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불안·우울하나요?… 문제는 '가짜감정'
분노·불안·우울하나요?… 문제는 '가짜감정'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5.03 17:3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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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분노·불안·우울한 감정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뉴스에는 연일 부정적인 감정에서 비롯한 강력사건 소식이 전해진다.  

부정적 감정은 돈이 많든 적든, 사회적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는다. 지난달 광고대행사와 회의 중 분노를 다스리지 못해 물컵을 던지고 폭언을 내뱉은 조현민 대한항공 전 여객마케팅부 전무의 안하무인격 행동은 감정조절 실패의 대표적 경우다.

비슷한 시기 우울증을 앓던 30대 가장이 새벽 시간 아내와 세살 난 딸, 생후 9개월 된 아들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자해하는 사건도 있었다. 남매는 숨졌고 부부는 중태에 빠졌다. 

보복운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경적·상향등을 조작하면서 뒤쫓아가고 욕설과 폭행으로까지 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마치 애써 억눌러왔던 분노가 폭발할 곳을 찾은 듯이 화를 내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두려움 때문에 '진짜감정'을 억누르는 삶 

이런 현상에 대해 책 『가짜감정』의 저자 김용태 횃불트리니티 상담학 교수는 "불안이나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억압한 '진짜감정'이 '가짜감정'을 뚫고 폭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람은 어릴 적부터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면 위험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진짜감정'을 꼭꼭 숨기고 비교적 안전한 '가짜감정'을 표현한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감정을 왜곡하면 크게 3가지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감정이 없는 것처럼 사는 '주지화 경향'이고, 둘째는 감정만 있는 '어른 아이', 셋째는 감정을 억누르다가 신체 이상 현상이 나타나는 '신체화 증상'이다.

주지화 경향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적으로만 대하려는 방어적 자세를 뜻한다. 이들은 쉽게 상처받기 때문에 감정을 숨기면서 자신을 보호하려고 한다. 

둘째 유형의 사람은 마치 이성이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감정을 절제하지 않기 때문에 주변인이 감정적으로 착취 당하기 쉽다. 이들은 분노, 기쁨, 슬픔 등을 표현하지만 진짜 느끼는 감정은 아니다. 남들에게 용납될 만한 '가짜감정'을 과장되게 표현하면서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다. 

셋째 유형의 사람은 감정을 억누르면서 신체이상 현상을 겪는다. 손이나 발을 떨거나, 특정 부위의 경련, 말더듬 등의 현상을 보인다. 마음속에 억울함과 분노 등의 감정이 있지만 표현할 경우 더 큰 화를 당하는 경험에서 비롯한 경우가 많다. 

내 감정의 주인은 나 

김 교수는 "상대방이 아무리 큰 원인을 제공했다 하더라도 현재 겪고 있는 감정은 내 감정"이라며 "그 감정을 스스로 처리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불행한 감정의 원인을 타인에게 돌리면 위로는 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이어 그는 "내 안의 분노, 열등감, 외로움 등이 건드려지면서 화가 난다. 하지만 똑같은 말을 들어도 여유로울 때는 화가 덜 난다"며 "화를 내는 주체는 자신이며, 상대방은 내가 왜 화를 내는지도 알지 못한다. 결국, 분노와 화는 상대방이 아닌 나를 괴롭히는 감정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결국 우리는 외롭고 두려워하는 작은 존재인데, 스스로에게도 남에게도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두려울 것 없는 큰 존재가 되려고 하다가 상처 입고 힘들어했다"며 "불완전성과 한계를 받아들일 때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진다"고 충고했다.

살기 힘든 시대다. 최소한 나만이라도 자신이 느끼는 솔직한 감정에 귀 기울여 공감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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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혁 2018-05-03 17:59:15
좋은글이네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알아갔으면 좋겠어요.

jacob 2018-05-03 17:55:04
정말 도움이 되는 기사입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