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옛 그림과 국악이 이루는 하모니
[포토인북] 옛 그림과 국악이 이루는 하모니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5.2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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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식·송나혜의『국악, 그림에 스며들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우리 민족의 한과 얼이 담긴 국악은 듣는이로 하여금 기쁨·슬픔·아픔·그리움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특히 아리랑의 경우 떠나는 이를 그리워하는 남은 이의 아픔을 절절하게 표현해 듣는이의 심금을 울린다. 옛 그림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문화·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큰 공감을 일으킨다. 

국악이나 옛 그림을 다루는 책은 많다. 하지만 이 둘을 한 지면에 놓고 나란히 소개하는 책은 드물다. 이 둘이 만나면 어떤 점이 좋을까? 저자는 "그림이 묘사하는 옛 음악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좀 더 정확히 그림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뿐 아니라 그림과 음악, 두 장르를 교차하며 읽는 '조선'은 그 세태나 풍경, 인물, 멋에 관해 더 풍요롭고 입체적인 감각으로 다가온다. 

김홍도, '포의풍류도' <사진제공=한울 출판사>

그림은 어느 선비의 풍류 사랑방을 그렸다. 선비는 사대부를 뜻하는 사방관을 쓰고 베옷을 입고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주변에는 생황과 비파의 모습도 보인다. 당시 악기는 천민인 광대가 주로 연주했기에 사대부가 맨발로 연주하는 모습을 담은 유일한 그림으로 알려졌다. 그림 속 선비는 김홍도 자신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자화상인 셈이다. 

대금을 연주하는 모습. <사진제공=한울 출판사>

대금은 쌍골죽이라 불리는 대나무로 만든다. 대나무 중 쌍골죽만이 속이 단단하고 두툼하게 꽉 차 있기 때문이다. 대금의 울림통을 원하는 크기로 뚫을 수 있는 최상의 대나무인 것이다. 쌍골죽은 인위적으로 재배할 수 없을뿐더러 자연에서도 잘 자라지 않아 대금을 만드는 장인들 사이에서는 귀물로 알려졌다. 마치 산삼 같은 존재다.  대금을 만들 때는 2-3년쯤 자란 쌍골죽을 뿌리째 채취해 잔뿌리는 정리하고 뿌리 쪽 막힌 부분을 살려서 잘라 놓는다. 이후 수분을 제거하기 위해 갈색이 될 때까지 불에 굽고, 막혀 있는 안쪽의 마디 부분들을 뚫어가며 내경의 크기를 정하고 구멍들(취구, 칠성공, 지공, 청공)을 일직선으로 뚫는다. 마지막으로 붉은 색 페인트를 내부에 흘려보내 코팅하고 갈라짐을 방지하기 위해 몇 군데를 명주실이나 합성실로 감아주면 대금이 완성된다.  

경복궁 금천교를 지키는 석수. <사진제공=한울 출판사>

조상들의 음악과 그림, 조각 등에는 해학(유머)이라는 공통 코드가 존재한다. 민요나 판소리에 익살스럽거나 해학적인 요소가 많이 등장하는 것처럼 민화, 도자기, 조각상 등에도 해학적인 요소가 드러난다. 경복궁 근정전 앞에 있는 금천교에는 네마리의 짐승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혓바닥을 널름하면서 시쳇말로 '메롱'하고 있다. 궁 같은 지엄한 장소에 이런 '장난질'을 하는 것은 이채로운 일이며, 조선 왕실이 수용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더 놀랍다. 

중국 악기 쟁. <사진제공=한울 출판사>

우리나라에 가야금이 있다면 중국에는 쟁이 있다. 가야금은 맨손으로 연주하는 반면 쟁은 인조 손톱을 사용해 연주한다. 둘은 연주 모습도 다르다. 가야금은 양반다리를 하고 땅바닥에 앉아 오른쪽 무릎 위에 악기를 걸쳐 연주하지만 쟁은 악기를 땅바닥 또는 받침대 위에 올려놓는다. 쟁은 현란한 기교로 멜로디 위주의 곡을 연주해 역동적인 주법의 가야금과 대비된다. 

『국악, 그림에 스며들다』
최준식, 송혜나 지음 | 한울 펴냄 | 232쪽 | 3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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