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테드(TED)에서 가장 조회수가 많은 강사 가운데 한 명인 사이몬 시낵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책에서 ‘골드 서클’이라고 스스로 명명한 나름의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동그라미 3개를 대중소 3개로 그려놓고 거기에다가 차례로 무엇과 어떻게 그리고 왜라는 이름을 붙이고 설명한다. 대부분 사람들이나 기업은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맨 나중에 왜라는 설명을 붙이는데, 성공한 사람이나 기업들은 그 반대의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마틴 루터 킹 목사, 그리고 신화적인 벤처 창업가 스티브 잡스 등을 예로 든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왜라는 신념 혹은 가치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141쪽>
웰빙과 웰다잉은 두 단어지만 하나의 의미를 공유한다. 잘 산 사람이라면 응당 잘 죽을 것이요, 생을 잘 마감했다면 잘 살아왔기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잘 산다는 데 대한 정의다. 젊은 시절의 잘 사나는 개념은 인생 후반에 들어서면서 바뀌게 마련이다. 목표 중심에서 목적 중심으로 달라지는 것이다. 아직 젊은 층에서 볼 때는 (단기적) 목표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오해가 있건 없건 나는 우리가 그렇게 목표에 집착했던 것이 부질없었음을 고백한다. 그렇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보다 목적 지향성으로 바뀐다. 아니 성숙한다. 돈이라는 것도 많이 벌기보다 무엇을 위해 벌 것인가가 전제돼야 한다. 명예나 권력 또한 마찬가지다. <166쪽>
산업사회 이후 물질 만능주의의 후유증이겠지만 우리는 필요한 이상을 원한다. 매스컴에서 연일 보도되는 귀농이나 귀촌을 하는 사람들의 성패 여부는 생활의 보상과 만족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이 보인다. 도시에서는 누릴 수 없었던 자연, 경쟁에서의 거리감, 가족들과의 단란한 시간 등은 금전적으로 환산하면 더 없이 큰데 비해, 서툰 농사일이나 어업의 결과는 결코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를 다시 도시에서의 생산성과 비교해서 산입, 산출을 계산하면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이 42킬로에서 52킬로로 바뀌었다면 우리의 주법이나 호흡 또한 달라져야 마땅하다. 고정적 수입원이 줄어들거나 끊긴 시니어의 경제적 소득은 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변에는 자신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적재적소에 봉사로 혹은 소득으로 연결시키는 이가 적지 않음을 본다. 이들의 공통점은 말로서가 아니라 생각으로, 행동으로 디지털 세대를 끌어안는 것이다. 다양성을 수용하고 여러 가지 다양한 방식으로 충만한 삶을 사는 노년은 결코 빈곤하지 않다. <176쪽>
『웰아웃팅』
김일철 지음 | 호밀밭 펴냄 | 212쪽 | 15,000원