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주, 계속 안경 쓰고 뉴스 진행… 그의 소리 없는 외침은
임현주, 계속 안경 쓰고 뉴스 진행… 그의 소리 없는 외침은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4.13 18: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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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MBC>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한 여성 앵커가 사상 최초로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해 화제가 됐다. 일부 시민들은 “여성 앵커가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한 것이 최초일 만큼 그동안 여성의 신체는 남성에 비해 사회적으로 제약을 받아왔다”며 “아직도 고쳐져야 할 성 편견과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12일 오전에 방송된 MBC 뉴스투데이의 임현주 앵커는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했다. 그동안 JTBC 강지영 아나운서 등 몇몇 여성 아나운서들이 안경을 쓰고 짤막한 코너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뉴스를 진행한 앵커로는 최초다. 그에 비해 적지 않은 수의 남자 앵커나 아나운서들은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해 왔다.

임 앵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안경=성의부족 혹은 민낯용’ 같은 시선에 불편함을 감수하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라며 “특히 직업적으로 보여 지는 경우 안경을 끼는데 적어도 이유가 있거나 잘 어울려야만 자신 있게 쓸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있다”라고 적었다.

임 앵커는 “왜 안경을 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라며 “현실적인 필요에서 시작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간과 피로감을 줄인 만큼 뉴스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그런데 누구도 그러지 말라고 한 적 없었음에도 하지 않았던 것을 먼저 하는데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안경을 쓰든 쓰지 않든 그것이 더 이상 특별하게 시선을 끌거나 낯설게 느껴지지 않게 되길 바라봅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니까요”라고 글을 끝냈다.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에서 ‘여성은 항상 예뻐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여성이 예쁜 것은 능력’이라는 분위기가 있어서 지금까지 여성 앵커가 안경을 끼지 못한 것”이라며 “여성도 외모가 아닌 능력으로 존중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걸 페미니즘』의 저자 중 한 명인 ‘아고’는 「소녀 착취 산업, 걸그룹」에서 “여성에겐 나의 몸을 있는 그대로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예뻐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미덕”이라며 “즉, 예쁜 것 자체보다는 예뻐지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에 대해 칭찬이 따라온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여성에게 ‘예뻐졌다’는 것만큼 큰 칭찬이 또 없다”라고 덧붙였다.

같은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이승엽은 「여성혐오와 청소년-남성」에서 “‘여성’은 남성의 성적 욕망을 자극하고 만족시켜 주는 물질에 가깝다”며 “이렇게 남성의 욕망을 기준으로 여성을 규정하는 여성혐오적인 인식의 틀 안에서, 남성 일반의 기대를 거스르는 여성은 관용이나 이해의 대상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의 불편함이 남성의 그것과 동등하게 고려될 리도 없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와 비슷한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어릴 때부터 주입되고, 그 편견이 여성을 억압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걸 페미니즘』의 저자 중 한 명인 ‘쥬리’는 「여자다워야 하는, 하지만 섹시해선 안 되는」에서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은 모두 용모 규제로부터 자유롭기 어렵지만, 특히 여학생의 몸에 대한 규제는 더 세분화 돼 있다”라며 “이는 여학생의 몸이 ‘섹시’해 보여선 안 된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학생의 몸매가 드러나서는 안 된다고 치마 길이와 폭을 검열하고, 맨살이 비치는 스타킹을 신으면 ‘야하다’는 이유로 두꺼운 검정 ‘학생용’ 스타킹만 신도록 허락하며, 속옷의 색이나 모양이 드러나지 않도록 속옷의 색깔 및 갖춰 입어야 하는 내의를 학칙으로 규정하는 사례를 예로 들었다.

서울신문의 13일 보도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서울신문의 취재 결과 아직도 여중·여고에 성역할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구시대적인 교훈들이 많다. 여학교 2곳 중 1곳 꼴로 ‘순결’이 교훈에 들어가 있었고, 이 이외에도 ‘용서한다, 참는다, 도와준다, 희생한다’, ‘착한 딸, 어진 어머니’, ‘맑은 마음, 착한 행실, 고운 몸매’, ‘겨레의 참된 어머니가 되자’ 등이 들어있다.

교사들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버젓이 성 편견을 주입하기도 한다. 『걸 페미니즘』의 저자 중 한 명인 조행하는 “한 교사는 남학생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해야 ‘집안일 열심히 하고 조신하게 애 잘 키우는 현모양처’를 만난다며, 그런 여성이 정상 범주에 드는 좋은 여성이라고 말했다”라며 “그 교사의 이야기가 남학생들의 ‘구린’ 생각들을 심화시키지 않을까 걱정됐다”고 덧붙였다.

“진아! 너는 예쁜 여자 말고, 착한 여자 말고, 멋진 사람으로 살아라. 너를 ‘예쁘고 착한 여자’라는 틀에 가두려는 세상을 용서하지도 말고, 너를 ‘예쁘지도 착하지도 않은 여자’로 낙인찍으려는 세상에 겁먹지도 말아라.”

『아빠의 페미니즘』의 저자 유진은 그의 친구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런 말이 쏟아져 나오는 페미니즘 서적에 으레 있는 흔한 말이라는 것이다. 성 차별로 앓고 있는 우리 사회의 비명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저자는 이런 말도 들었다고 한다.

“모르는 건 죄야. 동등한 상대로서 토론하지 못하고 질문이 계속되는 건 미안한 일이야. 그러나 알려고도 하지 않는 건 정말 죽을죄야. 변명의 여지없이.”

왜 사람들이 이런 말들을 쏟아내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은 채 그저 “왜 저러는 거지”, “이상해”라고 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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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국도 2018-04-17 18:41:50
안경쓰는게 뭐 어때서? 지금까지 아나운서들 중 한쪽에만 안경쓰는 것이 금기시되어왔다는 사실이 이해 되지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