가는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시간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분노의 감정을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직장은 분노 표출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이다.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직장상사의 변덕, 지시한 일마저도 제대로 못 하는 부하직원의 어수룩함, 직장 내 모호한 업무 경계로 협력 부서와 벌이는 ‘밀당’ 신경전까지 직장은 그야말로 ‘화’라는 지뢰가 가득한 전쟁터와 같은 곳이다. 

때로는 직장에서 참지 못하고 터트린 분노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부닥치기도 한다. 할 수만 있다면 암 덩어리 절제하듯 떼어 내버리고 싶다. 그런데 분노의 감정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나쁘게 여기고 부정해야만 할 대상일까. 직장에서 화를 참지 못해 좌천까지 당했다가 지금은 어엿한 주식회사의 대표 자리에 오른 요코야마 노부하루씨는 책 『때려치기 전에 직장인 분노 조절』에서 쓸데없이 화내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방법과 화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소개한다. 

보통 ‘화’는 누군가가 무엇을 했거나 혹은 하지 않았을 때 생긴다. 사람은 각인각색으로, 저마다 생각이 다른데, 남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는 착각이 ‘화’를 유발하는 것이다. 이때는 내가 생각하는 기대 행동을 타인에게 강요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때로는 선의의 마음에서 상대방을 바른 방향으로 유도하려다가 화를 내기도 한다. 이 역시 ‘내 생각이 맞다’라는 사고방식에 따른 행동이므로 피해야 한다. 이 세상에 결코 같은 사람이 존재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때 화가 줄어든다. 우리도 누군가의 기대에 100% 부응할 수 없고 그건 타인도 마찬가지다. 

기대감은 편견에서 나오기도 한다. ‘이것이 맞다’, ‘이렇게 해야 한다’, ‘분명 이렇게 되겠지’ 등의 개인적인 고정관념 말이다. 편견은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든, 부모와 자녀 사이든, 남편과 아내 사이든, 모든 관계성 사이에 존재한다. 실제로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싫어해’, ‘직장 상사는 무서운 존재’ 등의 편견은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켜 화를 자초한다. 이때는 편견의 울타리 밖으로 나와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화라는 감정은 ‘2차 감정’으로 그 저변에는 ‘1차 감정’이 깔려 있다. 예를 들어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받아 화가 날 때는 ‘나를 가볍게 보는 건 아닐까’하는 의심과 ‘나를 이해해주지 않고 있어’라는 불안한 1차 감정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화가 나는 순간에 1차 감정의 원인을 찾는 것만으로도 화를 삭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특정인에게 계속해서 화가 난다면 열등감이 원인일 수 있다. 직장인 A씨는 1년 후배 B씨가 못마땅했다. 그가 하는 말, 행동 모두가 건방지다고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B씨가 자신보다 영업 성적이 높기 때문에 B씨의 행동이 부정적으로 느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이 느끼는 열등감의 대상은 제각각이고 어떤 것은 바꿀 수 없는 것도 있다. 따라서 특정 인물에 대한 화를 통해 자신의 열등감을 발견하고,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다른 부분을 단련하는 것으로 승화시켜 나가면 된다. 

분노의 힘, 제대로 활용하면 약이 된다

인간관계를 어그러트리고 감정을 요동치게 만드는 분노가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분노의 힘을 제대로만 사용하면 오히려 더 큰 힘을 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모 회사의 한 부서는 근무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담당했던 일이 미흡해도 관계를 중시해 암묵적으로 봐주다 보니 업무실적은 좋지 않았다. 긴장감도 떨어졌다. 이럴 때는 화가 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화라는 감정은 긴장감을 부여하고, 긴장감은 좋은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굴욕이 부른 화는 성공의 기폭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에도시대(1603-1868)의 인물 하나와 호키이치는 화의 에너지를 성공으로 바꾼 대표적인 인물이다. 일곱 살에 실명한 호키이치는 어느 날 길을 걷다 나막신 끈이 끊어졌다. 그는 근처 판목가게에 들어가 가게주인에게 끈을 바꾸기 위해 헝겊을 정리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정중히 부탁했으나, 주인은 “뭐야, 눈도 안 보이는 주제에”라며 헝겊을 집어 던졌다. 이런 굴욕에 자극을 받은 호키이치는 고려시대에서 에도시대까지 쓰인 문헌, 17,244매를 판목에 정리하는 큰 업적을 이루면서, 일부러 자신을 무시한 판목가게 주인에게 일을 맡겼다. 그러면서 그는 판목가게 주인에게 “당신에게 매정한 대우를 받았지만 오히려 감사한다. 그때의 분함을 잊지 않고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 결의를 다졌다”고 말했다. 화의 에너지를 기폭제로 삼는다면 대단한 일을 성취할 수 있다. 

또 화라는 감정을 경쟁심으로 바꾸면 막강한 에너지가 생긴다. 이는 다시 아이디어의 윤활유가 된다. 목표를 설정하고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선의의 경쟁 대상을 설정해 분투하다 보면 평소와는 다른 힘이 솟아나는 놀라운 경험이 가능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이 세상에서 화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피할 수 없다면 제대로 활용해 내 것으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서믿음 기자  dseo@readersnews.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믿음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책 읽는 대한민국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