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사태로 본 '분노조절장애'… '욱'하는 마음, 어찌할까?
조현민 사태로 본 '분노조절장애'… '욱'하는 마음, 어찌할까?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4.17 11:5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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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보복 운전', '동급생 폭행' 등 분노조절장애에서 비롯한 사건·사고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여객마케팅부 전무가 광고 대행사 직원들과의 회의에서 언성을 높이며 물컵을 던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어 15일에는 조 전무가 직원에게 폭언을 퍼붓는 음성파일이 추가 공개되면서 공분을 일으켰다. 조 전무는 이후 발표한 사과문에서 "경솔한 언행과 행동을 자제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많은 분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리게 됐다"며 감정조절 실패를 인정했다. 조 전무의 비이성적인 행동이 잇달아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조 전무가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분노조절장애로 대표되는 '습관 및 충동 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5년 5390명, 2016년 5920명, 2017년 5986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순간의 통제력 상실로 본인과 주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일으키는 분노조절장애는 왜 발생하고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 분노조절장애란?… '간헐적 폭발 장애'  

분노조절장애란 분노를 참거나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분노를 과도하게 표현해 정신적, 신체적, 물리적 피해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화가 나는 상황에서 분노를 통제하거나 조절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주변 사람에게 큰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 

분노조절장애는 임상심리학이나 정신의학 분야에서 정식으로 사용되는 진단명은 아니다. 간헐적 폭발 장애, 경계성 성격 장애, 적대적 반항 장애 같은 여러 질환의 증세를 통틀어 부르는 용어다. 이 중 대중이 생각하는 분노조절장애와 가장 근접한 것이 '간헐적 폭발 장애(IED)'다. 스트레스 요인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폭발적이며, 분노 발작 및 언어적 공격성 또는 신체적 공격성을 드러낸다.

◆ 진단 기준과 원인은? 

간헐적 폭발 장애 진단을 받으려면 크게 두 가지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첫째는 공격적 행위 또는 기물을 파괴하는 공격적 충동이 비주기적으로 계속해서 일어나는 경우다. 둘째는 공격적 행동이 반사회성 성격 장애, 경계선 성격장애, 정신병적 장애 등 다른 정신장애로 인한 것이 아니며, 약물 복용이나 알츠하이머성 치매, 머리 외상 등으로 인한 결과가 아니어야 한다. 통상 만 6세부터 44세 사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노조절장애의 원인은 세 가지가 지목된다. 첫째는 불우한 가정사와 유전적 요인이다. 분노조절장애자가 어릴 적 부모나 타인에게 학대를 당하거나 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다면 감정 조절이 어려울 수 있다. 둘째로 유전적 요소가 있어 대물림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부모가 분노조절에 취약할 경우, 대물림되면서 평범한 스트레스에도 폭력성을 드러내는 자녀가 태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세로토닌 감소다. 뇌에서 화학적 전달자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이 감소하면서 전두엽 기능이 저하돼 분노와 충동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 생활 속 대처법은?   

의학채널 '비온뒤' 대표 홍혜걸 박사는 감정조절훈련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홍 박사가 제시하는 대처법은 세 가지다. 첫째는 분노 신호를 찾는 것이다. 그는 "분노조절장애자는 경험적으로 분노 폭발 시기를 인지하기 때문에, 분노가 폭발하는 신호를 미리 알아두면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면홍조나 가슴 두근거림, 블랙아웃, 목소리 떨림 등이 발생하면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했다. 

둘째는 그 상황에서 잠시 벗어나 특정 행동을 통해 안정을 찾는 것이다. 물을 마시거나 심호흡, 눈물을 흘리는 등의 행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휴대폰을 녹음 모드에 놓고 마음껏 욕설을 퍼부은 다음 들어보는 것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안정을 찾는 방법중 하나다. 분노는 보통 3분을 넘지 않기 때문에 이 시간을 잘 넘기면 화를 줄일 수 있다. 

셋째는 정신과 치료다. 간헐적 폭발 장애 환자의 경우 항우울제, 항불안제, 항경련제 등을 처방받아 안정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치료 효과가 제한돼 완치는 어렵다고 알려졌다. 지난 2009년 미국 <임상정신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Psychiatry)에 따르면 세로토닌 작용을 강화하는 fluoxetine(플루옥세틴​​)을 12주 동안 복용한 사람들은 충동적 공격성이 감소했지만, 환자 절반 이상이 완치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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