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성희롱·갑질 의혹 “갑질, 당신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김성태 성희롱·갑질 의혹 “갑질, 당신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4.19 13:5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갑질이란 갑(甲)과 질의 합성어로 둘 사이의 사회적 지위에서 기인한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일컫는 말이다. 즉, 갑질의 본질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바탕으로 상대방에게 부당한 일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연이은 갑질 뉴스로 시끄럽다. 최근에는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땡처리 외유 등 갑질을 비판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황제외유·성희롱 등 갑질 의혹에 휘말렸다. 문제는 황제외유를 비롯한 갑질이 김기식과 김성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 문화 심리학 전문가는 “대한민국 국민의 갑질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지난 17일 팟캐스트 ‘새가 날아든다’에서는 김성태 의원에 관한 성희롱·갑질 의혹을 다뤘다. 아직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캐나다 총영사관에 근무했다고 주장하는 한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김 의원은 캐나다 출장 도중 관광공사 직원을 빤히 바라보며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 또한 ‘새가 날아든다’는 김 의원이 지역구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 피감기관이었던 공항공사의 예산으로 외유를 갔다는 의혹과, 외유 도중 김 의원이 직원들에게 컵라면을 먹고 싶다고 해서 직원들이 새벽까지 컵라면을 찾으러 다녔다는 의혹을 다뤘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의 황제 외유로 촉발된 논란이 청와대의 국회의원 조사로 이어졌고 김 전 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던 김성태 의원에게까지 번진 것이다. 사찰 논란이 있지만 청와대가 무작위로 국회 피감기관 16곳을 뽑아 19대, 20대 국회의원의 해외출장 사례를 조사한 결과 피감기관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간 경우가 167차례였다. 국민들은 이러한 국회의원의 갑질에 분노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관련 글에는 동의 수가 20만이 넘었다.
 

“만인의, 만인에 의한, 만인에 대한 갑질 대한민국”

이러한 ‘갑질’은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땅콩을 안 까 줬다고 승무원들에게 고함을 치고 그것이 규정에 어긋나지 않음을 설명하는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쫓아버리고 비행기의 이륙을 막은 조현아, 과거 70대 노인을 밀치고 욕설을 한 조원태, 최근 논란이 일었던 조현민,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갑질 사건, 포스코의 라면 상무 사건,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의 노룩패스 사건, ‘아들 같아서 그랬다’는 박찬주 전 육군 대장 내외의 공관병 갑질, ‘손녀 같아서’ 캐디를 성추행한 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이 있으며, 굳이 유명인을 찾지 않아도 윗사람이 지위를 이용해 아랫사람에게 부당한 일을 강요하는 사건 뉴스는 연일 터져 나온다.

문화심리학자이자 우송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인 한민은 그의 책 『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에서 “단순히 계약의 양쪽 당사자를 일컫는 말인 갑과 을이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나타내는 말로 사용된다는 것은 거기에 한국적인 어떤 것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민은 “갑질은 한국 사회 거의 모든 대인관계에서 나타난다”라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노약자 보호석에 앉은 임산부를 폭행한 사건, 한두 살 많은 선배가 후배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한 대학 ‘똥군기’ 사건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심지어 대기업 갑질에 분노하는 을들이 자기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이들에게는 갑의 위치에서 갑질을 하는 모순적인 장면도 심심찮게 나타난다”라며 한국사회를 “그야말로 만인의 만인에 의한, 만인에 대한 갑질”이라고 표현했다.
 

‘지배’와 ‘양보’… 권위주의적 문화가 문제

한민은 ‘지배’와 ‘양보’로 특정되는 한국의 갈등해결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수행된 갈등 해결방식의 문화 차이를 다룬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지배’와 ‘양보’라는 갈등 해결방식을 주로 사용한다”라며 “한국인의 ‘지배’ 점수는 개인주의 문화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미국보다도 높고, ‘양보’ 점수는 집단주의 문화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일본보다 높았다”라고 말했다.

갈등 해결방식에는 △갈등 자체에서 멀어지고자 하는 ‘회피’ △상대를 억누르고 자신의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지배’ △자신의 요구를 접고 상대의 요구에 순응하는 ‘양보’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차선책을 찾는 ‘타협’ △상대방을 만족시키면서도 자신의 요구를 극대화하는 ‘통합’이 있는데, 한국인은 갈등이 생기면 한쪽은 무조건 지배하려하고 한쪽은 무조건 양보하는 특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인이 주로 사용하는 ‘지배’와 ‘양보’라는 갈등 해결방식은 갑질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라며 “자기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상대에게는 ‘지배’를, 자기보다 지위가 높다고 생각되는 상대에게는 ‘양보’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행위의 경향성을 ‘권위주의적’이라고 한다”라며 “권위주의적인 사람들은 권위가 시작되는 상대방의 지위에 관심을 두고 그 지위로 상대방과 내 위치가 파악되는 순간 상대방에게 하게 될 행동의 종류와 범위를 결정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는 중국이나 우리나라처럼 오랜 관료제도의 역사가 있는 나라들에서 많이 나타나는 생각”이라며 “신분제와 장유유서 등의 유교적 질서, 그리고 일제강점기, 군부독재 등의 권위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한국인들은 권위주의적 행위양식을 내면화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갑질이 문화적 현상이기에 ‘한국은 어쩔 수 없다’고 하기에는 희망이 있어 보인다. 갑질 사건이 터지면 화제가 돼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국민들은 더 이상 갑질을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민은 “우리 삶 속에 파고든 권위주의적 행위양식이 곧 ‘갑질의 근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변화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대박 2018-04-22 16:58:02
우와~~ 네이버에 김성태 외유 로 검색했는데 기자님 기사 하나 검색되었네요. 독서 신문이라는 곳 처음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