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올해로 38주년을 맞았다. 군부 독재의 서슬 퍼런 위협 속에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일어섰던 광주 시민의 봉기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상징적인 사건으로 남아 기념되고 있다.
이번 5·18에는 영화 두 편이 눈길을 끈다. '임을 위한 행진곡'과 '5·18 힌츠페터 스토리'다.
지난 16일 개봉한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당시 계엄군이 쏜 총알을 머리에 맞고 정신장애를 얻게 된 엄마(김부선 분)와 유복자로 태어난 딸(김꽃분 분)의 갈등과 화해를 그렸다.
영화는 2018년 현재와 1980년대 과거를 오가며 5·18이 남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을 절절하게 그려냈다.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던 딸이 잊혔던 광주의 진실을 마주하고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감동을 자아낸다.
박기복(56) 감독은 "관객들이 '또 5월 영화야?'라고 하실 수 있으시겠지만, 기존의 광주 영화와는 결이 다르다"며 "그간의 영화는 80년대의 공간 안에서만 이야기했다면 이 영화는 현재로까지 확장 시켜놓는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 영화를 젊은 층이 많이 봤으면 한다. 역사는 결국 삶의 몫"이라며 "역사나 시대의 아픔에 대해 한 번쯤은 돌아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 김꽃비와 김채희는 18일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제3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의 사회를 맡기도 했다.
17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5·18 힌츠페터 스토리'는 영화 '택시운전사'로 큰 화제를 모았던 독일 제1공영방송(ARD) 기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가 직접 촬영한 영상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에는 1980년 5월 광주의 참혹했던 상황과 힌츠페터의 광주 잠행취재기와 생전 인터뷰 내용이 담겼다.
앞서 힌츠페터는 "한평생 광주에서의 참혹한 기억을 잊지 못한다"며 "광주에 안장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2016년 사망한 그의 유해 일부는 현재 5·18 구묘역에 안장돼 있다.
이번 다큐의 감독을 맡은 장영주 KBS PD는 "힌츠페터가 광주를 즐겁게 취재하고 영광을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광주 트라우마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알게 돼 연민을 느꼈다"며 "관객들도 영화를 보면서 같이 느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