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한 생명공학 회사는 환자들이 절실히 바라던 신약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나 곧 그 약이 치명적인 희귀 뇌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 회사 사장은 30년 이사 업무 능력 평가가 매우 좋았던 비서가 최근 몇 개월 사이 업무 성과가 심각하게 저하됐다는 것을 알게 됐고, 고위 관리자들은 비서의 해고를 원한다. 당신이 이러한 회사의 사장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세상에는 흑과 백,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는 불확실한 문제가 많다. 이는 업무를 넘어서 인생에서 겪는 가장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불확실성과 위험 부담이 큰 문제를 다루는 일은 업무 능력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자신을 시험하는 일이다.
경영윤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20여년간 리더십과 의사결정, 관리자의 책임에 대해 연구해온 전문가 조셉 바다라코는 그의 책 『가장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5가지 방법』에서 이러한 불확실한 문제를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해결할 수 있게 하는 다섯 가지 질문을 소개했다. 이 질문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니체에 이르는 철학자들, 공자와 예수 같은 종교 지도자들, 마키아벨리와 제퍼슨 같은 정치적 사상가들이 끊임없이 탐구한 것이기도 하다.
첫 번째 질문은 “최종 결과가 무엇인가?”다. 이는 자신의 결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결과를 넓고 깊게 생각하게 한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훌륭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사고뿐 아니라 깊은 사고가 필요하다.
두 번째 질문은 “나의 핵심 의무는 무엇인가”다. 이 질문은 ‘우리는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로에게 마땅히 해야 할 기본 의무가 있다’는 인본주의적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말과도 맥을 같이한다. 칸트는 “내 마음을 경외심으로 가득 채우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별이 빛나는 머리 위의 하늘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내 안의 도덕률(Moral law)”이라고 말했다.
다음 질문은 “현실 세계에서 실효성 있는 것은 무엇인가?”다. 간단히 말하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언급하며 이 세상이 “예측할 수 없고, 매우 험난하며, 때로는 어설프게, 때로는 전략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과 집단으로 구성된 곳이기에 위험하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질문인 “우리는 누구인가?”와 “내가 감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설명하며 저자는 다섯 가지 질문을 한 가지만 적용한다면 오류가 생길 수 있으니 통합적으로 사용해야 함을 강조했다. 일상에서 쉽게 결정 내리기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다면 한 번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가장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5가지 방법』
조셉 바다라코 지음 | 최지영 옮김│김영사 펴냄 | 250쪽 | 1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