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칼럼] 가족과 함께하는 인성교육
[박흥식 칼럼] 가족과 함께하는 인성교육
  • 박흥식 논설위원
  • 승인 2018.05.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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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논설위원
前 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독서신문] 미루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듯 그렇게 사람을 사랑하고 싶은 달 5월입니다.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고 부처님 오신 날이 들어있어 가족과 스승과 종교를 함께 생각하는 달입니다. 올해는 대체휴일까지 잡혀있어 휴식과 여행하기도 좋은 달입니다.

최근 들어 혼자 밥 먹는 시간이 잦아지면서 가족이 함께 지낸 시간들이 문득 아득하여 가정의 달인 5월이 되고 보니 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식사 하던 풍경과 그 시절이 부쩍 그리워집니다.

꿈같던 시절을 뒤로하고 가족 모두가 따로 떨어져 각자가 헤어져 살아가는 날들.

소식이 궁금하지만 서로가 바쁘고 일상에 파묻혀 가족의 안부조차 묻지 않고 하루하루 지나갑니다.

나는 오늘 두 가지를 독자 여러분께 제안 드립니다

첫 번째는, 5월에는 어떤 선물보다도 마음을 담은 손 편지를 쓰는 것을 제안 드립니다.

어린이날에는 부모가 자녀에게 그동안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편지에 담아 보내고,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에는 아이들이나 젊은 제자들이 부모님과 스승의 은혜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해보는 것입니다.

책읽기와 글쓰기는 우리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공부입니다. 특히 자녀의 감사편지는 최고의 가정교육이자 인성교육입니다. 부모나 스승이 자녀와 제자에게 보내는 사랑의 마음을 담은 편지와 편지에 담긴 말 한마디는 일생을 두고 기억에 남게 마련입니다.

두 번째 제안입니다. 그것은 밥상머리 교육의 부활입니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특히 자녀들의 인성교육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가족이 함께 가지는 식사시간의 소중함도 각별하게 느낍니다.

우리의 선조들은 자녀교육을 위해 가족의 식사시간을 이용해 자녀들에게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것을 가졌습니다. 이 가족식사 시간에는 현재와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필요한 물질과 욕망의 이야기 대신 조상의 지나간 역사와 인간의 윤리와 도덕에 대해서 서로 얘기 나누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유대인의 피플 파워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인성과 창의를 두루 갖춘 유대인 양성의 비결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브루타 입니다. 세계를 움직이는 유대인들의 교육과 정신은 이천년 동안 나라 없이 유랑생활을 하며 오로지 가정과 민족을 지키기 위해 피나는 노력으로 유지해온 그들의 밥상머리 교육에서 나왔습니다.

유대인들은 나라를 잃고 전 세계에 흩어져 디아스포라로 살아왔던 지난 이천년 동안도 조상의 역사를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유대민족의 고대사를 배우기 때문입니다 먼저 어린이들에게 유대민족의 고대역사서 ‘토라’를 읽을 수 있도록 아버지가 히브리어를 가르쳐 줍니다. ‘토라’는 구약의 모세 오경으로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탈무드는 토라의 가치를 시대적 삶의 특수상황에 맞춰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해석해 신앙과 삶을 이어주는 지혜의 역할을 합니다.

유대아이들은 12살이 되면 하객들 앞에서 히브리어로 토라를 암송하는 성인식을 치르는데 토라교육은 유대인의 사회교육기관인 ‘예시바’에서도 이루어집니다.

예시바에서는 주로 발표와 질문 및 토론중심으로 토라와 탈무드를 공부합니다. 두 사람이 짝이 돼 공동책임을 지는 자율성과 소통의 교육으로 자신이 모르는 것을 보충하고 자기와 다른 의견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지식을 더욱 창의적으로 융합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별한 교육과정을 통해 누구나 서로 스승이 되고 제자가 되며, 수많은 질문을 통해 공통의 해결 방안도 찾을 수 있는 메타인지 능력도 저절로 증대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창의성과 다양한 관점을 찾을 수 없는 주입식 교육과 단답식 문제 해결 능력만 양산하는 교육은 물론 일제 강점기에서부터 왜곡된 역사 교육으로 우리의 역사관과 주체의식도 제대로 확립되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 국가의 발전 속도에 따라 경쟁과 물질중심의 의식이 증대한 반면 공동체 의식과 윤리의식이 낮아지고, 사회규범과 도덕성에서 우리의 전통과 문화는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가족이 함께하는 식사시간 동안에 자녀들에게 우리나라 건국신화인 단군이야기를 들려주고, 집안 조상들의 가계 이야기를 들려줍시다. 아니면 집안의 가훈 이야기라도 가르치면 좋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역사 이야기를 통한 가족 간의 대화도 나눕시다.

우리자녀들이 서양의 에티켓 교육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조상들의 아름다운 유교전통인 삼강오륜과 예절 교육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오월 한 달 동안은 어린이의 바른 인성과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고, 부모님과 스승에 대한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다짐합니다.

오월의 하루 혼자 밥 먹고 개인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우리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하며 대화 나누고 우리 이웃과 공동체가 서로 돕고 생활하던 옛날의 세상살이 방식을 오늘 다시 꿈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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