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어떤 글을 쓸 것인가에 따라 부족함도 달라진다. 어떤 부분을 더 신경 쓰고 강화할 것인가? '간단한 일기라도 좀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보고 싶다' 정도의 기준과 목표를 세웠다면 화려한 수사법은 필요 없다. 어려운 단어를 쓰면서 문장을 일부러 꼬고 또 꼬아서 쓸 필요도 없다. '독서 리뷰를 더 잘 써보고 싶다'라는 목표가 있다면 재기 발랄하고 위트 넘치는 문장을 욕심내지 않아도 된다. 독서에서 느낀 감상을 숨김없이 쓰는 정도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의 글을 들여다보고 '재미가 부족하다', '진중함이 모자란다', '세 줄 이상 글을 못 쓰겠다', '장문의 긴 글을 쓸 만한 지구력이 없다' 이런 게 보이면 적어두자. 적어둔 메모를 잃어버릴지 모르니 기억해두자. <31-32쪽>
이제 컸으니까 어른들만의 낱말 카드를 만들어보자. '엄마'라는 대체 불가 단어에서 시어머니, 어머니, 친정어머니, 엄니, 어무이, 모친, 하숙집 여사님, 김 여사님이 파생된다. 하릴없이 앉아서 멍 때릴 때도 있지만,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는 사전을 찾아보고 유의어를 살펴 본다. 비슷한 말이라도 적재적소에 어떤 단어를 더 써야 글이 좋아지는지를 파악하려면 낱말 카드를 많이 만드는 수밖에 없다. 누가 더 많은 낱말 카드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글이 달라진다. <47쪽>
글을 쓸 때는 세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예를 들면 당신의 자전거는 다른 이의 자전거와 달라야 한다. '코끼리가 타는 세발자전가'라는 표현은 어떤가. 그냥 자전거보다 훨씬 독창적이고, 연관성이 있으며, 의외적인 충격이 찾아온다. 모든 글은 상관관계가 있어야 하고, 신선함으로 새로운 시각을 환기해야 하며, 결정적 순간에 허를 찌르는 충격을 안겨주어야 한다. 반전의 쇼킹함은 아니더라도 어디선가 몰아쳐 오는 감동이 뒷골을 서늘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이 세 가지 요소가 갖춰졌기 때문이다.
『날마다 그냥 쓰면 된다』
서미현 지음 | 팜파스 펴냄 | 272쪽 | 1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