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노력의 시대는 갔다. 더 이상 열심히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
[책 속 명문장] "노력의 시대는 갔다. 더 이상 열심히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4.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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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우리는 태어난 이상 열심히 살도록 강요받는다. 여기서 '열심'이란 세상이 제시한 기준에 맞게 살도록 노력하는 것을 뜻한다. 좋은 대학에 가고, 내세울 만한 직장에 들어가고, 능력 좋은 배우자를 만나야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과 저축, 적금, 집, 차 등은 말할 것도 없다. 과연 이런 인생 매뉴얼은 누가, 언제 만들었을까? 세상이 요구하는 매뉴얼대로 살지 않으면 실패한 인생인 걸까?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고민을 하며 머리를 쥐어짜는 때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참으로 오랜 시간 세상을 원망하고 불투명한 미래를 고민했다. 그러다 불현듯 깨달음처럼 의문이 찾아왔다. '나는 어디를 향해 이렇게 열심히 달리고 있는 걸까?' 의문에 답을 찾지 못해 멈춰 섰다. 목적지도 모르는 길을 달릴만한 기력이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대입 4수와 3년간 득도의 시간, 회사원과 일러스트레이터의 투잡 생활까지 나름 굴곡진 인생을 거쳤던 저자의 인생 실험이 담겼다. '남'의 인생이 아닌 '나'의 인생을 살기로 한 저자의 고민이 웃음과 버무려져 너무 무겁지 않게 다가온다. "한 번쯤은 이렇게 살아보고 싶었다. 애쓰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둥둥"이라고 했던 저자의 다짐처럼 우리도 인생의 파도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 대로 가보는 건 어떨까. 

열정도 닳는다. 함부로 쓰다 보면 정말 써야 할 때 쓰지 못하게 된다. 언젠가는 열정을 쏟을 일이 찾아올 테고 그때를 위해서 열정을 아껴야 한다. 그러니까 억지로 열정을 가지려 애쓰지 말자. 그리고 내 열정은 내가 알아서 하게 가만 놔뒀으면 좋겠다. 강요하지 말고, 뺏어 가지 좀 마라. 좀. <36쪽>

우리 사회는 정답이 정해져 있다. 그 길로 안 가면 손가락질 받는다. 애초에 꿈을 꾸지 못하게 한 것도, 꿈을 꾸며 조금만 다른 길로 가려 하면 온갖 태클을 거는 것도 어른들이었다.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그랬다. 이런 분위기에서 꿈을 꾸라니요? 꿈꾸지 말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왜 꿈이 없냐니요? 그런 이유로 꿈을 가지라고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대한민국에서 꿈을 꾼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기 때문에… 꿈을 가지라는 것이 '도전 정신'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스펙'을 강요하는 건 아닐지 염려스럽다. 그래서 함부로 그 말을 못 하겠다. <176쪽> 

나는 내 삶을 더 사랑할 수 있게만 해준다면 몇 천 번이라도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행복하게 살 생각이다. 내가 내 인생을 사랑하지 않으면 도대체 누가 내 인생을 사랑해준단 말인가. 꿈꾸던 대로 되지 못했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 삶을 끌어안고 계속 살아가야 한다. 그러니까 이건 관점의 차이다. '꿩 대신 닭'이라고 하면 뭔가 덜 좋은 걸 얻은 것 같지만 '꿩 대신 치킨'이라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치킨은 사랑이니까. 당장이라도 맥주 캔을 따고 싶을 만큼 흥분된다. 지금 우리의 삶은 닭이 아니라 치킨이다.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233쪽>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 288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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