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묵의 3분 지식] 구글과 야쿠르트 아줌마의 상관관계
[조환묵의 3분 지식] 구글과 야쿠르트 아줌마의 상관관계
  • 조환묵 작가
  • 승인 2018.06.04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플랫폼을 장악하는 기업이 승승장구한다
조환묵<(주)투비파트너즈 HR컨설
턴트/『직장인 3분 지식』 저자>

[독서신문] 애플·아마존·페이스북·구글!

구글의 에릭 슈밋(Eric Schmidt) 회장은 이들 기업을 인터넷 혁명을 주도하는 4인방(Gang of Four)이라고 불렀다. 그는 이들의 성공 비결을 자신만의 강력한 플랫폼 구축이라고 꼽았다.

플랫폼(Platform) 하면 기차를 타고 내리는 정거장이 먼저 떠오른다. 본래 기차역의 승하차 공간이나 강사, 지휘자, 다이빙선수 등의 무대처럼 ‘반복활동을 하는 공간이나 구조물’을 플랫폼이라 한다. 그 의미가 확대되어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자동차, 전자제품 등 제조업에서 다양한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기본 골격도 플랫폼이라고 한다.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 분야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공통적 기반 모듈’을 일컫는다. 한마디로 플랫폼이란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통적 토대’라 할 수 있다.

ICT 업계의 4인방은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며 역사상 유례가 없는 속도로 성장한 기업들이다. 애플은 앱 개발자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iOS 운영체제와 앱 스토어로 플랫폼을 구축했다.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몰, 물류센터, IT시스템이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구글은 검색서비스를 매개로 광고주와 이용자를 중개해 주는 시스템을 플랫폼으로 만들었고, 페이스북은 회원 간 중개 시스템과 앱 개발자 지원 도구가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10여 년 전의 4인방은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시스코, 델이었다. 그러나 PC 시대를 주름잡았던 MS와 인텔은 스마트폰에 대한 대응이 한발 늦어 주도권을 ARM, 구글 등에 내주고 말았다. 2007년 세계 시장점유율 49%를 자랑하던 휴대폰의 절대 강자 노키아는 그 해 처음 등장한 애플의 스마트폰에 대응하지 못하고 결국 2013년에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당시 노키아 CEO 스티븐 엘롭(Stephen Elop)은 “우리의 플랫폼은 지금 불타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직원들에게 보내 화제가 되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토마스 아이젠만(Thomas R. Eisenman) 교수에 의하면 세계 100대 기업 중 약 60%가 플랫폼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고 한다. 2017년 전 세계 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 애플, 알파벳(구글), MS, 아마존, 페이스북이 나란히 1위부터 5위까지 차지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우리나라에서는 ICT 분야의 플랫폼 기업으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손꼽힌다. 네이버는 검색포털을 중심으로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였고, 카카오는 모바일 SNS인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독자적 생태계를 만들었다.

플랫폼 기업이 이처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플랫폼은 처음에는 형성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면 일정기간 성장을 보장받는다. 왜냐하면 특정 플랫폼에 참여한 이용자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플랫폼 기업은 추가 투자 없이도 개발자와 이용자를 계속 유지하는 잠금 효과(Lock-in Effect)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플랫폼은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가치가 더 올라가는 네트워크 효과가 크다.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란 상품을 이용하는 사용자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상품의 가치가 더 커지는 것을 말한다.

페이스북의 실제 사용자는 12억 명에 이르며 이 중 7억 명 이상이 매일 페이스북을 방문한다. 이들은 프로슈머(참여형 소비자)로서 콘텐츠를 생산하기도 하고 소비하기도 한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정보의 규모와 인맥의 네트워크가 더 커지는 것이다.

플랫폼 전략은 ICT 분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원래는 1920년대 GM의 CEO 알프레드 슬론(Alfred Sloan)이 자동차산업에 처음 도입했다. 자동차산업의 플랫폼이란 자동차의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프레임, 트랜스미션, 브레이크 등 구조물을 가리키는 용어다.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여러 모델에 공통으로 적용해 개발 및 생산비를 줄이는 전략이다.

제품이 플랫폼이 될 수 있듯, 물류도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수화물 배송기업 UPS는 막강한 글로벌 배송 인프라와 첨단 운영 프로세스를 플랫폼 삼아 SPL(Service Parts Logistics)이라는 신규 사업을 발굴해냈다. PC 업체를 대신해 복잡하고 까다로운 부품 물류관리 전체를 대행하는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그 외에 의료, 헬스케어 등 다른 산업으로도 고객사를 확장했다.

우리나라도 판매 인프라를 기초로 플랫폼 전략을 성공시킨 사례들이 있다. 정수기 렌탈기업 코웨이는 ‘코디’라는 전국 방문서비스 조직을 기반으로 공기청정기, 비데 등으로 렌탈 품목을 다양화하는 데 성공했다. 방범 서비스기업인 세콤은 광범위한 방범 네트워크를 활용해 손해보험 분야로까지 사업영역을 넓혔다.

<사진출처=한국야쿠르트 홈페이지>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아줌마’라고 불리는 방문판매 조직을 만들어 성장해왔다. 1971년 처음에 47명으로 시작하여 2016년 말 기준으로 전국 1만3000여 명에 이르는 막강한 판매조직을 구축하였다.

몇 년 전에는 냉장고를 탑재한 전동카트를 개발하여 기동력이 좋아지고 식품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되었다. 판매품목도 기존 유제품뿐 아니라 커피, 주스, 디저트, 마스크팩, 반찬 등으로 계속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용 앱을 개발하여 고객이 ‘야쿠르트 아줌마’의 위치를 검색하여 직접 찾아가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또 모바일 앱으로 주문하면 다음 날 집에 배달까지 해준다.

현재 한국야쿠르트의 연간 매출 중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서 벌어들이는 비중이 약 90%를 차지한다. 첨단 기술과 접목하여 더욱 막강해진 이동식 영업망을 전국적으로 갖춰 향후 사업 전망이 밝다.

바야흐로 지금은 플랫폼 전쟁의 시대다. 기존의 플랫폼 시장을 장악하거나 새로운 플랫폼을 개척하는 기업이 승승장구할 것이다.

 (출처: 『직장인 3분 지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