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묵의 3분 지식] 스티브 잡스처럼 행동하라
[조환묵의 3분 지식] 스티브 잡스처럼 행동하라
  • 조환묵 작가
  • 승인 2018.05.0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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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라비언 법칙과 첫인상
조환묵<(주)투비파트너즈 HR컨설턴트/『직장인 3분 지식』 저자>

[독서신문] “멀리 온 평양냉면… 아! 멀다고 말하면 안 되갔구나."

역사적인 4·27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특유의 유머로 모두를 활짝 웃게 해서 회담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미리 연습한 장면이 아니라 평소의 유머 감각을 자연스럽게 발휘한 순간이었다. 저자는 이 순간을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인상 깊은 두 번째 장면으로 손꼽고 싶다. 팽팽한 긴장감을 단번에 녹여버린 이 한마디의 유머야말로 가뭄 끝에 내린 단비 같았다.

물론 최고의 장면은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전 세계인이 감동했다. 정말 가슴 벅찼다. 코 끝이 찡했다. 아직도 그 모습이 생생하다.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이제 한반도에 봄이 왔으니 어서 가을이 오기를 바란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잘 연출됐습니까?”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잠시 이뤄진 기념촬영 때도 유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촬영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금강산 그림에 대해 설명했다. 설명을 듣고 돌아선 김 위원장은 기자들을 향해 "잘 연출됐습니까?"라고 농담을 건넸다. 문 대통령과 기자단이 웃음을 터트렸고, 한 기자는 "네, 잘 됐습니다"라고 답했다.

저자는 이 장면이 사전에 계획된 연출처럼 보였다. 김 위원장의 유머 감각 때문에 어색하지 않았지만, ‘평양냉면 유머’처럼 자연스럽지도 못했다. 하지만 남북한 모두가 역사적인 판문점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저자가 꼽은 세 번째 장면은 도보다리 위에서 벌어진 남북한 정상의 단독 밀담이다. 파란색의 나무다리가 시선을 끌어당겼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만 들릴 뿐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두 정상은 진지한 대화를 나눴지만, 화면에서는 들리지 않았다. 표정과 제스처, 입 모양을 쳐다보면서 긍정의 상상을 했다. 뭔가 잘 되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었다. 말의 내용은 모르지만, 말하는 모습만 보고도 안심이 되었다. 판문점 선언을 기다리면서도 저자의 마음이 차분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이미 선언 내용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첫인상은 말의 내용보다 얼굴표정, 외모, 태도 등 시각적 요소에 크게 영향 받는다고 한다. 이것을 메라비언 법칙(The Law of Mehrabian)이라고 부른다. 미국 UCLA대학의 심리학과 교수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은 누군가와 첫 대면을 했을 때 그 사람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짓는 요소가 무엇인지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에 목소리가 38%, 얼굴표정이 35%, 자세와 태도가 20%의 영향을 끼치는 반면, 말의 내용은 겨우 7%만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표정, 말투, 목소리, 자세, 시선 등의 비언어적 요소가 93%나 차지한다는 것이다.

면접 볼 때 누구나 긴장하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얼굴이 굳어져 면접관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웃음 띤 표정으로 질문에 또박또박 답변한다. 두 사람의 면접 결과는 뻔하지 않을까?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언어적 요소가 사실을 전하는 반면, 비언어적 요소는 감정을 전달한다는 점이다. 실례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발표 내용은 발표자의 말을 통해 청중에게 전달되지만, 발표자의 신념이나 태도 등은 발표자의 비언어적 요소를 통해 청중들에게 신뢰감을 심어 준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메라비언 법칙을 잘 활용한 사람이다. 그는 미래를 지향하는 확고한 신념과 자신감, 애플제품에 대한 강한 신뢰와 뜨거운 열정, 인상적이고 재치 있는 퍼포먼스, 한 눈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키워드와 슬라이드,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드라마틱한 스토리 전개, 철저하게 계산된 이미지 연출,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완벽주의 추구 등으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프레젠테이션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대부분의 신제품 발표회는 지루함 그 자체다. 청중이 감동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한편의 드라마처럼 청중을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린다. 그는 최고의 비즈니스맨이자 전 세계인을 열광하게 만드는 엔터테이너였다. 스티브 잡스는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무엇을 말하는가?’보다는 ‘어떻게 말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보이는가?’ 하는 시각적 요소의 중요성을 잘 알고 실천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은둔의 지도자, 포악한 독재자의 김정은 위원장이 말의 내용보다는 시각적 요소를 부각시켜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정상 국가의 보통 이미지를 확실히 심은 것처럼, 스티브 잡스가 멋진 프리젠테이션으로 세계 각국의 청중을 감동시킨 것처럼 우리도 한번 도전해보자. 모든 사람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을 거울삼아 자신의 모습과 표정, 태도, 말, 행동에 좀 더 관심과 주의를 기울인다면 조금씩 긍정적 변화가 생길 것이다.

 (출처: 『직장인 3분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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