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크리스토프 아기똥 “지구의 위기를 위한 대안”
[작가의 말] 크리스토프 아기똥 “지구의 위기를 위한 대안”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5.09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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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해외 작가의 경우 ‘옮긴이의 말’로 갈음할 수도 있다. <편집자 주>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인류는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위기에서 문명적 위기까지 여러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 모든 위기는 전체의 일부이며, 이 위기 중 어느 하나도 다른 위기와 함께 다루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 각각의 위기는 서로 끊임없이 상호작용 하기 때문이다. 위기의 한 차원에만 집중하는 전략으로는 현재의 시스템 위기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며, 오히려 지금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시스템 위기의 여러 요인들 중 대표적인 것은 지구와 인간을 희생하면서 끊임없이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체제이다. 자본주의 체제는 종들의 멸종, 생물다양성의 상실, 인간성 파괴를 야기하며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자본주의는 그 내부 모순에 의해 스스로 파괴되기는커녕, 이윤율을 높이기 위해 사람의 노동력과 이 행성이 가진 자원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면서 재건되며 새로운 메커니즘을 찾아가고 있다.

또 다른 핵심 요인은 자본주의를 탄생시켰을 뿐 아니라 심지어 자본주의를 극복하려고 했던 경제체제하에서도 살아남은 생산주의와 채굴주의다. 사회가 끊임없는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번영한다는 생산주의와 채굴주의의 관점은 1만1000년 전에 형성된 지구 시스템 내의 기후 균형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가부장적 제도와 문화 또한 중요한 요인이다. 자본주의가 가부장제를 만든 것은 아니지만, 가부장제는 여성을 비롯한 여러 사회 조직들이 시장의 외곽에서 발전시킨 돌봄과 재생산 활동을 은폐하고 무가치한 것으로 만들면서 자본주의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끝으로, 인간이 자연과 분리된 존재이며, 심지어 자연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간주하는 인간중심주의도 문제다. 가부장제가 여성을 객체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중심주의는 자연을 인간 및 남성의 이익을 위해 착취해도 되고 변형시켜도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산업혁명 및 기술발전과 더불어 급속히 확대됐다.

위기를 일으키는 요인들이 여러 가지이듯, 대안도 하나가 아니다. ‘생태여성주의(Ecofeminism)’는 인간중심주의와 현재의 가부장제를 극복할 열쇠를 쥐고 있는 여성에 주목한다. ‘어머니지구의 권리(Right of mother earth)’는 자연과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정립할 것을 추구한다. '탈세계화(Deglobalization)‘는 지금의 세계화 과정을 분석해 사람과 자연을 중심에 두는 세계 통합을 이루기 위한 대안을 개발하는 데 역점을 뒀다.

이 책의 목적은 이러한 다양한 비전들 사이에서 건설적이고 창조적인 대화가 이뤄지도록 촉진하는 것이다. 이 책의 발간으로 새로운 논쟁이 벌어지기를 바라며, 우리가 맞닥뜨린 시스템 위기에 대응하고자 제안된 의견들이 더욱 심화되고 구체화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다른 세상을 위한 7가지 대안
파블로 솔론·크리스토프 아기똥 외 지음 | 김신양 외 옮김│착한책가게 펴냄 | 245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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