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의 금요일과 임시정부수립기념일의 의미
13일의 금요일과 임시정부수립기념일의 의미
  • 박정욱 기자
  • 승인 2018.04.13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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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 앞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99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박정욱 기자] 13일의 금요일이다. 서양에서 불길하게 여기는 날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처형당한 날이란 것이 그 이유다. 예수가 처형당한 날이 금요일이고, 12사도와 예수를 합해 13인이 된다는 해석이다. 일종의 미신이다. 북유럽 신화에서 12명 신들의 잔치에 불청객인 13번째 손님으로 반영웅적이며 배신자의 이중성을 지닌 악의 신 ‘로키’가 등장한 데서 그 연유를 찾기도 한다. 1980년 제작된 숀 S. 커닝험 감독의 동명 공포영화와 1987년 처음 발견된 ‘13일의 금요일 바이러스’로 불리는 ‘예루살렘 바이러스’ 등을 통해 국가와 지역을 떠나 널리 알려졌다. 동명 영화는 시리즈물로 제작되며 대표적 호러영화로 자리 잡았다. 예루살렘 바이러스는 감염 컴퓨터에 잠복했다가 '13일의 금요일'에 실행파일을 파괴해, ‘13일의 금요일에는 컴퓨터를 켜지 말아야한다’는 불안감을 조성했었다.

서양에서는 13을 불행의 숫자로 여기지만, 동양에서는 4를 꺼린다. 한자 ‘죽을 사(死)’와 음이 같은 탓에 죽음을 떠올린다. 그래서 건물이나 엘리베이터 등에 4층을 아예 없애기도 한다. 1,2,3층 다음에 4층 없이 곧바로 5층으로 연결되는 식이다.

행운의 숫자는 동서양을 떠나 ‘럭키 세븐’ 7이 으뜸이다. 중국에서는 하나 위 8을 더 선호한다. ‘돈을 번다’는 뜻의 ‘파차이(發財)’ 앞 글자 발음과 같아 행운의 수로 꼽힌다. '파차이'는 중식당이나 중국여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자이다. 파차이반점, 발재반점이란 이름의 중식당도 있다. 3도 좋은 의미를 갖는다. 중국에서 3은 홀수와 짝수가 만나는 완벽한 숫자, 생명의 의미를 갖는다. 종교적으로도 결혼수, 완전수이다. 우리에게도 3은 특별하다. ‘삼 세 번’이나 ‘삼시 세 끼’ 등 완결된 의미를 갖는다. 서양에서도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에서 보듯 신성한 숫자이다. 3은 삼정승, 삼권분립, 삼국지, 삼원색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아주 친밀한 숫자이다.

4월에 13일의 금요일을 맞았다. 동양과 서양에서 꺼리는 숫자 4와 13이 겹쳤다. 이날만큼은 행동을 삼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런데 4월 13일 금요일을 불길한 날로만 치부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격 미달이고, 낙제점이다.

4월 13일은 ‘임시정부수립기념일’이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으로서 마땅히 기려야할 날이다.

올해는 1919년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한지 99주년이 된다. 이 기념일은 10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날짜가 바뀐다. 이틀 앞당긴 4월 11일이 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3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99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법령 개정을 거쳐 내년부터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일을 4월 11일로 수정해 기념하겠다"밝혔다. 그는 “최근 역사학계는 임시정부 수립일이 4월 13일이 아니라 국호와 임시헌장을 제정하고 내각을 구성한 4월 11일이므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내년이면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이지만, 우리는 아직 임시정부기념관도 갖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기념관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에서 보듯, 그동안 정부와 국민은 이날을 너무 무심하게 지나쳐왔다.

‘13일의 금요일’보다 더 주목받지 못하는 ‘임시정부수립기념일’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되새겨야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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