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공휴일보다 의미를 되새긴다면… “장미는 가시가 있다”
‘5월’, 공휴일보다 의미를 되새긴다면… “장미는 가시가 있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5.0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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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5월은 장미가 피는 계절이다. 장미 하면 떠오르는 시인이 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다. 그는 장미 가시에 찔려 죽은 것으로 유명하다. 여자 친구에게 줄 장미를 손질하다가 손가락에 가시가 찔렸는데, 당시 백혈병 때문에 면역력이 아주 약해져 있었고, 장미 가시를 통해 세균이 침투해 사망했다.

이처럼 5월에 피는 장미는 아름다움과 아픔의 양면성이 있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기쁨과 슬픔이 섞여 있는 5월을 장미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1931년 5월 15일에는 비타협적 민족주의자와 사회주의자 사이의 연합을 모색하며 탄생한 좌우합작 민족협동전선 신간회가 해체를 결의했다. 우익 세력과 좌익 세력 간의 갈등 때문이었다.

4·19 혁명이 있었던 1960년 5월 1일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부정과 폭력으로 재집권을 시도했던 3·15부정선거 무효선언이 있었다. 같은 해 5월 26일에는 이 전 대통령이 하와이로 망명한다.

1961년 5월에는 당시 군인 신분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일으켰다. 성공한 군사 쿠데타는 ‘5·16혁명’으로 불렸다. 박정희 정권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경제를 살렸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하고 나서 언론이 활성화 되고, 통일 논의가 활발해 지는 등 변화의 흐름을 막았다. 쿠데타가 일어나기 직전에 민족통일전국학생연맹은 남북학생 판문점회담을 5월에 열기로 결의했었다.

1973년 5월에는 파리에서 직지심체요절이 발견됐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일하던 박병선 여사가 우연히 불교서적을 발견하게 되고 바로 이것이 직지심체요절이었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80년 앞선 현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이다. 그러나 여전히 파리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1975년 5월 13일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긴급조치 9호를 선포했다. 긴급조치란 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처하거나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가 중대한 위협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어 신속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대통령이 내정·외교·국방·경제·재정·사법 등 국정 전반에 걸쳐서 내리는 특별한 조치다. 즉, 선포되면 대통령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할 수 있게 된다. 긴급조치 9호는 유신헌법을 비판하는 행위를 일절 금하고 위반자는 영장 없이 체포한다는 내용으로,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 부장에게 살해당할 때까지 지속됐다. 800여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이 긴급조치로 구속당했다.

1980년 5월에는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신군부의 집권 음모를 규탄하고 민주주의 실현을 요구하며 전개한 민중항쟁을 전두환 군사정권은 총칼로 무참히 짓밟았다. 올해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이다. 한편, 전두환은 지난해 펴낸 그의 회고록에서 헬기사격을 목격한 고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주장해 고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 3일 불구속 기소됐다.

1987년 5월 8일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승훈 신부와 함세웅 신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7주기 추모미사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은폐·조작을 폭로했다. 이를 시작으로 진상이 드러나면서 박종철 군을 고문했던 유정방, 박처원 등이 구속됐다.

올해 5월도 기쁨과 슬픔이 엇갈린다. 역대 대통령 중에 1년 동안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문재인 정부의 취임 1주년이 10일이다.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지난해 12월 20일에 이뤄졌어야 할 대통령 선거가 지난해 5월 9일로 앞당겨져 실시됐다. 그리고 23일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9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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