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추천 도서] 국립중앙도서관 5월의 책, 『책 읽다가 이혼할 뻔』 외 7권
[사서 추천 도서] 국립중앙도서관 5월의 책, 『책 읽다가 이혼할 뻔』 외 7권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5.0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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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이 책은 각자 취향이 다른 작가 부부가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서로에게 책을 추천하고 서평을 연재하며 쌓아올린 2년간의 독서 격투 궤적이다. 하지만 막상 서평보다는 부부가 이를 매개로 주고받는 대화가 더 공감을 이끌어 낸다. 어떨 때는 일상에서 누적된 불만으로 인해 독서 격투가 격렬해지기도 한다. “정말로 둘 사이, 괜찮은 거야?”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그들은 마치 책을 이해하는 것처럼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남편이 커피를 싫어했다니... 전혀 몰랐다’와 같은 장면에서 이런 점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 책의 저자들은 독서 격투의 과정을 통해 어떤 책을 읽는가에 옳고 그름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삶의 태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는 걸 깨닫는다. 그러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가장 가까이에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기까지 겪은 부부의 경험들이 다양해진 시대에 올바른 인간관계를 만들어 가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책을 읽는 방법에 옳고 그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읽고 나서 말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지, 재미가 없다면 어느 부분이 맞지 않았는지를 말하면 그뿐이다.”<193쪽>

■ 책 읽다가 이혼할 뻔
엔조 도·다나베 세이아 지음│박제이·구수영 옮김│정은문고 펴냄│13,800원

이 책의 저자는 만성 편두통을 고치기 위해 찾아간 통증클리닉 의사로부터 희한한 처방을 받았다. 그것은 바로 규칙적으로 일기를 쓰는 것이다. 어린 시절 우리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일기를 쓸 때 매일 비슷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한 적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편두통 속에 일기를 쓰는 것이 쉽지 않았으나 어느 날 멋대로 휘갈겨 쓴 글 속에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힘들고 지친 삶 속에서 일기를 쓰는 행위는 우리가 마주한 시련과 위기를 헤쳐 나가는 하나의 돌파구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글쓰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글쓰기가 어떻게 마음을 치유하는지를 알려 주고 자신의 내면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지침서이다. 무난한 수첩과 여러 색깔의 펜을 들고 내가 가장 편한 장소에서 글을 써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오늘 내가 가장 기억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책 속 한 문장

“글쓰기는 몸과 마음, 영혼 사이에 숨어 있는 연결고리를 재생하는 일이다. 따라서 당신은 반드시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글을 쓰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정직’이다. 진실하게 쓰지 않는다면 치유하고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37쪽>

■ 나를 위로하는 글쓰기
셰퍼드 코미나스 지음│임옥희 옮김│홍익출판사 펴냄│14,800원

도대체 무엇이 ‘하나도 괜찮지 않다’는 것일까? 이 책은 공공선을 위해서는 뜨거워질 줄 모르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회를 이야기한다. 제대로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감정의 온도 조절 기능이 상실된 사회 속 이슈들을 화두로 하며, 사회에 만연한 언행들을 사례별로 보여 준다. ‘사적 재산권’을 남용하며 ‘내 돈 주고 산 내 것’이니까 마음대로 담배를 피우고, 층간 소음을 둘러싼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 장애인·성 소수자·비만인을 혐오하는 시선들, 남녀차별이나 폭력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 등 정작 부끄러워야 할 순간에 당당한 우리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더불어 이런 감정 오작동 사회를 바꾸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실천적 대안도 함께 알려 준다. 이 책을 사회적 자기계발서라고 하는 저자는 좋은 사회가 되길 원한다면 나부터 나쁜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함께 고민하고 나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다.

책 속 한 문장

“내 삶의 방향이 그릇됨을 직시하고 그 반대 방향으로 한 걸음씩 걸어가는 것만이 대안이다. 모호하게 들리겠지만 이것만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유일하고도 구체적인 방법이다.”<208쪽>

■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오찬호 지음│블랙피쉬 펴냄│14,500원

“사람은 명령이 아니라 꿈에 의해 움직인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사람들은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싶어 하며, 그런 능력을 갖추기를 희망한다.

이 책은 일본 츠타야 서점에서 발전한 복합 문화 공간 ‘츠타야’를 소개한다. 도서와 음반을 대여하던 소규모 매장에서 문구, 소품 등 아이템을 확장하며, ‘생활 제안’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발전한 츠타야는 고객의 취향을 설계하는 공간이다. 저자는 젊은 시절 좋아하는 음악과 관련된 대여점 사업을 시작으로 기획사로 성장해 온 과정을 소개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그것을 위한 플랫폼을 마련해야 하고, 그 플랫폼을 소비하는 고객을 만족시켜야 하므로 모든 것은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더불어 이 모든 기획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자세와 생각에 대해서도 말한다.

직원을 대상으로 한 블로그 글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조금은 어색할 수도 있으나, 저자의 일상이나 생각을 간단한 메모 형식으로 써 놓은 내용과 츠타야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책 속 한 문장

“결국, 희망이라는 녀석은 절망의 늪에 선 사람에게만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은혜로운 생활이나 능력 이상의 일에 도전하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 희망이라는 것이 있을까?”<368쪽>

■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장은주 옮김│위즈덤하우스 펴냄│17,800원

우리의 몸, 우리가 마시는 공기, 아침에 먹은 된장찌개까지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우리는 원자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책과 언론, 방송을 통해 대중과 활발히 소통해 온 저자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모든 것을 이루고 있는 원자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양자 세계의 기본 개념부터 양자 중첩, 결어긋남, 양자 얽힘 등 기묘한 현상들, 카오스, 열역학 제2법칙, 양자 컴퓨터, 양자 생물학 등의 폭넓은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다양한 비유와 여러 관점에서 최선을 다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양자 역학을 다 이해할 수 없지만 왜 중요한지 그리고 우리의 삶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이 과학적으로 세상과 사물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책 속 한 문장

양자 역학을 할머니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미션이다. 하지만 우리는 양자 역학이 없이 하루도 살 수 없다. 불가능해도 시도해 봐야 하는 이유다.<27쪽>

■ 김상욱의 양자공부
김상욱 지음│사이언스북스 펴냄│17,500원

아이언맨의 아크로 원자로는 현실화될 수 있을까? 영화 <인셉션>처럼 기억을 이식할 수 있을까? 줄기세포로 만병통치약을 만들 수 있을까? 과학의 성과는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고 있으며, 과학은 점점 영역을 넓혀 의학, 생물학, 공학, 심리학까지 적용되어 어느새 우리 주변을 가득 채우게 되었다. 이 책은 그중에 우리가 알아두면 좋을 과학상식 35가지를 설명하고 있다.

과학기자인 저자는 재미없다고 여겨지는 과학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전하고 싶어 책을 쓰게 되었다. 과학 분야 기자에 걸맞게 최대한 쉽게 풀어낸 과학용어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주제를 짤막한 내용으로 소개하고 있다. <네이처>,<사이언스>에 수록된 저명한 논문을 인용해 책의 내용에 신뢰감까지 더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큰 매력이다.

저자는 과학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슈를 알려줌으로써 과학이 얼마나 일상과 가까운지, 과학적 지식 혹은 과학적 접근법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지를 전하고 있다. 기본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책 한 권만 읽으면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과학상식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과학기술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세상을 합리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도구임은 분명하다.”<186쪽>

■ 과학, 그거 어디에 써먹나요?
원호섭 지음│북클라우드 펴냄│17,000원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둔 드라마나 영화에서 수령과 이방 등의 관리들이 백성들을 착복하고 비리를 일삼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당대에는 탐관오리들의 폐단을 막기 위한 노력은 없었을까? 우리는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지방관의 행정 전반과 백성을 다스리는 것에 대하여 자세히 기술해 놓았기 때문에 당대 관아 안팎의 사회상까지 생생히 유추할 수 있다. 『목민심서』가 명저이지만 이를 완독한 사람은 보기 드물다. 방대한 분량도 그렇지만 실제로 읽어 그 세계관을 이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조선 명저 기행』은 접근하기 어려운 명저를 분야별로 나누어 당대 세계를 이해하는 데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 준다. 이순신의 『난중일기』, 허준의 『동의보감』, 박지원의 『열하일기』 등 16종에 이르는 각 분야의 명저를 탄생 과정과 핵심 내용, 그 의의까지 상세히 소개해 조선 시대의 여러 모습을 더 가까이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제시했다.

책 속 한 문장

“전쟁 중에 무수한 적들을 죽이고, 무수한 수하와 백성들의 죽음을 보았지만 막상 사랑하는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아비의 마음으로 돌아가 이순신은 꺼이꺼이 울며 통곡하였다. … 『난중일기』의 그 어느 문장을 살펴봐도 이순신이 이처럼 비통해하는 심정을 담은 곳은 없었다.”<116쪽>

■ 조선 명저 기행
박영규 지음│김영사 펴냄│13,000원

이 소설은 타임지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소설’중 하나로 스코틀랜드 작가 뮤리얼 스파크의 대표작이다. 여교사 진 브로디는 전성기에 집착하는 우월적 자의식의 소유자이자 기존 교육 방식을 혐오하는 교사이다. 파시스트를 동경하는 그녀는 학생들을 자신처럼 아주 특별한 존재인 ‘크림 중의 크림(Creme de la Creme)’으로 만드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 생각한다. 그녀에게 선택된 ‘브로디 무리’는 선택받았다는 소속감과 기성세대의 반감 때문에 그녀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데, 그들 중 한 명인 샌디는 브로디를 동경하면서도 비판적인 눈으로 주의깊게 그녀를 관찰하여 성장해 나간다. 한편, 이 소설은 독창적 서사 기법으로도 매력적이다. 브로디와 샌디 그리고 전지적 화자가 자기 관점을 겹겹이 쌓아올려 서술하는 기법은 성장기 시절의 혼란스러움과 그 혼란 속에서 자연스럽게 답을 찾아가는 성장기 과정들을 잘 보여준다.

스승의 달인 5월, 스승을 통해 가르침을 받았으나 그것이 정말 진리인지 의심해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동안 자신의 성장을 돌아보고 새 전성기를 맞이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책 속 한 문장

“로즈는 개가 털에서 연못물을 털어내듯 브로디 선생의 영향력을 털어버렸다.”<157쪽>

■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
뮤리얼 스파크 지음│문학동네 펴냄│1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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