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미리 마련해둔 새 옷으로 갈아입는데 이 새 옷을 설빔이라 한다. 또 종교나 가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아침에는 가족 및 친척들이 모여들어 정초의 차례를 지낸다. 차례는 모처럼 자손들이 모두 모여 오붓하게 지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차례를 마치고 자리를 정리해 앉아 할아버지·할머니·부모·친척·형제 등에게 차례로 새해 첫인사를 드리는데, 이를 세배라고 한다. 사당을 모신 집은 먼저 사당에 절을 한 다음 세배를 드리며, 세배가 끝나면 차례 지낸 세찬과 떡국을 아침으로 먹는다.
떡국으로 마련한 세찬(歲饌)을 먹고 어른들은 세주(歲酒)를 마신다. 떡국을 먹는 것은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의미이다. 세찬이 끝난 후에는 차례상에서 물린 여러 명절음식들을 나누어 먹는 음복(飮福)이 마련된다.
세배를 받는 집에서는 어른에게는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 아이에게는 과일과 세뱃돈을 주며 정담을 나눈다. 친척 어른이 먼 곳에서 살면 수십 리 길을 찾아가서라도 세배를 드리는 것이 예의이다. 먼 곳에는 정월 15일까지 찾아가서 세배하면 예의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세배는 웃어른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에 어른들은 아이들에게는 세뱃돈을 주며 덕담을 나누고 한해의 운수대통을 축원해준다. 세뱃돈은 웃어른들께서 덕담과 함께 여러 과일들이나 음식들로 대접하던 데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어른들께서 손자 손녀들에게 이 과일이나 음식 대신 '용돈'으로 주시던 것이 점차 '세뱃돈' 으로 굳어진 것이다. 최근의 설날은 그 의미가 핵가족화와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자주 대하지 못하는 형제, 자매, 친척을 만나는 연례행사로 바뀌었다.
물질만능주의 시대라고 하지만 우리 주변의 소중한 이웃들에게 세뱃돈이 아닌 마음의 양식을 선물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독서신문 1397호 [2006. 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