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독서는 어때요?… 국립중앙도서관 6월 사서추천 도서
무더운 여름, 독서는 어때요?… 국립중앙도서관 6월 사서추천 도서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6.0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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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무더운 여름이 다가왔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밖에 나가기보다는 시원한 서점이나 집에서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라면, 책과 관련된 업에 오래 종사한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사서들이 달마다 책을 추천한다. 이번 달에는 인문, 사회, 과학, 문학 분야에서 각각 2권씩을 선정했다.

국가, 정치, 종교 속 무지와 편견에 관한 이야기를 역사와 결합한 책이다. 이 책은 원제가 『똘레랑스 Tolerance』, 우리말로 옮기면 ‘관용’이다. 선사시대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세계사를 ‘관용’이라는 주제로 엮어놓았기 때문에 세계사 특히 유럽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저자는 관용과 불관용으로 인한 역사 속 에피소드를 30장에 걸쳐 풀어내고 있다. 중세교회의 횡포에 반발하여 종교개혁을 일으킨 이들이 그들의 의견에 반하는 사람들에겐 관용을 베풀지 못했다. 루터는 이교도 화형을 반대한다고 선언했지만 행동은 정반대였다. 관용은 목숨을 건 개혁처럼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반면 불관용하기는 얼마나 쉬운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저자 반 룬이 이 책을 집필할 당시 세계는 반목과 대립의 최고점에 있었다. 1,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던 그 당시는 불관용의 시대였지만 저자는 역사의 진보를 믿는 사람이었기에 재앙을 초래한 과오가 무엇인지 전해주고 싶었다. 100년 전 반 룬이 살던 세상보다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이 관용의 시대인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인정하는 사회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책 속 한 문장

지난 2만년 동안의 기록을 근거로 냉정하게 판단해보자. 그러면 거의 말로 할 수 없는 야만성과 미숙함의 상태로부터 벗어나 지나간 일들보다 끝없이 더 고귀하고 더 좋은 앞날을 약속하는 상태로 느리지만 확실하게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챌 수 있다. <483쪽>

■ 무지와 편견의 세계사
헨드릭 빌렘 반 룬 지음│김희숙·정보라 옮김│생각의길 펴냄│516쪽│22,000원

요즘 많은 사람들은 스트레스, 수면부족, 걱정, 불안감 등으로 ‘쉬어도 피곤하다’고 말한다. 지은이는 육체적인 피로 회복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과학적인 휴식 즉, ‘뇌 피로’를 푸는 진정한 휴식에 대해 안내한다. 책의 앞부분에는 뇌 피로가 만들어지는 과정, 누적되면 우리 몸의 변화, 진행될 수 있는 병, 뇌 피로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까지 의학적으로 설명한다. 책의 뒷부분에서는 저자가 85세의 나이지만 40대처럼 일할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한다. 피곤에서 벗어나는 방법부터 뇌 피로를 막아 주는 방법까지 친절히 설명해 주는 이 책은 마치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와 같다.

‘자연 결핍 체크리스트’, ‘뇌 피로도 주관적 측정표’, ‘감성 지수 평가하기’ 등 책 속의 자신을 평가할 수 있는 부분도 재미를 더한다.

이 책을 통해 뇌의 피로를 예방하고 나에게 알맞은 휴식법을 찾아 건강한 몸과 마음을 지키는 것은 어떨까?

책 속 한 문장

밝고 떳떳한 가치관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자. 사회를 이롭게 하는 큰 꿈을 꾸자. 그러면 뇌도 당신을 위해 힘을 낸다. ‘멋진데! 좋아, 우리함께 달려보자!’고 외치며 피로에 지친 당신에게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을 선물할 것이다. <276쪽>

■ 쉬어도 피곤한 사람들
이시형 지음│비타북스 펴냄│279쪽│14,800원

책 『모서리의 탄생』을 이미지로 표현한다면 표지의 차가운 파란색이 그 내용을 잘 응축해 보여주고 있다. CCTV 속 베이비시터를 끊임없이 감시하는 워킹맘의 이야기를 다룬 「당신은 말한다」, 사라진 아들이 남긴 영수증들을 찾아 그의 행적을 추적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 「미싱도로시」 등 현대 사회 속의 문제들을 작가 특유의 서늘한 시선으로 풀어낸 10개의 이야기들이 묶여 첫 소설집으로 발간되었다. 이 책 속의 인물들은 마치 겉보기에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괴담, 위험한 호기심 등으로 각자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작가는 ‘상처는 극복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끊임없이 관계 맺어야 하는 삶의 일부분’ 이라고 말하며 이야기를 통해 우울과 불안을 응시하고 있다.

다가오는 여름, 이 책 『모서리의 탄생』으로 색다른 서늘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간결하고 짧은 문체 속에 마음속을 ‘콕’하고 찔러오는 길고 차가운 모서리를 발견할 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책 속 한 문장

“1603호는 가슴을 쳤다. 오랫동안 존재해온 불안을 방조한 것이, 아들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지만 끝내 아무것도 읽을 수 없었다는 것이 가장 후회스러웠다. 어쨌든 현실은 1603호의 굳은 믿음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멋대로 펼쳐지고 있었다.” <132쪽>

■ 모서리의 탄생
신주희 지음│자음과모음 펴냄│302쪽│13,500원

기후변화는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밀접하고 모든 이의 생존을 위협할 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이렇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깊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우리 모두는 무관심하거나 외면하기 마련이다. 기후변화 전문가인 저자 조지 마셜은 심리학자, 기후과학자, 환경 운동가 등을 비롯한 많은 전문가의 이야기들과 관점을 통해 다양한 입장과 견해를 정리하여 기후변화의 무관심한 이유와 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한다. 우리 모두가 기후변화 문제를 일으키는 가해자이자 피해자이기 때문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더 늦기 전에 좀 더 나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자신만의 확고하고 뚜렷한 가치관을 길러서 지금처럼 고의로 외면하는 사회가 아닌 세상의 기후변화 문제를 조금씩 이해하며 접근해보는 것은 어떨까?

책 속 한 문장

기후변화를 인지적으로 ‘완벽한’ 과제로 간주하는 근거가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이는 기후변화에 내재된 구체적인 특징 때문이 아니라 기후변화의 다면적인 가치 때문이다. <138쪽>

■ 기후변화의 심리학
조지 마셜 지음│이은경 옮김│갈마바람 펴냄│364쪽│18,000원

현대는 바쁘게 돌아가고 있으며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전달하여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중요해지고 있다. 유명한 윈스턴 처칠, 스티브 잡스, 손정의도 결론만 간단명료하게 보고받기를 원했다고 한다.

일본 최고의 카피라이터이자 브랜딩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일곱 가지 말의 기술을 소개한다. 일곱 가지 기술은 요약력, 단언력, 발문력, 단답력, 명명력, 비유력, 기치력이다. 이 일곱 가지 기술이 어우러져 ‘본질을 꿰뚫는 한마디’가 만들어지며, 이를 구사하는 능력이 바로 저자가 책의 제목으로도 사용한 ‘일언력’이다.더 이상 장황하고 지루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면, 말로써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로잡고 싶다면,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책 속 한 문장

“각종 기획서나 제안서 같이 분명한 목적을 가진 비즈니스 문서는 첫 줄이 생명이다. 첫 줄에서부터 읽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나머지 내용은 안 봐도 뻔하다고 생각하게 되어 허투루 보게 되기 때문이다.” <70쪽>

■ 일언력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안혜은 옮김│쌤앤파커스│272쪽│13,800원

우리의 삶, 우리의 시간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바로 우리의 것이다. 숫자로 계산하고 값을 매길 수 있는 물건도 아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시간을 바로 그 물건처럼 취급한다. 측량이 가능하고 사고 팔 수 있는 것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자본의 논리, 즉 ‘돈이 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논리에 휩쓸리면 “돈을 벌지 않는 시간”은 “무의미”하고 “텅 빈 시간”이 되어 버린다. 우리의 모든 시간, 심지어 일을 하지 않는 시간도 결국 자본을 위한 시간이 되고 마는 것이다.

수 세기 전 마르크스는 바로 이 점을 경계했다. 이에 저자는 마르크스의 대표 저서 《자본론》에서 ‘자본’을 ‘시간’으로 대체하여 자본주의적 시간을 분석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왜 ‘시간의 주도권’을 획득해야 하는지를 제시하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설계하고 사용하는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고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자본주의 경제의 발전은 세상 만물을 돈으로 사고파는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바로 그 시장 속에서 만물의 생산에 소요된 노동시간은 사회화된다.” <46쪽>

■ 시간은 어떻게 돈이 되었는가
류동민 지음│휴머니스트 펴냄│228쪽│13,000원

아들러 연구에 정통한 전문가가 아들러 심리학을 토대로 남녀관계의 문제를 카운슬링하며 그과정과 결과까지 담아낸 책이다. 아들러가 연애와 결혼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에 관한 연구에서 시작됐다고 본다. 만남을 힘들어하고 쉽게 헤어지는 남녀에게, 아들러 심리학 이론과 다양한 커플의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비결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남녀간 엇갈림의 원인을 뇌과학, 즉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질’에서만 찾지 않는다 ‘사고, 감정, 행동 등 심리학적 관점으로 접근해서 ‘관계’ 전반에서 원인을 찾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인간의 고민은 전부 대인관계에 기인한다”고 단언한 아들러 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접근이다. 특히 이책에는 저자가 카운슬링한 다양한 커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례 속 엇갈리고 틀어진 커플들은 저마다 ‘일부러‘ 불행을 부르는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이 점에 주목해서 그들의 생활양식,인간관계의 방식, 인생의 과제를 대하는 태도등을 면밀히 분석했다. “사랑은 제대로 된 인간관계가 성립되어야 겨우 싹트는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심리학을 통해 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우고 있다.

책 속 한 문장

“남자다움과 여성스러움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계속 그것을 좇다 보면 스스로 열등하다는 생각이 들고 용기가 사라집니다.” <93쪽>

■ 혼자가 편한 당신에게
이와이 도시노리 지음│최서희 옮김│알투스 펴냄│248쪽│14,000원

피곤하고 시간은 없는데 독서는 해야 하니 짧은 시간에 핵심을 파악할 수 있는 독서법이 유행이다. 많은 책을 읽는 것이 책을 사랑하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는 책을 사랑한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책을 사랑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고, 이를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다.

어릴 때 부모님을 여읜 주인공 린타로는 오래된 서점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서점을 정리해야 하는 위기를 맞는다. 이때 덩치 큰 고양이 얼룩이가 린타로 앞에 나타나 책을 구해야 한다며 린타로를 미궁 속으로 데려간다. 린타로와 얼룩이가 책을 좋아하는 네 명의 인물을 만나며 책을 지키는 기이한 여정은 책이 가지는 힘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거리들을 제공하고 있다.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책이 의미가 있는지 등 미궁 속에서 독서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이들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찾아 주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무턱대고 책을 많이 읽는다고 눈에 보이는 세계가 넓어지는 건 아니란다. 아무리 지식을 많이 채워도 네가 네 머리로 생각하고 네 발로 걷지 않으면 모든 건 공허한 가짜에 불과해.” <65쪽>

■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이선희 옮김│Arte 펴냄│296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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