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영‧HOT‧모모랜드, 로고송 총출동... 선거 성패 좌우하나
홍진영‧HOT‧모모랜드, 로고송 총출동... 선거 성패 좌우하나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6.01 16:0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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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각 선거 캠프는 후보의 색깔이 담긴 로고송으로 표심 공략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각각 17명, 기초단체장 226명과 광역의원 824명 등 총 4000여명의 일꾼이 선출될 예정으로, 앞으로 12일간 전국 곳곳에 로고송이 울려 퍼지면서 유권자의 마음을 유혹할 예정이다.

선거 캠프에서는 “열 정책보다 잘 만든 선거 로고송 하나가 낫다”는 말이 떠돈다. 유권자가 실제로 체감‧이해하기 어려운 미래의 약속(공약)보다는 지금 당장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쉬운 로고송의 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로고송은 ‘징글마케팅’ 기법의 일종으로 흥얼거리며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중독성 있는 리듬과 가사로 유권자의 마음에 노랫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한다. 각 선거 캠프에서 유권자의 눈과 귀를 이끄는 신명나는 템포는 물론 후보자만의 특색이 녹아든 가사에 신경을 쓰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 과정에서 좋은 곡을 선점하려는 선거 캠프 간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진다.

‘아기상어’‧‘캔디’... 한국당 vs 민주당, 신경전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사용할 선거 로고송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달 25일 한국당이 로고송으로 동요 ‘아기상어’를 선정하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는 “중소기업 창작물을 강탈하고 아이들 마음에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며 날을 세웠다. 제작사역시 “정치적 목적에 동요를 사용하는 것은 동심 파괴”라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한국당은 “(아기상어 노래는) 제작사가 조니 온리의 ‘Baby Shark’ 노래를 표절한 것에 불과하다”며 “원작자(조니 온리)에게 로고송 사용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두 정당은 가수 HOT의 노래 ‘캔디’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달 25일 한국당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선거 로고송 목록에는 ‘캔디’가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캔디’는 한국당 로고송 목록에서 삭제됐고 민주당의 로고송 목록에 표시됐다. 원작자가 민주당에 독점사용권을 부여한 것에 대해 한국당은 “민주당이 해당 곡을 마치 자신만의 로고송으로 여긴다”며 “로고송 갑질이다”라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저작권자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사태에 ‘캔디’를 작곡한 장용진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직원 중 민주당 지지자가 있어 그 친구가 민주당에 전화를 해 곡 사용을 제안했다”면서 “이후 한국당에서 우리 직원에게 (캔디 곡과 관련해) 문의는 했지만 그 이후에 어떠한 연락도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은 “저작권자와 협의를 마쳤는데 이후 (저작권자가) 말을 바꾼 것이다”라고 말했다. 두 정당이 로고송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로고송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로고송 시초와 주목받았던 로고송

우리나라 선거 로고송의 시초는 3·15부정선거 때 불린 영화 ‘유정천리’의 주제가이다. 1960년 제4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조병옥 민주당 후보가 급서(急逝)하면서 조 후보의 지지자들이 영화 ‘유정천리’ 주제가를 ‘가련다 떠나련다 해공 선생 뒤를 따라 (중략) 춘삼월 십오일 조기 선거가 웬 말이냐’라고 개사해 불렀다. 노랫말에는 야권의 선거 전열 정비가 늦어지는 틈을 타 조기 선거를 실시함으로써 이승만 대통령의 4연임을 꾀하는 자유당(당시 여당)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았다. 유권자의 입장이 담겼다는 점에서 후보자의 일방적인 전달 도구로 사용되는 지금의 로고송과는 성격이 달랐다.

역대 가장 성공적인 로고송으로는 1997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용한 DJ DOC의 ‘DOC와 춤을’이 꼽힌다. 당시 김대중 후보의 영어 이니셜인 DJ와 맞아 떨어질뿐더러 악동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DJ DOC을 사용하면서 야성과 열린 감각으로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11살 어린 경쟁자 이회창 후보와 견주어 볼 때 역동성‧개방성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만들면서 상당수 젊은층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 사용한 로고송 ‘상록수’도 성공한 로고송으로 꼽힌다. 서울의 한 맥주집에서 문화예술인들과 마주한 당시 노무현 후보는 직접 기타를 치며 김민기‧양희은의 ‘상록수’를 부르며 문화예술인들의 마음에 울림을 자아냈다. 구구절절한 말보다 음악을 통해 감성적으로 접근하면서 문화예술인들의 마음을 얻었다. 이후 노 후보 선거캠프는 ‘상록수’를 홍보 전면에 내세웠고, 상대 이회창 후보에 비해 노 후보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면서 친근한 이미지 형성에 성공했다.

이런 전례 속에서 이번 선거에는 트로트, 동요, 가요가 다양하게 울려퍼지고 있다. 한국당은 ▲아기상어 ▲동요메들리(작은별, 인디언, 머리어깨무릎발) ▲사랑의 배터리(홍진영) ▲무조건(박상철) ▲뿐이고(박구윤) ▲까탈레나(오렌지캬라멜) ▲뿜뿜(모모랜드) ▲셀럽이 되고 싶어(셀럽파이브) 등 14곡으로 표심 공략에 나섰다.

민주당은 ▲아모르파티(김연자) ▲엄지척(홍진영) ▲예뻐예뻐(레이디스코드) ▲천년지기(유진표) ▲Cheer up(트와이스) ▲Hey 든든씨(김형석) ▲순정(코요태) ▲컴백(젝스키스) ▲캔디(H.O.T) 등 20곡을 선정했다.

로고송은 후보자의 이미지가 투영된 선거 최일선의 역군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어떤 로고송이 새로운 승자와 패자를 가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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