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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사태에 난감한 靑… 보은 인사 논란에 말바꾸기 계속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드루킹 댓글 공작'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현 정권을 비난하는 댓글을 넘어 지난 대선 당시 댓글 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주모자 A(필명 드루킹)씨를 비롯한 관련자를 상대로 자금 출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팀을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17일 밝힌데 이어 18일 느릅나무 출판사 산업단지 불법입주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기존 2개 팀 13명에서 5개 팀 30여명으로늘어나게 됐다. 앞서 체포된 A씨 일당이 강연료와 비누 판매 등만으로 운영 경비를 마련했다는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정치권 자금 유입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의도다. 

경찰은 지난 1월 17일 밤부터 18일 새벽까지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남북 한반도기 앞세워 공동입장·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라는 기사 댓글 2개에 600여차례씩 '공감'을 클릭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지난달 21일 압수수색 현장에서 A씨 등 3명을 긴급체포 했다. 지난 16일 뒤늦게 공범으로 체포돼 18일 구속영장이 신청된 B(필명 서유기)씨는 댓글 조작에 사용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해온 인물이다. 또 파주출판단지 내 느릅나무 출판사 공동대표이며 출판사가 운영한 천연비누업체 대표이기도 하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자신이 주도해 만든 경공모(경제적 공진화를 위한 모임) 회원들로부터 강의료를 받아 활동 자금을 충당했다고 진술했다. B씨는 비누 판매 대금을 보탰다고 진술했지만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느릅나무 출판사 공간 임대료만 1년에 6000만원, 경공모 1년 운영비만 11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 지난달 21일 압수수색에서 발견된 휴대전화 170여대의 구매·유지비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연간 수천만원에 달해, 외부 자금 유입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배후로는 A씨와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수차례 만났던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청와대가 의심받고 있다. 

◆ 김경수 의원·청와대 "우리도 피해자" 

A씨와 접촉이 있었던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청와대의 발언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A씨가 대선 때 자발적으로 돕겠다고 해놓고 뒤늦게 무리한 대가를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반감을 품고 불법적인 매크로를 사용해 악의적으로 정부를 비난한 게 사건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A씨가 먼저 김 의원을 찾아와 돕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이후 일본 오사카 총영사 인사 청탁을 거절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16일 열린 2차 기자회견에서 김 의원은 "(A씨가) 추천한 인사를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전달했다"고 말을 바꿨다.  

청와대 역시 애초 인사 청탁과 관련해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지만, 김 의원의 2차 기자회견 이후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된 C변호사를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민정수석실에서는 이 사건을 알았지만, 공보 쪽에선 알지 못해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오히려 "인사요청을 거절해 협박당한 것인데 우리가 피해자 아닌가"라는 견해를 보였다. 

◆ 드루킹은 누구?… 한 번에 200~300명 동원 가능 

A씨는 지난 2014년 개설한 경공모 카페를 통해 온·오프라인 모임을 주도하면서 진보 진영의 큰 손처럼 행세했다. 경공모 회원은 그를 '추장님'으로 부르며 예의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00년 초반에는 '뽀띠'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네이버 블로그 '드루킹의 지식창고'를 운영하면서 파워블로거 반열에 들었다. 

댓글 조작 작업의 근거지로 지목된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는 2010년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난 2월 폐업신고를 하기 전까지 단 한 권의 책도 출판한 적 없는 유령회사였다. 주로 경공모 회원들이 모여 오프라인 활동을 벌였고 그 숫자는 500여명으로 알려졌다. 경공모가 개최한 강의에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유력 정치인이 초청되기도 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캠프, 지방선거 때 안희정 전 충남지사 캠프 등에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소속 정치인 사이에서는 공공연히 알려진 인물이었다. 한 여권 관계자는 "A씨는 카페 회원을 이용해 한 번에 200~300명을 동원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정치인으로서는 드루킹이 솔깃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 미래당·민주평화당… '국정조사·특검' 거론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대한민국이 대통령 직선제인지 대통령 댓글제인지 헷갈린다"며 "드루킹의 여론조작이 대선 전부터 드러난 거로 보이는데 당시부터 국정원 댓글공작과 십알단 대 드루킹이 싸우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양쪽 다 적폐"라며 "오사카 총영사를 요구하고 청와대 민정 비서가 그 사람을 만났다는 것을 보면 드루킹 조직이 대선에서 얼마나 큰 공을 세웠는지 미뤄 짐작할 뿐이다. 검찰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이 정권의 눈치를 보거나 수사가 미진하면 국정조사와 특검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역시 "드루킹 문제에 대한 김경수 의원과 청와대의 해명이 자꾸 꼬인다. 그래서 의혹이 더 증폭되고 있다"며 "결백을 주장하려면 오히려 민주당이 검찰수사와 특검 요청을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측도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탄 결의대회에서 유승민 공동대표는 "이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라면서 "지난 대선에서 안 후보에 대해 'MB(이명박) 아바타', '갑철수' 등이라고 하는 이유를 이해 못 했는데 이제 그 진실이 양파 껍질 벗겨지듯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앞서 2016년 1월 15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안철수는 MB가 키운 인물이고, 기획에 의해서 정치적 이미지를 갖게 된 인물이다"라고 적은 바 있다.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은 "국회는 특별검사와 국정조사 등 신속하게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모두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십알단(십자군 알바단)은 2012년 대선 당시 온라인상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활동을 펼친 댓글 작성 조직이다. 십알단은 정식명칭은 아니다. 2012년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멤버 김용민이 붙인 이름이고 이후에 그렇게 불리고 있다. 당시 십알단 사무실에서는 박근혜 후보 명의의 임명장이 발견됐고, 이후 국정원이 개입한 정황까지 발견되면서 정치권과 결탁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앞서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는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유죄가 선고됐고 19일 대법원 판결이 예정돼 있다. 

◆ 정권마다 이는 보은 인사 논란… 해결책은? 

A씨가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일본 오사카 총영사 자리가 주목을 받는다. 해당 직책은 오사카는 물론 관서 지역 전체를 총괄하는 자리로, 14만여명의 재일교포가 거주하는 핵심지역으로 꼽힌다. 주일 대사 다음으로 가장 많은 교민과 예산을 다루는 일본 지역 핵심 공관장이다. '아그레망(상대국 동의)'도 필요 없어 매번 보은 인사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현 오태규 오사카 총영사 역시 비 외교부 출신으로 '낙하산' 인사논란에 휩싸였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언론인 출신으로 도쿄주재 특파원을 역임하긴 했지만, 외교 관련해서는 한일 위안부 합의 재검토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은 경력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앞서 일었던 낙하산 논란으로는 이명박 정부에서는 다스 소송비 대납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김재수 전 미국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가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한때 친박으로 분류됐던 구상찬 전 의원을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로 임명하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정무직만 3000~4000여개에 달한다. 간접적인 것까지 포함하면 상당한 수준의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다. 권력 정점에 있는 대통령이란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수없이 많은 조력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조력자 중 상당수는 대가를 기대한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대대적인 인사 재편이 이뤄지고, 그 중 상당수는 낙하산 논란에 휘말린다. 

비록 이번 일은 인사 청탁에서 그쳤지만 이보다 더 진전된 사례가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원칙에 부합한 인사(人事)로 상식적인 권력 분배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서믿음 기자  dseo@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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