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정용실 "상처받지 않고 외롭지 않은 유연한 대화 생활"
[작가의 말] 정용실 "상처받지 않고 외롭지 않은 유연한 대화 생활"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5.02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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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해외 작가의 경우 ‘옮긴이의 말’로 갈음할 수도 있다. <편집자 주>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불행한 사람들이 '행복'이라는 말에 끌리듯 나는 '공감'을 그리워하며 이 글을 써왔다. 각자 외로이 서 있는 타인의 모습을 보면서 외롭고 막막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방송이라는 업(業)이 아니었다면 나도 어딘가에 굴을 파고 지냈을지도 모른다. 오로지 먹고살기 위해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고, 대화해야만 했으니까… 그렇게 26년이 흘렀다.

직업으로 말을 하고, 취미이자 치유의 시간으로 글을 쓰는 나에게는 늘 의문점이 하나 있었다. 과연 '우리 삶에서 말은 무엇인가', '소통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 해답을 찾고자 오랜 시간 많은 책을 읽으며 직접 경험한 소통의 순간들을 떠올렸다. 대화와 소통이 필요한 이유를 하나하나 찾으며 내가 겪었던 경험을 짝지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짜릿했던 공감의 순간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만했다. 단지 우리 삶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라 매번 아쉽고 붙잡을 수도 없었지만 말이다.

말과 소통은 우리 몸의 모든 감각을 동원해 만나게 되는 순간의 결정체였다. 다른 건 다 사라져도 서로의 가슴에 남을 반짝이는 작은 별처럼 말이다. 이들은 차차 관계라는 새로운 문으로 들어가게 인도해주었다. 외로운 우리를 하나로 만드는 마법 같은 선물이었다.

공감은 '나'라는 원과 '너'라는 원이 서서히 겹쳐지는 것이다. 사랑도, 관계도 모두 먼저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듯이 공감도 먼저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공감은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자신을 바로 보고 솔직하게 상대와 마주할 때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감정과 목소리를 억압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자존감을 지키며 해나갈 때 더 큰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어느 날 우연히 읽은 소설에서 '사람의 마음과 마음은 상처와 상처로 깊이 연결된 것이다'라는 문장을 만났다. 나는 책을 쓰는 내내 이 문장을 놓지 못했다. 이 문장에서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진정한 공감과 소통은 우리가 살기 위해 붙잡는 따스한 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멀고 험할 것이다. 소통보다는 이익이나 계산을 앞세워 나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나는 그 길을 떠나려 한다. 공감과 소통의 길 위에서 내 손을 잡아주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붙들고 계속 걸어갈 생각이다.

이 책이 여러분과 제가 함께할 공감의 여정에 소중한 안내서가 돼줄 것이다.

■ 공감의 언어
정용실 지음 | 한겨레출판 펴냄 | 244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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